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계획도시 ‘상트 페테르부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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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계획도시 ‘상트 페테르부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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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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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포의 러시아기행⑦
▲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경북도민일보]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를 타고 상트 페테르부르그에 새벽 1시쯤 도착했다. 처음 탔던 비행기에 결함이 생겨서 다시 내려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고 상트 페테르부르그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항상 예상치 못하는 일이 생긴다. 때론 공항 대합실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즐겨야 한다. 여행이란 어쩌면 기다림의 연속이 아닐까? 모스크바 공항은 밤늦은 시간이지만 복잡했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상트 페트르부르그에 내렸을 때는 날씨가 무척 추웠다. 9월 초순인데 초겨울 날씨였다. 목도리를 하고 숙소호텔로 직행했다. 안개가 자욱한 도시는 이곳이 이국땅임을 느낄수 있었다. 비행기가 고장이 나서 두 시간 정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원래는 모스크바에서 상트 페테르부르그까지 열차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열차가 여의치 않아서 비행기를 타게 된 것이다.
24년전에 필자는 모스크바에서 상트 페테르부르그까지 가는 열차 여행을 잊을 수 없다. 그때는 밤새도록 달려서 아침에야 상트 페테르부르그에 도착했다. 거의 11시간 걸린 셈이다. 그 때 열차는 2층 침대 열차였는데 한 칸에 4명씩 타는 열차였다.
열차를 타고가면서 차창 밖에 풍경이 너무 좋아서 밤을 꼬박 새우고 갔다. 눈 덮인 러시아의 들판, 끝없이 펼쳐지는 자작나무 숲, 높은 산은 보이지 않고 평평한 들판이 끝없이 펼쳐지는 러시아의 철도 여행은 지금도 추억의 한 장면이다.
사실 철도 여행은 서민들의 생활상을 볼수 있고 러시아의 다양한 지역을 볼수 있어서 좋다. 이번 여행은 열차여행을 기대했는데 갑자기 비행기로 바뀌는 바람에 아쉬움이 크다.

상트 페테르부르그는 모스크바에 이어 러시아에서 두 번째 큰 도시이다. 인구는 610만명으로 정치, 경제, 문화적 영향력이 큰 도시다. 이곳은 러시아 연방의 북서부 끝에 있으며 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약 640km 정도 떨어져 있다. 건축적인 면에서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고 조화로운 도시의 하나로 명성이 높다.
이곳은 물기가 많은 습지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았으므로 버려진 땅이었다. 이후 15세기에 모스크바 공국의 영토가 되었다. 1611년에 한번 스웨덴이 이 지역을 차지한 적이 있었으나, 표트르 1세가 북방전쟁에서 이 지역을 탈환하였다. 이곳의 수비를 목적으로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를 짓기 시작함으로써 도시건설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표트르 1세는 서구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하여 장대한 도시계획을 세우고, 이 요새 근처에 사도 베드로의 이름을 따서 새로운 도시(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짓게 되었다.
황무지 같은 지역을 새로운 도시로 만드는 것은 최악의 자연환경 조건이었다. 연평균 기온은 4.2도에 일조량은 31일 정도이다. 또 매년 한 번씩 홍수가 터져서 곤혹을 치른다. 또 원래 습지였던 이 지역에 도시를 바로 짓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도시를 짓기 위해서는 석조 토대가 필요했는데, 이 때문에 도시를 지을 때 돌을 쏟아부어 습지를 메울 필요가 있었다. 물론 습지를 메우는 데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돌이 필요했다. 따라서 표트르 대제는 돌을 충당하기 위해 도시에 들어오는 모든 선박과 사람들에게 돌을 가져오라고 칙령을 내렸다. 수많은 노예들이 습지를 돌로 메우는 데에 이용되었으며 가혹한 자연과 고된 노동을 이기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였다. 이때 죽은 노예를 습지로 던져버렸기 때문에 이 도시에는 뼈 위에 세운 도시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있다. 이 때는 석조 건축물을 짓는 것도 금지되었다. 각종 물건들에도 세금이 붙었고 교회의 재산도 국가에 귀속시켜 버렸다.
18세기 초반부터는 러시아 최대의 무역항으로 공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1851년엔 러시아 최초의 철도가 부설되기도 했다.(모스크바와 연결)
이후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각종 러시아의 혁명에서도 상트 페테르부르그는 중심이 되었다.(3월 혁명, 11월 혁명) 또 세계 2차대전 당시 1941년 8월부터 29개월 동안 독일군에 포위당한 상태로 40만명이 아사(餓死)당하면서까지 지켜낸 도시라고 하여 영웅의 도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소련이 해체될 때까지 잠시 ‘레닌그라드’라고 불렸다가, 다시 상트 페테르부르그로 이름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그는 핀란드 만으로 흘러드는 네바강의 델타 지역에 발달한 도시로 도시전체가 공원 같다. 네바강의 지류와 운하를 포함하면 65개의 강과 100개 이상의 섬이 있다. 이것들은 365개의 다리로 연결되며 ‘북쪽의 베니스’라고도 불리는 물의 도시다. 공원과 광장 그리고 궁전터가 많다고 해서 ‘북쪽의 베네치아’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간이 만든 위대한 계획의 도시 상트 페테르부르그는 참 아름답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력과 도전정신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상트 페테르부르그가 바로 그런 도시이고 오늘의 문화와 예술과 관광의 도시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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