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과 공간정보기술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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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략과 공간정보기술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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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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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돈 한국국토정보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장

[경북도민일보] 과거부터 한 나라의 국가전략을 수립할 때 ‘공간’은 무시할 수 없는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간의 제약과 그와 연관된 여러 조건들을 국가전략 수립의 핵심 요소로 주목하는 분야가 바로 지정학(geopolitics)이다.
19~20세기 초반 러시아의 부동항 확보를 위한 남하 정책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영국의 봉쇄 정책을 나타낸 ‘그레이트 게임’과,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주변국 침략의 주된 근거로 활용된 게르만 민족의 ‘생활권(레벤스라움)’ 확보 이론 등은 과거 지정학적 사고가 투영된 대표적인 국가 전략이다. 이러한 제국주의적이고 침략적 성격 때문에 지정학은 ‘악마의 학문’이라 불리며 외면 받아 왔다.
그러나 여전히 국가들은 자신들의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유지하는데 지정학적 사고를 견지하고 있다.
국가는 자신이 처한 공간적 제약 조건을 무시하고는 결코 영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한반도는 역사 이래로 끊임없이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충돌하는 소용돌이의 중심이었으며, 냉전이 해체된 이후에도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강대국 세력의 각축장이다.
한반도의 이러한 국제정치적 상황은 한반도의 지리 환경, 즉 공간의 구성에 기인하는 바가 절대적인 것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좋든 싫든 간에 국가 전략을 논할 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공간, 지리적 조건을 바탕으로 한 지정학적 사고를 반드시 견지해야 한다.
지정학적 기반의 국가전략은 거시적이다. 거시적 관점의 국가전략의 구체적 성공을 위해서는 거점 도시 또는 지역 등에 대한 결정과 투자라는 미시적 발걸음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미시적 접근이 좀 더 효과적이기 위해 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공간정보 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간정보란, 공간상에 존재하는 자연적 또는 인공적 객체에 대한 위치정보와 이와 관련된 공간적 인지 및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이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공간에 대한 모든 위치정보와 속성정보를 공간정보라 보면 된다. 이러한 공간정보를 효과적으로 가공하여 활용한다면 아주 효과적인 국가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지난 11월 21일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는 ‘스마트 사회를 선도하는 국토정보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미션을 가지고 미래 공간정보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비전2030 선포식을 가졌었다.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사업으로 국토센서스, 디지털 트윈 플랫폼, 로봇/드론용 국토정보 플랫폼, 북한 국토조사 등의 4대 분야를 설정하였다. 4대 분야가 우리 대한민국의 백년지대계를 위해 모두 중요한 것이지만, 이 중 국가전략과 관련하여 우리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GE에서 주창한 개념으로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를 만들어 다양한 모의실험을 통해 사전 검증할 수 있는 기술로 2000년대 들어 제조업에 도입되기 시작하였고, 도시계획에도 적용되고 있다. 가상공간에 실제 도시와 동일한 도시를 구축한 후 안전, 복지, 환경, 교통 등 각종 도시 계획과 행정을 검증해보는데 활용된다. 이 기술을 활용한다면, 거점 도시, 거점 지역을 설정하기 전 향후 이 지역이 지정학적 국가전략의 출발지로 적합한지를 디지털 가상공간에서 시뮬레이션 해 볼 수 있고, 이는 국가전략 수립의 성공률을 높이게 될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도시계획, 행정 정책에 이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첫 시도가 지난 9월에 있었다. 바로 LX-전주시간의 디지털트윈 기반의 스마트시티 조성 업무협약 체결이 그 것이다. 지금은 이것이 도시계획, 행정정책 정도에 머물고 있지만 결국 이는 국가전략 수립과 성공률 제고를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정부는 다양한 공간정보 기술을 현실에 적용하고자 노력하는 LX에 주목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지도자의 통찰, 직관력, 가치관은 여전히 국가전략 수립에 있어 중요하다. 그러나 국가전략이 지리적 환경이라는 공간적 요소에 제약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는 전략의 방향과 구체적 실천방안의 효과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는 첨단 공간정보기술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하루빨리 적용해야할 것이다. 한반도는 항상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의 각축장이었음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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