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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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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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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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복 전 포항뿌리회 회장

[경북도민일보] 사회 통념상 ‘100일’이라는 낱말에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새롭게 선출된 정치인이나 자치단체장, 각급 기관장 등 각계 고위직 인사들이 앞 다투며 ‘취임 100일’에 대한 자신의 소회와 포부를 밝히는 인터뷰 기사가 많이 나온다. 한결같이 부임한 인사들의 ‘100일간의 경험’에 새로운 비전과 각오를 담은 청사진을 발표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렇듯 ‘100일’의 의미가 사회전반에 걸쳐 새롭고 현재보다 더 나은 무언가를 보여줄 ‘꿈 보따리’를 풀어내는 매력적인 수사(修辭)로 이어져 더욱 마음을 설레게 한다.
또 다른 의미로 ‘100일’은 인간이 태어나 한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는 가장 근본이 될 자양분(滋養分)의 측도를 가늠하는 신생아의 첫 인생경험 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100일을 잘 버텨준 아이를 위해 잔치를 해 주고 주위에 수명과 건강을 기원하는 떡을 돌리기도 하는 풍습이 있듯이 우리에게는 ‘100일’이라는 단어의 기대치는 상당하다 할 것이다.
지난 7월 취임한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취임 100일이 엊그제였다고 한다. 취임 초 ‘포스코 100년’을 위한 새로운 변화를 위해 취임100일을 전후해 포스코 개혁방안을 발표하겠다는 취지로 포스코의 미래비전 마련을 위해 포스코 직원은 물론 지역사회와 전 국민 각계각층의 의견을 구하고자 낭만적인  ‘러브레터(Love Letter)‘라는 표현으로 갖가지 혁신 아이디어를 받았다.
그리고 포스코와 계열사 전 임원들에게도 새로운 50년을 위한 개혁방안을 제출받아 오늘(5일) 그 개혁방안을 발표한다고 한다. 과연 어떤 ‘꿈의 보따리’가 풀릴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작금의 포스코 사정이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 우리 지역사회에서도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포스코의 흥망성쇠가 우리지역과 궤(軌)를 같이해온 50년 역사가 말해주고 있듯이 최정우 회장의 개혁방안에 관심이 쏠리는 건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비(非)엔지니어 출신 최 회장이 그려내는 메시지가 역대 포스코 CEO들의 모습과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은 할 수 있으나 포스코가 처하고 있는 현실이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이 쌓여 있어 고심을 거듭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일 수가 있다. 세계 철강업계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관세의 벽과 수출쿼터에 묶여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내적으로는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친(親)노조 정서에 말려 전에 없던 노사문제에 휩싸여 있는 등 현안사항이 즐비한데다 7년 만에 큰 폭 흑자를 냈다고는 하지만 주식시장에서의 움직임마저 비관적이라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새로운 개혁방안이 어떤 방향으로 갈 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바른 정책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95년 서울 강남에 완공한 포스코센터가 생긴 이래 포항 본사 기능 대부분을 가져간 서울사무소의 인력 중 생산이나 안전, 기술 등 현업지원과 관리에 대한 인력을 포항, 광양으로 재배치 한다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는 설도 있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최정우 회장이 취임 초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변화의 중심에 ‘3실(實)’, 실질, 실행, 실리의 필요성을 역설한 만큼 종전의 구태의연한 변화에서 진정한 ‘새로운 변화’가 반드시 나올 것이라 생각되어진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그 어떤 ‘새로운 변화’가 나온다 해도 우리 정서와 맞지 않고 상생발전의 기치에 어울리지 않는 방안은 소용이 없을 것이다. 지역경제와 상생발전 하겠다고 새롭게 제시한 ‘위드 포스코(With Posco :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의 실현이 없으면 신기루에 불가한 것이다.
포스코가 어떤 개혁방안을 내더라도 우리는 일희일비(一喜一悲)할 일이 아니라 지역정치권과 지자체, 시민사회 등이 합심하여 선제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하고 제시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대규모 투자를 촉구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대안을 강구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융합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50년 동안 줄기차게 추구해온 상생발전도 진정성과 정서가 맞아야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통감하면서 지자체나 시민사회가 포스코와 화합하고 하나 되는 날, 그 날이 진정코 포항과 포스코가 함께 살아간다는 감동을 가지게 될 것이라 믿는다.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과 조선이 퇴보하고 자동차산업마저 추락의 경지에 온 작금의 경제 상황에 철강산업의 부흥이 절실히 요구됨을 지역사회도 잘 알고 있기에 우리는 12년 전(2006년) 포스코의 위기를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적대적 M&A와 건설노조 불법점거사태 등 포스코가 어려울 때 도와야 포항이 살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시민의 힘을 함께 기억하면서 새로운 ‘100일에 거는 기대’의 ‘꿈 보따리’가 풀리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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