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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연동형비례대표제
손경호기자  |  skh@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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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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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경북도민일보 = 손경호기자] 정치 개혁의 ‘금과옥조’처럼 주장되는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이 정황상으로는 이번에도 물 건너 가는 형국이다.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수차례 약속했던 민주당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실상 도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 입장으로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꼴이다.

물론 민주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아니라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자신들의 공약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약 번복이 아니라는 것이다.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선거관리위원회가 2015년 2월 국회에 권고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당시 선관위는 국회의원 의석을 지역구 200석, 비례대표 100석으로 조정한 뒤, 전국 6개 권역별로 연동형 방식을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는 같은 해 7월 선관위 안에 한 술 더 떠 비례대표 의석을 2배가량 늘려 의원 정수를 369명으로 확대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혁신안으로 제시했다.
정치권에서 민주당의 해명에 ‘말장난’이라는 비난을 쏟아내는 이유다.
자유한국당은 원래부터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이들 두 거대정당이 반대하면 사실상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은 초장부터 장벽에 부딪히게 됐다.
야 3당은 28일 결의문을 발표하는 등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불씨를 살리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지만 거대 양당의 비협조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이들 야 3당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약속을 여반장(如反掌 )하듯 쉽게 뒤집은 민주당을 성토했다.
그토록 개혁과 적폐청산을 외치던 민주당이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수차례 약속했던 스스로의 신념을 부인하는 민주당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도 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도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합의한 선거제 개혁 약속을 번복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결단할 것을 거대 양당에 촉구했다.
거대정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의 경우 적은 득표를 얻고도 의석을 더 많이 가져가는 불합리한 상황이 선거때마다 반복된다.
2004년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이 38.3% 득표를 하고도 152석을 차지했고, 20078년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은 37.5%를 득표하고도 153석을 얻었다. 2012년에도 새누리당이 42.8%를 득표했지만 의석은 과반인 152석을 얻었다.
30%후반에서 40%대 초반을 득표하고도 의석수는 절반이 넘는 과반을 차지해 불로의석을 챙긴 것이다.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정당득표율 25.5%를 얻고도 의석은 41%인 123석을 얻었다.
이렇듯 현재 시행되고 있는 선거제도는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 바로 1표라도 더 얻은 승자가 의석을 독차지하는 승자독식 제도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정당들이 의회에 진출해야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또한 다양한 정당들이 정책으로 경쟁해야 정책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다만 지금 야 3당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원 정수를 늘리는 주장들이 대부분이어서 또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의석수는 360석(지역구 240, 비례 120), 또는 380석(지역구 253, 비례 127)으로 기존 300석에서 60~80석 이상 증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의석수 증가에 부정적이다. 오죽하면 국회를 없애버리자고 하는 국민들이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국민들에게 국회의원 숫자를 60~80명 늘리겠다고 하는 것은 제도를 도입하지 말자고 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또한 증가되는 의석 대부분은 소수정당에게 분배될 가능성이 높아 굳이 거대정당이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동조할 필요도 없게 만들고 있다.
차라리 지금의 300명 의원정수를 그대로 하고,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득표·의석 불비례성을 줄여가는 게 정치개혁의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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