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明暗-정보위원장과 조강특위 위원장
  • 모용복기자
한국당 明暗-정보위원장과 조강특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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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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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용복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이윤(利潤)을 목적으로 하는 장사에도 상도덕(商道德)이 있고 주먹들 세계에도 ‘차카게(착하게) 살자’는 그들 나름의 도덕률과 의리(義理)가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사회에서 유독 도덕과 의리 대신 배신이 난무하는 곳이 이른바 엘리트라 일컫는 인사들이 모인 정치세계가 아닌가 싶다.
한 때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이었던 이학재 의원이 최근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복당(復黨)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네 번이나 지낸 친박 핵심인사로서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국면 때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과 탈당대열에 동참했다 2년 만에 다시 친정으로 돌아간 셈이다.
그런데 그가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일 때 선출된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반납하지 않은 채 복당한 것이 정치권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바른미래당으로선 국회의원 한 명을 잃는 것도 뼈아픈 일인데 힘겹게 확보한 정보위원장직까지 한국당에 헌납하게 됐으니 ‘죽 쒀서 개 준 꼴’이나 진배없을 터. 그러니 속이 쓰리다 못해 뒤집히지 않을 수 있나.
이와 관련해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당과 공조체제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또한 이 의원을 향해서도 “당을 옮기더라도 정치적 도리는 지켜라”며 일갈했다.
민주당과 평화당도 한 목소리로 한국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당으로 옮기는 것은 개인의 소신이지만 정보위원장직을 가져가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정보위원장 사퇴가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국회는 시절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 가며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철새들의 낙원이 될 것”이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렇듯 한나라당을 제외한 정치권이 일제히 정보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이 의원은 관례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즉 당적변경으로 인해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은 경우가 지금까지 없었다는 것이다. 아마 이 의원이 관례로 든 것은 지난해 초 바른정당 창당 당시 권성동 법사위원장, 김영우 국방위원장, 이진복 정무위원장이 상임위원장직을 유지한 채 새누리당을 탈당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에 1년 앞서 2016년 안전행정위원장을 맡고 있던 진영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위원장직을 사퇴한 경우만 봐도 이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물론 이 의원의 말대로 진영 위원장은 19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위원장직을 지냈지만 이는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제출한 사임 건이 본회의에서 처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당을 하면서 사임을 안 한 이 의원의 경우와는 완전히 다르다. 무엇보다 100석이 넘는 거대 정당으로 복당하면서 작은 정당이 힘겹게 확보한 정보위원장 자리까지 야멸차게 가져간 것은 그동안 몸담았던 바른정당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마저 저버리는 일이자 이중의 배신행위가 아닐 수 없다.
안타까운 것은 이 의원이 2년 전의 일은 잘 살피면서 정작 사흘 전 같은 한국당 의원인 김용태 사무총장이 보인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실천행은 못 본다는 점이다. 조강특위원장으로서 한국당 인적쇄신 칼자루를 손에 쥔 김 총장은 역으로 자신을 향해 과감히 쇄신 칼날을 휘둘렀다. 당협위원장을 배제키로 한 현역의원 21명 명단에 자신의 이름도 올린 것이다. 2년 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탈당으로 인해 당의 분열을 초래했다는 것이 이유다. 조강특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사무총장은 결격사유가 있는 자신이 살 경우 중진들의 반발을 무마할 수 없다고 판단해 ‘셀프물갈이’를 자처했다고 한다. 우리 국회에 아직도 이런 정치인이 있다는 게 놀랍다.
탈당과 복당을 오가면서 한 사람은 당협위원장을 과감히 내던진데 반해 다른 한 사람은 체면 불구하고 다른 당 몫의 정보위원장직까지 끝까지 사수(死守)하였으니 이를 복당에 대한 충정(忠情)이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어느 쪽이 옳고 그르고는 결국 국민이 판단할 몫이다.
정치가 아무리 배신과 암투(暗鬪)가 난무하고 이해(利害)로 흩어지고 모여드는 세계라 할지라도 국민을 대표하는 선량(選良)인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보이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오늘날 우리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불신(不信) 당하고 희망을 잃은 것도 어쩌면 이런 연유(緣由)에서 말미암은 바가 적지 않다.
이학재 의원은 관례라는 사리에 맞지 않은 변명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남의 옷을 과감히 벗어주는 게 옷 주인에게도 떳떳하고 국민들 보기에도 좋을 것이다. 그를 받아들인 자유한국당도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당 차원에서 합당한 대책을 내놓는 것이 마땅하다. 자칫 의원 수 한 명 늘리려다 많은 국민이 등을 돌린다면 그 땐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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