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뜬 별, 경북의 미래를 밝히다
  • 모용복기자
경주에 뜬 별, 경북의 미래를 밝히다
  • 모용복기자
  • 승인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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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대회를 다녀와서
▲ 경주시 블루원 디아너스 CC에서 열린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대회를 찾은 수많은 갤러리들이 선수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 모용복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천년고도(千年古都) 경주 그린에 별이 쏟아졌다.
박인비, 박성현, 전인지, 유소연, 리디아 고…
이름만 들어도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세계 최강의 한국 골프여제들이 경주에서 하나로 뭉쳤다.
그에 맞서는 국내 팀은 또 어떤가. 지난해 국내 프로대회 전관왕에 빛나는 이정은6를 비롯해 수퍼 신인 최혜진, 오지현, 김아림 등 골프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팀 LPGA와 팀 KLPGA 26명 선수들이 사흘간 대결을 펼치는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개막일인 지난달 23일. 소설 추위가 매섭게 몰아친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 C.C에는 평일에도 불구하고 구름관중으로 넘실댔다. 수 천 명의 관중들은 선수들이 1번홀 티박스에 입장할 때마다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로 환영했으며 선수들은 환한 미소로 관중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노래와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진행자의 우렁찬 선수 소개와 관중들의 웃음이 한데 어울려 대회는 축제장을 방불케 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선수들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카메라에 담기 위해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이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 선수 너무 예쁘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랑합니다”라고 소리치는 사람도 있었다. 일부 팬들은 추운 날씨에 몸이 경직된 선수들을 향해 안쓰러운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선수들은 예의 프로골퍼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관중들도 갤러리로서 진행요원의 지시에 따라 들뜬 가운데서도 선수들의 동작 하나라도 놓칠새라 차분하게 경기를 주시했다. 선수들은 홀과 홀 사이를 이동할 때마다 몰려드는 팬들로 인해 불편을 겪기도 했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런 선수들의 모습에 팬들은 더욱 큰 박수로 격려를 보냈다.
대회는 사흘간 진행됐다. 23일 포볼 6경기, 24일 포섬 6경기, 마지막 날 1대1 매치플레이 12경기에서 2015년과 2016년 연거푸 우승컵을 안았던 팀 LPGA가 승점 합계 13-11로 근소한 차이로 지난해 패배를 설욕하고 패권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팀 KLPGA는 마지막 날 이정은6가 18번 홀 칩인 버디로 극적으로 전인지를 꺾는 등 선전했지만 첫날과 둘째날 열세를 만회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승패에 관계없이 선수들은 경주시민과 관중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한바탕 축제를 하듯 경기를 즐겼으며, 26명의 스타들은 팬들의 가슴 속에 아름다운 별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경주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는 우리 국민의 골프사랑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구름관중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연일 수 천 명의 갤러리들이 필드 위 도로를 가득 메웠으며, 한파(寒波) 속에서도 해가 질 무렵까지 선수들과 호흡을 같이 하며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특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경기가 끝난 후 퇴장하는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기다리는 통에 경호요원들이 한바탕 진땀을 빼야 했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손녀 뻘 되는 선수들에게 “제발 사인 한 장만 해주고 가요”라며 매달리는 모습에서 나이를 떠나 세대를 아우르는 골프의 힘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여자 골프선수들이 경주와 포항시민들에게 특별히 더 사랑을 받는 이유는 실력이나 외모 못지않은 이들의 아름다운 마음 씀씀이에 있다. 지난해 11·15 포항지진 발생 열흘 후에 치러진 대회에서 선수들은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민들의 아픔을 보듬기 위해 후원사인 오렌지라이프(당시 ING생명)와 함께 1억50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쾌척했다. 선수들은 “작은 힘이나마 보탤 방법을 찾은 끝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지진 피해를 본 분들이 하루 바삐 일상에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골프실력만큼이나 어여쁜 이들의 마음씨에 녹아들지 않을 재간이 있겠는가.
통계에 따르면 골프인구는 올해 700만 명을 돌파해 머지않아 1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야흐로 우리 국민 5명 중 1명이 골프를 즐기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 C.C를 나오며 할아버지 손을 꼭 잡고 걸어나오는 아이, 선수의 사인을 받은 모자를 들고 좋아하는 중년 여성, 코스해설을 맡은 리포터마저 사인청탁에 발이 묶여 오도 가도 못하는 광경에서 골프산업의 무한한 발전상(像)을 엿볼 수 있었다.
골프인구 1000만 명 시대. 골프가 레저·스포츠산업을 선도할 시대의 도래를 앞둔 지금, 포항·경주를 비롯한 경북이 그 중심에 서기 위해 이제부터라도 착실히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프로대회를 더 많이 유치하는 일이 그 시작이며, 스타들과 관련한 상품을 개발해 지역 골프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이 그 다음이 될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여성 골프인구를 위한 다양한 용품 개발, 라운드 혜택 부여, 프로골퍼 초청 강좌 등 마케팅을 펼쳐나간다면 골프산업이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성장동력 산업으로 급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경북에서도 스타들의 경기를 자주 접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며, 모든 골프인들이 골프실력 뿐 아니라 태극낭자들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빼닮아 우리사회가 더욱 정으로 넘치는 사회로 ‘굿 샷’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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