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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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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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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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관 기자의 공연산책
▲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 모습.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공연 모습.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 이경관 기자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11월,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를 미리 만났다.
 올 한해도 열심히 살았다고, 연말 선물처럼 다가 온 공연이었다.
 포항문화재단은 지난 27일과 28일 오후 7시30분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 올렸다. 2회 전석 매진으로 흥행한 이번 공연에는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 관객들을 비롯 많은 포항시민들이 찾은 모습이었다.
 지난 28일 오후 7시 포항문화예술회관을 직접 찾았다. 지난해 지진으로 취소됐다가 재개최됐기 때문일까 관람객들은 공연을 기다리며 상기된 모습이었다. 관람객들은 저마다 티켓을 찾고, 포스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 공연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호두까기 인형’은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전 세계에서 공연되는 스테디 셀러다. 차이콥스키의 발레음악과 E.T.A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과 쥐의 왕’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거장 볼쇼이 발레단의 예술감독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안무와 러시아 유명 극장화가 시몬 비르살라제의 무대디자인이 더해져 탄생했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2006년 12월 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의 초연 이후 송년 대표 공연으로 사랑받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고, 환상적인 무대가 눈 앞에 펼쳐졌다. 화려한 옷을 입은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펄펄 내리는 하얀 눈은 환상 속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온 가족을 위한 겨울 최고의 발레 환타지 ‘호두까지 인형’은 크리스마스 이브 ‘마리’네 집에서 파티가 열리면서 시작됐다.
 흥겨운 파티 중, 가면을 쓴 마리의 대부 드로셀마이어가 아이들에게 마술을 선보였다. 그는 커튼 뒤 숨겨둔 태엽인형들도 꺼내 보이고 높이 점프하는 할리퀸과 빙그르르 도는 콜롬빈에 남녀 악마인형은 깜짝 춤을 췄다. 그는 마술을 선보인 뒤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했다. 마리가 받은 선물은 호두까기 인형. 샘이 난 ‘프릿츠’는 마리의 인형으로 장난치다 망가트리고, 슬퍼하던 마리는 스르르 잠에 들었다.
 1막 1장은 ‘파티가 한창인 마리네 집 거실’에 대한 스토리로 마리의 대부인 드로셀마이어가 극을 이끌어가는 화자로 마리와 호두까기 인형의 만남과 함께 다채로운 볼거리로 눈을 즐겁게 했다.
 특히 다양한 캐릭터들의 춤, 다양한 군무가 유난히 돋보였다.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인형은 신비했고, 마리가 선물 받은 호두까기 인형을 연기하는 어린 무용수의 연기와 몸짓은 마치 진짜 인형같아 신비하면서 귀여웠다.

 잠에서 깬 마리는 망가진 인형이 걱정돼 거실에서 호두까기인형을 품에 안고 스르르 잠이 들고 꿈나라를 여행했다. 꿈에서 드로셀마이어는 마법사가 됐고, 그의 마법으로 물건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점점 커지고 트리 밑에 놓여 있던 인형들도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때 갑자기 생쥐들이 나타나 인형들에게 겁을 주고 호두까기 인형은 병정들을 이끌고 그들과 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이들은 쥐 왕과의 결투에서 위험에 빠지고 마리는 불 붙인 초를 쥐 왕에게 던쳐 쥐들을 전멸시켰다. 마리가 호두까기 인형을 일으키는 순간 인형은 왕자로 변신했다. 왕자는 고마움의 표시로 마리에게 크리스마스 랜드를 함께 여행하자고 하고, 둘은 마법의 눈송이들을 만나 함께 춤을 추고 해저 나라를 지나 하늘로 올랐다.
 ‘한밤중의 마리네 집 거실’을 부제로 한 1막의 2장은 마법의 꿈나라 여행을 시작한 마리와 쥐들과 전쟁,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 인형 등 공연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특히 호두까기 병정들과 생쥐들의 실감나는 전투장면과 하얀 종이 눈을 맞으며 일사불란한 군무를 선보이는 눈의 요정들의 ‘눈의 왈츠’가 환상적이었다.
 장면전환 역시 뛰어났다. 거대하고 웅장한 세트는 눈 깜짝할 사이 현실과 꿈, 인형세계 등을 넘나들었고 무용가들을 돋보이게 만드는 조명이 합쳐져 마치 동화 속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휴식 후 시작된 2막은 ‘크리스마스 랜드’의 이야기였다.
 마리와 왕자는 크리스마스 트리 꼭대기에 도착했다. 이들을 따라 온 생쥐들과 다시 전투가 벌어지지만 왕자는 이들을 가볍게 무찌르고 마리와 왕자는 승리의 기쁨에 행복해했다. 인형들은 두 사람을 위해 축하의 춤을 춘다. 스페인춤, 인도춤, 중국춤, 러시아춤, 프랑스춤까지 화려한 꽃의 왈츠가 펼쳐졌다. 이들의 축하 속에서 마리와 왕자가 환상의 2인무를 추면서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다.
 1막이 음악으로 분위기를 압도했다면, 2막은 음악과 발레의 완벽한 합치로 관객들을 집중 시켰다. 특히 각 나라의 의상과 그에 걸맞는 춤을 선보이는 세계 인형들의 춤이 인상적이었다. 춤은 때론 귀엽고, 때론 우아했으며, 마치 그 나라를 여행하듯 분위기도 나타냈다. 이들의 춤은 차이콥스키의 유명한 곡들로 채워져 흥겨움을 더했다.
 군무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장대한 스케일의 군무는 끊임없이 변화된 모습이었다. 극을 마무리하는 마리와 왕자의 2인무는 발레리나의 우아한 자태와 발레리노의 박력과 깔끔한 선이 압권이었다.
 ‘호두까기 인형’은 잠에서 깬 마리가 모든 것이 꿈이었음을 알고, 꿈을 떠올리며 행복한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으면서 막을 내렸다. 20분간의 휴식을 포함해 2시간 30분간 진행된 공연에서 관객들은 장면마다 뜨거운 박수로 무용수들의 열정적인 연기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김소연(32) 씨는 “라이브 연주와 함께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를 가지 않고서 이렇게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공연을 찾았다는 관객 박정은(42) 씨는 “우아한 발레와 환상적인 무대까지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많은 공연이 포항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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