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지방협력포럼, 포항 도약 계기로
  • 이진수기자
한·러지방협력포럼, 포항 도약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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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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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요즈음 포항의 최대 현안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1차 한·러지방협력포럼이다.
한·러지방협력포럼은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개최된 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양국 지방 간 경제·통상·과학·문화·관광 등에서 교류 및 협력 확대를 위해 포럼 창설에 합의한 것에서 비롯됐다. 그 첫 포럼이 11월 7일부터 9일까지 포항시청, 포스텍 국제관 및 체육관 등에서 열린다.
한국은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17개 광역단체, 러시아 측은 연해주, 하바롭스크주, 사할린주 등 극동연방관구 소속 9개주 대표들은 물론 기업, 정치인, 관료, 학자, 문화예술인, 대학생들도 함께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양국의 참가 규모나 성격, 향후 영향을 볼때 명실공히 포항 역사 이래 최대 행사이다. 국가적으로 봐도 러시아와의 이만한 포럼은 처음이다. 두 정상이 약속한 국가 간 정책이 담긴 행사로 서울, 제주 등 전국에서 수시로 열리는 학술, 관광 등의 포럼과는 격이 다르다.
이런 포럼의 포항 개최가 그냥 굴러 들어온 것이 아니다. 포항은 수년 간 환동해권 국가 도시들과 교류를 갖는 등 북방경제협력에 공을 들어왔다.
중국 훈춘시와 자매결연(1995년)을 시작으로 러시아 하산군(2015년)·블라디보스톡시(2015년)와 우호교류협력서를 체결했었다. 동북아 CEO경제협력포럼, 환동해 국제심포지엄의 수차례 개최와 환동해거점도시회의 참여 등으로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환동해 국가 도시 간 협력관계를 주도해 왔다.
포항은 동해안 유일의 컨테이너부두인 영일만항을 갖고 있어 이들 도시와의 경협 또는 관광 인프라를 이미 구축한 셈이나 다름 없다. 지난 2014년 12월과 이듬해 11월 러시아산 석탄을 북한 나진을 거쳐 포항에 운송한 물류협력 경험도 있다. 내년에는 영일만항 인입철도 개통 및 시베리아횡단철도(TSR)과 연결되는 철도 교통망 확대, 2020년 영일만항에 국제여객부두 건설로 7만t급 이상 대형 여객선 접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와 강원도 등 광역단체들도 포럼 유치에 나섰으나, 기초단체인 포항이 첫 개최치로 선정된 것은 이같은 내실을 다져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성공적인 포럼 개최에 따른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러시아의 변방인 블라디보스토크에는 매년 동방경제포럼이 개최된다. 이곳은 해양도시며 인구도 50여만명으로 포항과 비슷하다. 해마다 포럼이 열리는 불과 몇일 동안 세계적인 국가 정상들을 비롯해 정치인, 기업, 학자, 관료, 언론인 등 6000여명이 모여든다.

오롯이 포럼 하나 때문이다. 올해는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제4차 동방경제포럼이 이곳의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렸다. 개최국인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주석, 아베 일본 총리, 칼트마 바트롤가 몽골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등 동북아 5개국 정상들이 모여 경제·영토·외교·금융 등의 분야에서 자국의 입장과 실익을 위해 상호 간 토론과 대화를 가졌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재동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은 러시아 관계자들에게 11월 포항 포럼의 방문을 요청하고 우의를 다졌다. 이 시장은 “동방경제포럼의 규모와 성공적인 개최에 놀랍다”고 했다. 포항이 포럼을 앞두고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을 제대로 벤치마킹한 것이다.
한·러지방협력포럼이 다가올수록 포항이 분주하다. TF팀 신설 및 종합상황실 운영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포럼 첫 날인 7일에는 영일대광장에서 러시아 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한·러 문화광장 제막식을, 8일은 한·러 지방정부 대표가 참석해 상호 협력방안을 토론하고 포항선언문 채택과 함께 한·러지방협력포럼 출범식을 갖는다. 비즈니스 세션, 전문가 세션, 청년 세션, 무역상담회 등으로 포럼이 구성돼 양국 기업 간 투자상담회가 진행되며 포스코, 현대, 롯데, 삼성 등은 홍보관을 전시할 계획이다.
포럼에서 포항이 얻어야 할 것이 많다. 경제협력이 체결되면 러시아의 석탄, 가스 등 지하자원과 농수산물이 포항과 물류 협력이 가능하다. 이는 향후 중국 동북 3성 및 북한과의 경협으로 연결될 수 있다. 러시아 연구기관과 포스텍의 협력으로 신약개발 등 바이오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되며, 영일만항을 이용한 크루즈 운항으로 러·일·중국과 관광 및 문화 교류가 추진될 수 있다.
실현되기까지 여러 난관이 있을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남·북에 이어 한·러, 한·중, 한·미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부산, 울산, 강원도 등 전국 지자체들도 북방경협에 나서고 있다.
이번 포럼은 포항이 북방경협의 선점 도시라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하고 이를 잘 활용하면 지역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다.
양국의 각 지방을 순회하면서 연 1회 개최하는 포럼이라 포항에서의 재개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런 만큼 포항이 최초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성공적인 개최는 물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포럼이 주요 의제에 대해 의논하는 자리라는 단순히 사전적 의미에 그치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포항시, 기업, 연구기관들은 지역의 도약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전략 구상과 실행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부의 지원과 협조를 구해야 하며 특히 상대인 러시아와는 경제, 관광 등에서 무언가를 끄집어내고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50년 철강도시와 함께 포항시가 강조하는‘북방경제를 선도하는 환동해 경제수도 포항’실현에 이번 한·러지방협력포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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