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예카테리나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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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예카테리나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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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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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포의 러시아기행10

[경북도민일보] 상트 페트르부르크 시내에서 버스로 1시간 달려서 예카테리나 여제의 궁전이 있는 푸시킨 시내로 이동했다. 러시아 제국 시대의 궁전 이름대로 예카테리나 1세의 명령으로 지어졌다. 푸시킨이 제 1회로 졸업한 황제마을이라 이곳을 푸시킨 시라고 부른다. 이곳은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궁전 같았다. 금방이라도 공주가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이곳은 차르의 여름별장이자 예카테리나 궁전으로 불리워지는데 러시아 건축의 진수를 보여주는 화려하고 눈부신 건축양식이다.
특히 이곳은 아름다운 숲속에 자리잡고 있어서 공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궁궐을 중심으로 잘 다듬어진 정원, 잔디밭, 잔잔한 호수, 금방이라도 다람쥐가 나올 듯한 숲속은 저절로 시가 쓰여 지고 한 대목의 소설이 생각 날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곳은 러시아 고유의 양식과 서유럽식 왕궁 건축양식이 혼합되었고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한다. 특히 방 전체가 황금빛으로 반짝거리는 ‘호박방’이 유명하고 방을 온통 황금으로 치장한 보석방이 화려함의 운치를 자아낸다. 이 궁전은 러시아 황제와 여제들이 누렸던 사치스러움과 귀족적인 호화로움이 돋보인다.
제정 러시아 때의 화려함이 보는 사람의 눈을 흐리게 하는 것 같아서 이곳에 나올 때는 인생의 덧없음과 허무를 느꼈다. 지금의 방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군이 상트 페테르부르크(당시 레닌그라드)를 포위했을 때 호박을 싹 긁어가서 나중에 다시 복원한 것이다.
한국에 윤동주가 있다면 러시아는 푸시킨이 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이곳을 빠져나오면서 아름다운 숲을 걸었을 푸시킨이 생각났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서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푸시킨의 주변은 언제나 권력이 있었지만 푸시킨은 권력과 타협하거나 권력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 그것은 푸시킨이 자기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문학의 세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권력과 대비되는 참된 문인으로 남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는 때로는 허무한 권력을 풍자하기도 했고 현실의 권력을 비판하기도 했다. 푸시킨은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인생의 본질에 충실했다. 푸시킨은 문학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현실 저 넘어 삶의 균형인 슬픔과 기쁨을 절제하며 이상과 현실을 이루고자 했다.
예카테리나 여제의 궁전주변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 있어서 가을의 낙엽들이 낙화하고 있었다. 아마 낙엽들이 떨어지기 전에 겨울이 찾아오고 눈이 오면 이곳은 더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될 것이다. 이곳은 푸시킨의 정서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자연풍광을 지녔다.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았다. 조금 춥다는 러시아의 을시년스러운 가을이다. 이곳의 분위기는 가을을 닮았다.
문득 푸시킨의 시 ‘시인에게 ’란 시가 생각이 났다. “시인이여! 사람들의 사랑에 연연해하지 말라. / 열광의 칭찬은 잠시 지나가는 소음일 뿐 / 어리석은 비평과 냉담한 비웃음을 들어도 / 그대는 강하고 평정하고 진지하게 남으라. / 그대는 황제, 홀로 살으라, 자유의 길을 / 가라, 자유로운 지혜가 그대를 이끄는 곳으로 / 사랑스러운 사색의 열매들을 완성시켜 가면서 / 고귀한 그대 행위의 보상을 요구하지 말라.”
푸시킨에서 시작되어 도스토예프스키에 이르는 러시아의 근대 문학은 국민적, 민족적 자각의 성격을 보여준다.
푸시킨은 러시아 근대 문학의 서장을 장식한 사람이다.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푸시킨은 가장 러시아적이며 19세기 러시아 국민 문학을 창조한 작가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푸시킨의 이 시는 칭찬과 비난을 동시에 들으며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에게 큰 위로를 주고 평정심을 심어준다. 이 시속에는 사람을 의식하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갈 것을 노래한다. 힘들고 우울한 날, 삶이 그대를 속일 지라도 참고 견디면 좋은날이 오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 왜냐하면 희망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모진 고난과 역경을 넘어서 오기 때문이다. 마치 봄이 꽃샘추위를 동반하고 오듯이…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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