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읽은 후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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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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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출연 영화‘국가부도의 날’28일 개봉

[경북도민일보 = 뉴스1] 배우 김혜수에게도 IMF는 주변에 있는 많은 이들의 삶을 바꿔놓은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가깝게는 가장 친했던 친구부터 친인척까지 IMF로 인해서 고통을 받았던 시간들이 있다.
김혜수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 관련 인터뷰에서 “‘국가부도의 날’ 시나리오를 읽고 피가 거꾸로 솟았다. 화가나고. 이게 뭐지? 하면서 검색해 보면서 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 부도 위기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혜수, 조우진, 유아인, 허준호, 뱅상 카셀이 출연했다.
영화는 국가 부도의 위기 상황에서 선택에 기로에 놓인 각계각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김혜수가 맡은 역할은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이다. 한시현은 가장 먼저 국가부도의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운 인물이며, 비공개 대책팀에서 IMF와의 협상을 끝까지 반대한다.
“(시나리오를 읽고)저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잘 모를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구나 싶었어요. IMF 협상 내막 같은 것. 물론 100% 팩트라 할 수 없지만 뭔가 추론할 수 있는 게 있었죠.(생략) IMF가 터진 게 국민들이 (미디어에서 말하던 것처럼)흥청망청 돈을 쓰고 외제를 선호하고 해외 여행을 다니고, 그래서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있었죠. 분노같은 감정으로 오는 것이었어요. 그때 직격탄을 맞아 평생의 고통이 된 분, 극복하지 못한 분도 있을 것이고, 현실적으로 이겨낸 분도 있겠지만 그런 상처가 얼마나 깊을까요. 영화 내내 재밌어도 재밌다는 게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아니죠.”
19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봤다는 김혜수는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단순히 슬픈 느낌보다는 아픔의 응어리 같은 게 있었다고. 평범한 직장인인 그의 절친한 친구는 김혜수와 함께 영화를 본 후에 자신의 사회초년생 때를 떠올리며 눈물을 쏟아냈다고 했다.
“제 친구도 사회 초년생으로서 처음으로 일을 제대로 해보려고 할 때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직장생활하는 분들의 고충을 몰랐어요. 굉장히 친한 초등학교 동창인데, 이 친구는 직장인, 저는 연예인이다 보니 그때 IMF 당시에 어려웠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는데 영화를 보고 복기하게 된 것 같아요.”

영화 속 한시현은 다소 전형적여 보일 수 있으나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 캐릭터라는 점에서 특별함이 있었다. 실제 영화에서는 당시 여성을 향해 있던 보수적이고 차별적인 시각들을 자주 언급하는데, 이는 한시현이 한국은행 통화정책 팀장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여성으로서도 넘어야 할 산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장치다. 하지만 김혜수는 그런 한시현의 캐릭터가 ‘투사’처럼 보이기를 원치는 않았다고 했다.
“여성이라는 것을 어필하거나 전사임을 강조하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없었어요. 이 인물은 그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냈고 이 일이 아니어도 자기 일을 했을 거예요. 극중에서도 상사가 ;거슬리는 팀장이지만 일 하나는 인정해’라고 말해요. 한시현은 묵묵히, 트러블 메이커도 아니고, 남성권력 중심의 구조적인 사회에 반감 가득한 투사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할 때 가장 바람직한 성인이에요. 열심히 공부하고, 맞는 일을 찾았고 최선을 다해 자기 자리에서 자기 몫을 다하는 사람, 저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영화에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모였다. 유아인부터 조우진, 허준호와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부터 평소 찬사를 자아낼만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이들이다. 허준호는 과거에 한 번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었는데, 오랜 시간 후에 영화로 재회했다. IMF의 직접적 타격을 맞게 되는 공장 사장이자 평범한 가장 역을 맡은 허준호의 장면에서는 김혜수 역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허준호 선배님은 너무 마르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얼굴이 너무 좋으셨어요. 나이를 점점 먹고 있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요. 배우로도 관객으로도 단지 연기가 아니라 그냥 이 배우의 얼굴에서 연기로 설명할 수 없는, 드라마가 느껴지거나 읽힐 때가 있다. 그럴 때 오는 굉장히 깊은 감동이 있어요.”
뱅상 카셀의 경우 김혜수가 오랫동안 팬심을 갖고 품어온 배우다. 김혜수는 처음 뱅상 카셀의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믿을 수 없어했다고 한다.
“뱅상 카셀은 시나리오에 흥미가 있어서 출연한 거예요. 감명 받았어요. 처음에 언론에 나가기 전에 함구해야한다는 소리를 들었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배우에요. 너무 떨렸죠. 솔직히 연기를 오래 했지만 저는 국제 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이 없고, 말이 그렇지 배우가 다 배우인가요? 뱅상 카셀인데…. 그 배우를 정말 좋아했거든요. 농담으로 그랬어요. 신을 바꿔야겠어요. 티격태격하다가 따로 만나는 걸로, 협상을 뒤에서 하겠다고요. 설레었어요.”
한편 ’국가부도의 날‘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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