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의 서막-내부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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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의 서막-내부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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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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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경북도민일보] 역사적으로 국운이 쇠하여 멸망한 나라들의 일반적인 공통점을 분석해보면 그 교집합 속에는 반드시
‘내부분열’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 어떤 국가이든 국운이 기우는 시기에 반드시 극심한 내부분열이 있었다는 것이다.
고대역사는 모두 로마사로 흘러간다고 할 만큼 무려 2200여년간을 존속하며 유럽문명의 기반을 만들어 현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강대했던 로마제국도 내부분열이 몰락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지구육지의 1/4에 가까운 인류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점령한 몽골제국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칭기즈칸이 사리지자 후계자들의 권력다툼과 부족 간의 분열로 90여년만에 멸망하고 말았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수십 년 전의 베트남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은가! 1975년 베트남전쟁 휴전 직후, 월남과 월맹의 각 분야의 격차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차이가 났다. 총 인구의 90%이상이 월남에 있었고 월맹이 지배하는 지역의 인구는 단 5~6%에 불과했다. 또한 월맹은 미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모든 시설이 파괴되어 식량과 물자 부족에 허덕였다. 당시 군사력 또한 월남의 병력이 월맹군의 몇 배가 넘는 60만이었고 미국의 확고한 방위조약까지 체결되어 있었다. 그런 월남이 휴전이후 불과 2년 만에 무너져 월맹에 합병되어 사회주위 국가가 되고 말았다.
왜 그렇게 짧은 시간에 월남이 멸망하고 말았을까? 당시 월남사회의 부정부패와 국가정보기관의 무력화로 국가기밀누출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분열이었다. 이념과 성향, 가치관이 다른 수백여 개의 각종 사회단체들이 자기이익만을 앞세워 매일같이 시위와 집회를 벌였다. 결국 극도의 국론분열은 사회를 혼란 속에 빠뜨렸고 미국도 어찌해볼 틈도 없이 월남은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에드워드 헬릿은 “역사는 현재와 과거와의 대화이다”라고 했고 크로체는“모든 역사는 현대사이다“라고 했다. 역사는 반복되어 항상 새롭게 다시 쓰여진다. 그러므로 역사는 현재의 진행형이다. 따라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 미래의 지표로 삼아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도 분열이다. 요즘처럼 세대간, 계층간, 남녀간, 지역간, 빈부간, 노사간, 이념간, 보수와 진보간의 갈등이 심했던 적이 있었을까란 생각마저 든다. 특히 대통령 탄핵으로 극명하게 갈라진 진보와 보수는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넘어 서로 적개심마저 드러내는 듯하다. 정치는 또 어떠한가? 서로 진영이 다르면 무조건 반대하며 헐뜯고 본다. 모두 다 이래서 죽일 놈이고 저래서 죽일 놈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똑같은 양상이 반복된다. 그래서 먼 미래를 내다보며 국가발전을 위한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도 못한다.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려면 그에 따른 법률이 제정되어야 하고 그 법률을 바탕으로 정책이 실행되어야 하는데 서로 다른 진영에서 반대부터 하고 나서니 무엇인들 제대로 될까? 
국민과 언론들은 또 어떠한가? 좀 느긋하게 기다릴 줄을 모른다. 조금만 좋지 않은 지표가 나오면 여론의 질타 속에 민심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지지율은 추락한다. 올바르고 궁극적인 길이라면 다소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정책을 추진해야 하지만 2년마다 한번 꼴로 있는 지방선거, 총선, 대권 등 연속되는 선거 때문에 표를 의식해서 국민에게 욕먹을 정책은 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 일선의 공무원들조차 이기주의적인 극성집단민원 때문에 국민의 눈치를 살피며 가장 원론적이고 보편타당한 행정과 정책으로 일관한다. 창의적이고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행정은 꿈도 꿀 수 없다. 그랬다가 극성민원인에게 무슨 봉변을 당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도 왜 이렇게 관점과 사고의 차이가 크고, 견해의 양극화 현상이 빚어져 분열로 치닫는 걸까?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치관이 다르고 판단의 잣대가 일치되지 않으므로 대립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문제는 흑백논리이다. 다름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편 가름이 시작된 우리사회는 나와 뜻이 다르면 틀린 것으로 간주해 버리고, 어떤 입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반대자로 치부한다. 사람마다 입장과 의견차이가 있음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정치에 있다. 정치인들의 거짓과 독선으로 신뢰는 기대하지도 않지만 매일같이 아니면 말고 라는 식으로 서로의 가슴을 물어뜯으며 싸워대니 국민들도 그리되는 것이다. 아놀드 토인비는 “윤리와 도덕의식을 갖지 못한 나라는 끝내 멸망한다. 그리고 국가멸망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분열로 시작된다”고 했다.
지금 세계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친구도 동맹도 없는 시대가 되었다. 2년전 우리나라와 중국은 그 어느때보다 가까웠지만  사드배치를 하자 거의 침략에 가까운 경제제재를 가했고 미국의 트럼프도 우방이든 동맹이든 자국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라면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다. 정치, 경제, 안보 무엇하나 녹록치 않은 이 시국에 정치인들도 국민들도 이젠  정말 분열을  멈추고 서로 관용하고 포용하며 마음을 모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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