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심장 크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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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심장 크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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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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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포의 러시아기행3
▲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경북도민일보] 모스크바 관광은 역시 크렘린이다. 이곳은 러시아의 심장이다. 러시아 역사와 정치의 상징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크렘린은 수백 년 동안 러시아 권력의 중심지이자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일어난 격동의 무대였다. 그리고 크렘린은 무엇보다 러시아 건축예술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붉은광장, 바실리성당, 레닌묘, 러시아 연방의 대통령 관저와 정부기관이 이곳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우스펜스키사원, 굼백화점 등이 모두 크렘린을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성채 혹은 요새 라는 뜻을 가진 크렘린은 12세기 모스크바 공화국을 창설한 유리 돌고루키가 건설한 것이 기원이다. 평상시에는 왕이 기거하는 왕궁이지만 전시에는 병사들의 전진기지로 사용되었다. 1703년 표트르대제가 러시아 도읍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옮기면서 모스크바 크렘린은 러시아 중심 정가에서 잠시 멀어졌다. 그러다가 1917년 볼셰비키혁명이후 레닌정부가 모스크바로 수도를 옮기면서 다시 오늘날 러시아 정치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러시아 교회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혹독하고 지속적인 박해를 받았다. 1920~1990년까지 강제 노동 수용소와 전쟁에서 죽은 사람이 2000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총 20만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순교를 당했고 50만명이 넘는 사람이 투옥 당했다. 칼 마르크스와 같은 공산주의는 70년 만에 막을 내렸다. 이제 크렘린의 광장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크렘린을 들어가려면 ‘삼위일체탑’을 지나야 한다. 크렘린에는 20여개의 탑이 있는데 80m로 가장 높은 붉은 탑이 삼위일체 탑이다. 1685년 건설됐으며 꼭대기에 루비별이 달려있다. 건물하단에는 거대한 타원형 문이 달려있는데 이곳으로 관광객들이 검문을 거쳐 출입한다.
붉은광장의 건물들은 전체적으로 붉은 벽돌이고 권력과 권위적인 것을 상징한다. 그리고 이곳은 처음에는 자갈로 덮여 있었으나 지금은 단단한 석판으로 바꾸어졌는데 이곳으로 탱크가 지나가도 깨어지지 않는다. 해마다 노동절(5.1)과 10월 혁명기념일(11.7)의 연례 행렬은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가장 유명한 행사다.
최근 붉은광장 주변에는 자작나무를 많이 심었다. 러시아를 상징하는 나무와 크렘린은 잘 어울린다.

붉은광장 서쪽에는 블라디미르 레닌묘가 있다. 레닌은 러시아인들에게 언제나 향수처럼 추억의 그림자다. 그의 무덤은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부의 붉은광장 안에 있다. 보통 레닌묘를 보려면 두 시간 이상 길게 줄을 서야 한다. 레닌은 러시아 사회주의의 영웅이다. 그의 시신은 방부 처리되어 박제가 되어 누워있다. 죽은 사람은 사후 세계로 떠나보내야 하는데 러시아 사람들은 아직도 레닌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 공산주의가 막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러시아인들에게는 과거의 그리움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그곳 분위기는 언제나 엄숙하다. 관광객들은 호기심으로 들어가지만 러시아인들은 참배 그 이상의 그 어떤 의미가 있다. 레닌묘 내부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고 모자도 벗어야 하고 침묵해야 한다. 레닌묘 주위의 다른 지도자들의 묘들은 비석과 함께 크렘린 성벽 측면에 맞닿아 있다.
붉은 광장은 15세기말경 크렘린 성벽이 완공되면서 만들어져 오랫동안 구소련의 정치, 사회의 구심점이 되어왔다.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17세기말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불러지고 있다.
‘붉은광장’은 러시아어로 ‘붉다‘ 아름답다’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어 ‘아름다운 광장’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실지로 광장에서 주변을 돌아보면 아름답다는 느낌이 든다.
과거에는 장터로 사용되었으며 정교회 사원, 모스크바 최초의 공공도서관 및 대학, 박물관, 대중공연장, 인쇄소 등이 들어서기도 했다.
붉은광장은 역사적으로 처형, 시위, 폭동, 열병, 연설 등의 무대가 되어왔다. 붉은광장 안에는 전승기념관이 있는데 거기 입구에는 두 병사가 부동자세로 보초로 서있고 24시간 불꽃이 꺼지지 않고 활활 타오르고 있다. 꺼지지 않는 불꽃은 러시아의 무명용사들을 기리는 것인데 러시아는 거의 모든 도시마다 꺼지지 않는 불꽃을 모시고 있다.
붉은광장은 매일 많은 관광객과 인파로 가득하다. 광장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다양한 건물과 높은 사원들이 아름다운 배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광장의 북쪽 끝에는 1875~1881년에 건립된 국립역사박물관이 있다. 남쪽 끝에는 1555~1560년에 건립된 8개 탑이 있는 상트바실대성당(처음엔 ‘중재의 성당’이라고 했음)이 있다. 동쪽에는 굼(GUM)러시아 최초의 국영백화점이 있다. 굼백화점은 오랜된 건물로 되어 있고 이곳에는 세계의 유명 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있다. 러시아는 상품을 만들기 보다는 대체로 수입에 의존해서 물건을 팔고 있다. 굼백화점에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잠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모스크바는 다양한 인종들이 조화를 이루며 사는 건강한 도시 같았다. 잠시 평온한 기분이 들었다. 손에 들은 아이스크림이 입안에서 녹고 붉은광장의 아름다움도 마음속에 녹아간다. 장엄하면서도 절제된 엄숙한 크렘린의 종교적인 분위기에 압도된다. 갑자기 크렘린의 아름다움이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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