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
  • 김대욱기자
박항서 매직
  • 김대욱기자
  • 승인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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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대욱기자]최근 한국 출신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동남아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베트남 전역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고 박 감독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취임한 후 23세 이하 아시아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10년만의 스즈키컵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면서 ‘박항서 매직’을 이어가고 있다.
박항서 열풍은 베트남뿐만아니라 한국에서도 불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 공중파 방송은 매우 이례적으로 스즈키컵 결승전을 생중계 했다.
경기 분당 최고 시청률이 후반 막바지 28.4%까지 치솟았을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졌다.
전문가들은 한국까지 박항서 바람이 부는 이유에 대해 2002년 월드컵 당시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의 추억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박항서 매직과 히딩크 매직은 닮은 점이 많다.
박 감독은 2002년 월드컵 한국 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았는데 체력 강화 등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전수받은 노하우를 베트남 대표팀에 접목시켰다.
또 자신의 팀이 골을 넣었을때 어퍼컷 세리머니 등 히딩크 감독을 연상시키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두 감독의 공통점은 선수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과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언행 등 진정성 있는 지도력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공통점 속에 두 나라 대표팀 모두 기적같은 성적을 거둬 한국과 베트남 국민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현재 베트남이 그러하듯 16년전 월드컵 때 길거리 응원 등을 통해 우리 국민 모두 하나가 되게 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항서 매직을 보고 있으면 정말 히딩크의 향수가 느껴진다.
우리에게 월드컵 4강은 말 그대로 꿈이었다. 그 꿈을 히딩크는 실현시켰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후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 30여년만에 참가하는 등 본선 진출도 쉽지 않았던 우리가 한국에서 열린 대회이긴 했지만 4강을 이뤄낸 것은 기적이었다. 한국이 4강까지 가면서 6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전국은 말 그대로 국민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녹여내는 용광로 그 자체였다.
1950년 한국전쟁 후 최대 국가환난이라 일컬어지는 1997년 외환위기 후유증이 남아있던 2002년 일궈낸 월드컵 4강 신화는 우리를 뭉치게 했고 우리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름으로써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던 우리에게 외환위기는 대량실업 등으로 지울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자괴감까지 가졌던 우리에게 2002년 월드컵은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아마 1945년 해방 후 우리가 가장 기뻤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박항서 매직은 이처럼 우리에게 강하게 각인돼 있는 그때의 진한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2002년 월드컵 후 우리는 그때처럼 끈끈하게 하나가 될 계기가 없었다.
하나가 되기 보다는 언젠가부터 우리사회는 이념·계층·세대간 깊은 갈등을 격고 있다. 이같은 갈등은 봉합되기는커녕 최근 골이 더 깊어지는 것 같다.
한국에 몰아치고 있는 박항서 열풍을 보면서 국민들은 어쩌면 히딩크나 박항서같은 영웅이 나타나 우리를 기쁘게 하고 다시 하나로 뭉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김대욱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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