사회주의의 자존심 베덴하공원·우주항공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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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의 자존심 베덴하공원·우주항공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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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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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포의 러시아기행2
▲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경북도민일보] 베덴하공원은 구 소련인 소비에트를 상징하는 광장이다. 이곳은 구 소련의 동맥과도 같은 곳이다. 이 곳의 다양한 건물이나 시설들은 구 소련 전지역을 통합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 공원은 크기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곳곳에 구 소련 연방을 상징하는 건물이나 기념탑이 있고 곳곳에 화려한 분수대와 동상들이 서 있다. 이곳은 지금은 독립되었지만 과거 15개의 소비에트 연방을 대표하는 민족의 고유한 삶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그들은 오늘의 건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것을 믿고 이 광장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소련의 민족성과 우월성을 담았다. 다시말해서 구소련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박람회장인 셈이다.
광장에 들어서면 첫번째 보이는 커다란 조형물이 보인다. 바로 레닌의 동상이다. 러시아인들에게는 레닌은 마음의 고향이고 사회주의를 만든 영적인 영웅이다. 구 소련이 무너질 때도 레닌 동상은 그대로 건재 했다. 그만큼 러시아인들에게는 존경의 대상이 된 것이다.  레닌 동상 뒤에는 낫과 망치를 든 큰 동상도 있고 농민들이 볏단을 들고 있는 동상도 있다. 이 동상은 노동자와 농민을 대표하는 조형물이다. 구 공산체제는 농민과 노동자들을 존중했다. 사회주의 체제는 인민이 주인이고 주체이며 사람이 대접받는 이상 사회를 꿈꾸었다. 이런 공원을 만든 이유는 다분히 의도적인 목적이 있다. 바로 대외 선전용이다. 구 소련은 볼세비키혁명 이후 사회주의 체제가 이렇게 살기 좋은 세상이었다는 것을 서방 세계에 알리고 그들 나름의 민족정신과 사회주의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러시아의 역사를 보면 피의 역사라고 할수 있다. 일본과의 전쟁으로 국내정치가 흔들리고 새로운 사회주의가 들어서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7년 3월 일어난 러시아 2월 혁명으로 러시아 제국 블라디미르 레닌이 지도하는 이른바 10월 혁명이 성공하자 일체 권력은 노동자, 농민, 인민의 대표자로써 소비에트 연방이 조직되었다. 그 중심에는 민족의 영웅 레닌이 있었다. 그 후 1922년 12월 독립하여 성장해 온 4대 사회주의공화국 즉 러시아, 우크라이나, 백러시아 및 자카프카스 등이 연방조약에 조인함으로써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이 시작되었다. 그후 몰다비아공화국 및 발트해 연안의 3개 공화국이 편입하여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15개의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구성되었다.
베덴하공원을 둘러보면서 지금은 비록 공산주의가 실패했지만 노동자 농민들을 존중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유토피아를 그렸던 그들의 세계관에 공감을 느겼다.

겨울이 긴 러시아는 이곳 베덴하 광장을 아이스링크장으로 만들어서 사용한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이 아이스링크장은 총 수용인원은 2만명에 달하며 5000명이 동시에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고 한다.
베덴하 광장을 빠져 나오면서 미국 자본주의 음악이 스피크를 통해 큰소리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공산체제가 몰락하고 새로운 자본주의 바람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베덴하 광장 입구에는 러시아 우주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은 주로 어린학생들이나 청소년들이 많이 찾아와서 과거 찬란했던 우주시대를 체험하고 미래의 우주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듯 보였다. 이곳은 세계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기념해서 세웠다. 그는 우주 연구에 독보적인 러시아의 우주인이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선발되어 훈련받은 장소이기도 한 이곳은 굉장히 날렵하고 높게 서 있는 조형물이 보인다. 이 조형물은 우주박물관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멀리서 보아도 이곳이 우주박물관임을 쉽게 알아 볼수 있었다. 이곳의 모든 전시물은 러시아의 자랑이요 러시아의 자존심이 담겨 있었다. 세계 최초의 우주정거장, 살류트 1호.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유리 가가린의 동상을 비롯해 상상하기 어려운 우주선 내부와 우주복, 우주 식량 등의 흥미로운 전시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러시아는 놀이동산이 별로 없다. 아마 사회주의 체제에서 유흥이나 놀이기구는 사치에 불과 했을 것이다. 그 대신 이런 베덴하공원이나 우주박물관 등을 만들어 민족의 위대성과 우월성을 선전하고 알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70년 만에 막을 내렸다. 지구는 둥글고 세계의 문명과 역사의 주인공은 계속 바뀐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운다.
천연 자원과 넓은 국토를 가진 러시아 그 잠재력은 엄청나다. 중요한 것은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다.
역사는 미래로 흘러간다. 그러나 인간에게 종말론적 미래는 지금 삶의 자리에서 무엇을 선택하는냐에 달려 있다. 그것은 오직 새로운 기대와 희망과 선택에 의해서만 존재한다. 지금 러시아는 이런 기대와 희망으로 부풀어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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