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숨은 보물 ‘노보데비치 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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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숨은 보물 ‘노보데비치 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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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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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포의 러시아기행6

[경북도민일보] 모스크바 남서쪽에 있는 노보데비치 수도원은 16~17세기에 이른바 ‘모스크바 바로크 양식(Moscow Baroque style)’으로 건축되었다. 노보데비치 수도원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정교회 수녀원으로, 모스크바에서 유명한 수도원 중 하나이다. 200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아름다운 수도원이다. 노보데비치 수도원은 1524년 바실리 3세가 모스크바와 스몰렌스끄의 연합을 기념하여 건설했다고 한다. 이 수도원은 요새처럼 완벽하게 성벽으로 둘러 싸여 있어서 우선 신비스럽다. 비교적 가까운 도시에 있지만 쉽게 접근 할 수 없는 하나의 섬처럼 보인다.
이 수도원의 가장 중요한 건물은 1524년부터 1525년에 걸쳐 건설된 스몰렌스크의 성모 성당이다. 다섯 개의 돔이 있는 스몰렌스끼 사원과 종루등 노보데비치 수도원에 있는 건물들은 모두 러시아 건축을 대표하는 것들이다.이 수도원 주변에는 울창한 숲과 호수가 있어서 물에 비친 수도원의 모습이 더 아름다운 곳이다. 겨울에 눈이 오면 더 아름답다고 한다. 호수 공원에서 바라보는 수도원은 예쁘다. 여유 있게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것도 좋으리라. 그리고 호수의 벤치에 앉아 수도원을 바라보며 조용히 멍 때리는 것도 사치는 아닐 것이다.
이 호수와 수도원이 너무 아름다워서 표트트 일리치 차이코프스키가 ‘백조의 호수’를 작곡하는데 영감을 받은 곳으로 유명하다. 이 수도원 연못에서 헤엄치는 백조를 본 차이코프스키가 백조의 호수를 작곡했다고 한다. 소련 시대에는 박물관이었다가 지금은 다시 러시아 정교회 성당이 됐다. 모스크바 강변에 있으며 경치가 좋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해 질 무렵 호수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특히 여름이면 호수에 비친 수도원 모습을 감상하며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노보데비치 수도원은 모스크바의 방어 체계에 통합된 수도원 중에 하나로 러시아 정치, 문화, 종교와 깊은 연관이 있다.
차르 일가와 귀족 여성들이 이 수도원을 이용하였고, 사망한 후에는 이 수도원 묘지에 묻혔다. 러시아 건축의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는 수도원은 아름답게 장식된 내부에는 중요한 회화와 예술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곳에는 러시아의 유명인사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러시아 문학의 거성 니콜라이 고골리,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안톤 체호프, 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등도 이곳에 묻혀 있다. 나아가 크렘린 성벽에 유회나 유골이 묻히지 못했던 흐루시초프가 묻혀있는 묘지이다.
노보데비치 수도원은 계절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성벽을 둘러싼 고풍스러운 수도원의 위상은 신비함 그 자체였다. 크렘린이 외형적으로 보이는 러시아 심장이라면 이곳 노보데비치는 러시아의 숨은 보물 같은 그 무엇이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담백하고 순수하게 다가왔다. 수도원은 무척 고풍스럽다. 붉은 색과 흰색의 높은 성벽은 주변의 숲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오래되고 육중한 철문을 지나자 수도원 안은 적막이 흐를 정도록 조용했다. 마치 수도원에 묻힌 오래된 주인이 손을 흔들며 따뜻하게 맞이하는 것 같았다.
수도원 안에는 비교적 인적이 드물었다. 마치 작은 공원처럼 중세시대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오랜세월을 지켜온 고목들, 바람소리, 낙엽소리, 새소리들이 고요함을 안겨주었다. 사람들은 정말 소중하고 중요한 것은 지나칠 때가 많다. 필자에게 노보데비치 수도원이 그런 곳이었다.
필자는 노보데비치 수도원을 떠나오면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 아름다운 수도원이 자꾸만 나를 붙잡는 것 같았다. 버스에 몸을 실었지만 잠시 만난 수도원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자꾸만 차창 밖으로 눈이 간다. 나는 수도원이 보이지 않을 때 까지 바라보았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오래전에 이 수도원에서 묻힌 무명의 수도사들이 생각났다. 그들에게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나는 그들의 흉내도 낼 수 없는 미천한 인간일 뿐이다.
수도원(修道院)은 기독교의 수도사나 수녀들이 생활하는 장소다. 수도원에 들어간 수도자들은 세속과 담을 쌓고 은둔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침묵의 기도와, 독서, 노동 등을 통해서 자신을 수련하는 사람들이다. 사람에게 지치고, 피곤에 지치고, 실패하고 이별과 실연의 아픔을 당한 사람들이 이곳에 오면 자연 속에 묻히고, 호수에 묻히고, 조용한 수도원의 분위기에 묻혀서 다시 회복도 될 것 같다. 수도원 안에는 아름드리 도토리나무들이 많았다. 떨어진 도토리들이 수북이 땅위에 수북이 쌓여 있다.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렇게 러시아의 가을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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