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 외무장관실 난입한 중국외교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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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 외무장관실 난입한 중국외교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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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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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채택하는데 실패했다. 이는 APEC 29년 역사상 처음이다.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된 이유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며, 이 과정에서 중국의 외교관들이 파푸아뉴기니 외무장관 사무실에 난입하는 사건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한 이유는 공동성명 초안에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관행들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데 동의했다(We agreed to fight protectionism including all unfair trade practices)”는 문장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이 중국을 지칭하는 것이라며 삭제하기를 원했고, 중국을 제외한 20개국은 삽입하기를 원했다.
 중국의 외교관들은 이 문구를 빼기 위해 지난 17일 밤 림빙크 파토 파푸아뉴기니 외무장관실에 난입했으며,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까지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현장에 있었던 파푸아뉴기니 고위 외교관 2명을 인용, 중국의 중급 외교관들이 파토 외무장관실에 난입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비해 중국계 언론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 외교부 APEC 대변인 왕샤오롱이 “중국 외교관들은 파푸아뉴기니 외교관들과 잘 지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제3국 언론을 인용해 보자. 프랑스의 통신사인 AFP통신은 현장에 있던 3명을 인용, 중국 외교관들이 공동성명 문구를 조정하기 위해 파토 외무장관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절되자 사무실에 난입했다고 보도했다.
 파토 외무장관은 중국 외교관들의 면담요구를 “공동선언 도출 직전에 한 나라의 외교관만 만나는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거부했다. 그러자 중국 외교관들은 파토 장관의 사무실에 난입했다고 AFP는 전했다.
 설령 중국 외교관들이 파토 외무장관 사무실에 난입했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더라도 이번 공동선언 채택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중국이란 ‘팩트’는 확실하다.
 문제가 된 문구를 음미해보자.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관행들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데 동의했다”이다.
 이 문구에서 ‘보호무역주의와 싸우겠다’는 것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고, ‘불공정한 무역관행’은 중국을 조준한 것이다. 개최국인 파푸아뉴기니는 미국과 중국 모두를 언급함으로써 나름대로 공정한 선언을 도출하려 노력했다.
 미국은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미국은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지향하고 있음을 ‘쿨’하게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중국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이란 단어에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였다. 중국 진출 외국 기업에 기술 이전 강요, 정부의 부당한 보조금 지급, 지재권 침해 등 이것이 불공정 무역관행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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