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의 따뜻한 시선, 내가 달릴 수 있는 힘”
  • 이경관기자
“관객들의 따뜻한 시선, 내가 달릴 수 있는 힘”
  • 이경관기자
  • 승인 2018.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첼리스트 박유신
▲ 사진=MOC프로덕션 제공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세계적인 첼리스트들에게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자’, ‘감동을 주는 연주자’라는 평을 받으며 현재 세계 무대에서 도약하는 차세대 연주자가 있다.
 그 주인공은 첼리스트 박유신 <사진>.
 포항 출신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중인 첼리스트 박유신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아카데미 소속으로 2018년 4월 안톤 루빈슈타인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했으며 브람스 국제 콩쿠르에서 2위와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9월 저명한 콩쿠르 야나체크 국제 콩쿠르에서 박유신은 2위 수상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내며 한국 클래식의 힘을 다시금 보여줬다.
 오는 21일과 22일 효자아트홀 재개관 무대로 포항을 찾는 박유신을 최근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고향인 포항에서 국내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국내 대표 솔리스트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 소감은.
 독일에서 공부하면서 좋은 연주 기회가 많았다. 또한 세계 대표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얼마나 음악적으로 성숙해졌는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지역문화계에서 상징적인 효자아트홀 재개관 기념 공연에 서게돼 기쁘다.
 
 -지난 8월 서울에서 열린 독주회를 비롯 최근 경주 공연까지. 국내 활동이 활발하다.
 독일 유학을 하며 세계 여러나라의 무대에 설 일이 많았다.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실력과 함께 감성도 많이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늘 우리나라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특히 연습에 지치거나 부상이 올 때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졌다. 그러면서도 연주자로 세계 무대에서 더욱 활발히 활동하고 싶다는 마음은 컸다. 지치지 않기 위해 꾸준히 국내 무대에 섰다. 국내 무대가 주는 특유의 힘이 있다. 관객들의 따뜻한 시선은 연주자인 내게 달려갈 힘을 줬다.

 
 -처음 음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유치원 때, 피아노 학원을 다녔다. 어릴 때는 음악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배움은 머리보다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며 끈기를 가르치셨다. 중간에 바이올린도 잠깐했다. 그렇게 음악 속을 여행하던 가운데 우연히 동네 언니가 배우는 첼로 소리에 매력을 느껴 첼로를 켜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음악적 여정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첼로를 켜면서 예고에 진학했고, 음대 진학의 꿈을 키우며 본격적으로 첼로 선율에 매료됐다. 학창 시절에는 기본기가 없다며 혼나기도 했지만, 혼날수록 악착같이 연습했다.
 
 -독일 유학, 특별한 이유가 있나.
 경희대 재학시절 훌륭한 교수님들 밑에서 공부하며 음악의 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긴장되기만 했던 무대가 설레기 시작했다. 클래식의 역사 속에서 음악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독일은 클래식의 본향으로 그 역사 안에서 많은 훌륭한 연주자들이 있었다. 독일 유학을 드레스덴 국립대학에서 하며 뛰어난 스승인 에밀 로브너 선생님을 만나 첼로가 주는 감동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열정적인 스승의 지도 속에서 국제 콩쿠르에 참여하며 그곳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때를 돌아보면 스스로 대견하다. 에어콘도 나오지 않는 학교 연습실에서 하루종일 연습만 했다. 독일은 내 음악적 감성을 한층 깊고 넓게 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노버트 앙어부터 국대 대표 첼리스트 송영훈 등에게 찬사를 받았다. 무대 위에서 어떤 마음으로 연주하나.
 악기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자기만의 목소리가 있다. 나는 내가 연주해야 할 곡의 스토리를 상상해본다. 음표가 주는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어떤 그림이 머리에 그려져 있다. 그 그림을 따라 활을 움직인다. 그 끝에서 나만의 목소리가 피어나는 것 같다. 특히 클래식은 여운과 생각, 마음의 울림으로 완성된다. 작곡가가 그려 놓은 세계 위에 나의 상상과 감성을 더한다. 선율 속에 숨과 쉼을 적절하게 넣어 나만의 곡을 만든다. 내가 연주한 곡을 듣고 관객들이 감동했을 때, 비로소 박유신만의 곡이 완성됨을 느낀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관객들이 나의 연주를 들을 때 내가 느끼는 그 감정을 함께 느끼고 음악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을 어려워 한다. 나 또한 클래식이 어렵다. 그러나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더욱 빛난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내가 그 연결고리가 되고 싶다. 특히 내 고향 포항을 비롯해 클래식을 낯설어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소규모 공연에도 함께하고 싶다. 음악을 통해 널리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