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환과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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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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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경북도민일보] 온 우주와 모든 세상은 순환계다. 한 순간도 멈추어져 있지 않다. 지구는 스스로 맴돌아 밤낮을 짓고 자기장을 만들어 태양에서 오는 유해한 자외선과 방사능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한다. 달은 지구를 돌고 태양계에 속한 별들은 성단을 이루며 돌고 무수한 성운들의 집합체인 은하계도 소용돌이치며 돌고 돈다.
생태계도 마찬가지이다. 끊임없이 순환한다. 동물이 죽어 썩는 것도 소멸이 아니며 분해되어 원래상태의 분자나 원자가 되어 풀이나 식물의 영양분이 되고 사람이나 동물은 또 다시 그 식물들을 섭취하는 순환과정을 끊임없이 되풀이한다. 이 순환계의 고리가 끊어지거나 어긋나게 되는 것을 환경이나 생태계가 파괴되었다고 말한다.
사람의 삶도 순환의 패턴을 벗어날 수 없다. 아침이면 출근하고 저녁엔 퇴근하는 비슷한 사이클의 반복이며 연속이다. 그러나 자연계는 항상 원래상태로 회귀하는 순환이지만, 사람은 삶이 비슷한 패턴의 반복일지라도 그 과정 속에서 항상 더 나은 내일을 갈망하고 삶의 질적 향상과 행복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삶에 대한 태도와 행위가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 메커니즘과 인과관계를 면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부부사이가 매우 좋지 않은 가정이 있었다. 좋은 직장과 높은 연봉으로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었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않았다. 잦은 부부싸움으로 가정에 애착이 없었기에 서로 각자 생활하다시피 했으며 돈은 벌어 오는 대로 마구 써버렸다. 불안감을 느낀 아이들은 게임에만 몰두하며 자라나서 청소년시기가 되자 사고뭉치가 되고 말았고, 아무리 돈을 벌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어 지금도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
이와 반대되는 경우도 있다. 적은 월급에 15평짜리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가정이 있었는데 항상 서로 격려하고 위로해주었기에 집안은 늘 화목했고 사랑이 넘쳐흘렀다. 자녀들은 표정이 밝았으며 미래를 향한 푸른 꿈을 품고 공부도 열심히 하였다. 지금은 자녀들이 모두 성공하여 부유하게 살고 있고 그 부부도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다른 예도 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있다. 그는 건강을 위해 매일 운동을 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그래서 늘 활력이 넘친다. 사람들은 그를 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건강하다보니 직장에서도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직장상사의 평가도 좋아 빨리 진급한다. 소득이 많아지고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생기니 미루어 두었던 외국어 공부도 하면서 더욱 자신을 개발하여 더 많은 능력을 축적할 수 있다.
또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늘 부정적이고 불만이 많았으며 퇴근하면 술에 절어 산다. 몸은 늘 피곤하고 만사가 짜증스럽다. 그러니 일의 능률도 떨어지게 되어 실수도 자주 하게 된다. 사람들은 그와 잘 대화하려 하지 않고 관계는 멀어진다. 승진도 잘 안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뒤쳐지기 시작한다. 회사에 대한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그만둘 궁리만 한다. 가정에서도 아이들은 퉁명스런 아버지를 피하려 하고 부부관계도 삐걱대기 시작한다.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전자는 선순환이고 후자는 악순환이다. 좋지 않은 부부관계가 고리가 되어 인생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궤도를 순환하고 있는 것이다. 부부관계를 해결해야만 모든 부분이 달라질 수 있는데 그것을 회피하고 살아가니 삶이 제대로 살아질 수 없는 것이다.
과도한 음주로 피로에 찌든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매일같이 폭음을 하니 몸이 피곤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업무능률이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고 짜증스러운 것이다. 그런 사람을 누구도 좋아할리 없으니 대인관계도 나빠진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저녁마다 술을 더 마셔대니 그로 인해 모든 일들이 꼬이는 쪽으로만 맴도는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순환은 좋은 현상이나 일들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것이고, 악순환은 좋지 않은 일들이나 현상이 꼬리를 물고 되풀이 되는 것을 말한다. 선순환과 악순환은 건강, 인간관계, 애정, 경제력 등 삶의 전반에 걸쳐 작동된다.
늘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거나, 열심히 살아도 항상 궁핍하고 삶에 기쁨이 없고 사는 게 매일같이 지루하다면 삶의 태도와 자세, 습관, 자신의 성격, 말투, 일상생활의 방식 등을 세세히 살펴보아야한다. 수레를 끌면 바퀴가 따르듯 사람의 행위에는 반드시 그에 걸맞은 결과가 따르고, 그 결과는 또 다른 시작이 되는 순환계에 돌입한다. 그러므로 좋지 않은 습관이나 방식, 삶의 태도는 과감히 고치고 바꾸고 개선하여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바꾸지 않으면 그대로의 삶을 반복하게 된다.
좋은 생각과 좋은 행위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선순환을 이룬다. 매사에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을 보고 우리는 흔히 “저 사람은 복도 많아” 라고 한다. 그러나 복이 많아서가 아니다. 성실하고 좋은 마음가짐으로 삶을 살아가기 때문에 좋은 일이 좋은 일을 부르는 궤도를 계속 순환하고 있기에 복 있는 일들이 줄줄이 생기는 것이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화를 잘 내며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고 꼬이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보고 또 우리는 “저 사람은 지지리도 복도 없어” 라고 한다. 이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복이 없어서가 아니라 화가 화를 부르듯 악순환의 궤도로 순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까마귀는 천년을 살아도 같은 집을 짓고 같은 방식의 생활을 한다. 생각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 또한 천년을 산다 해도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그 천년을 똑 같이 산다. 사람은 모두 우리의 생각이 데려다 놓은 자리에 있다. 그러므로 내일도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 데려다 놓은 자리에서 살아간다. 그러므로 생각을 바꾸어 마음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어 행위를 바꾸어야 한다. 행위가 바뀌면 삶의 궤도도 바뀌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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