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
  • 손경호기자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
  • 손경호기자
  • 승인 2019.0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경북도민일보 = 손경호기자] “그릇이 모나면 담긴 물도 모난다”.
그릇은 그대로 둔 채 물만 바꾸어서는 절대 물의 모양을 바꿀 수 없다는 중국 순자(荀子)의 가르침이다.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인 대기만성(大器晩成).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사람의 성숙함 정도를 보통 그릇에 비유한다. 그릇의 모양에 따라 물의 모양이 변하듯 사람에 따라 말도 그대로 투영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정치권에서는 정신장애인들이 많다”,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이라는 발언으로 설화(舌禍)를 겪고 있다. 비록 이 대표가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장애가 있다는 비유를 들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파문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앞서 ‘베트남 여성 선호’ 발언, 고(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를 놓고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각종 구설수로 비판을 받았다.
한 두 번도 아닌 이 대표의 잇따른 구설은 그의 내면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비하 발언으로 고발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구설수하면 빠지지 않는다. 자당의 홍영표 원내대표로부터 발언자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오죽하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 대표와 손 의원을‘환상의 망언 커플’이라고 비난했을까. 손 의원은 2017년  3월에는 팟캐스트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계산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국 대처 수상의 아버지는 딸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해줬다고 한다.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
즉, 생각이 말이 되고, 행동이 되고, 습관이 되고, 성격이 되고, 결국 운명이 된다는 말이다.
우리가 별다른 생각없이 사용하는‘장애인’이라는 단어는 가치 중립적인 단어는 아니다. 예전에는 안경을 쓰면 일명 ‘눈 병신’으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경 쓴 사람을 찾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안경 쓴 사람이 다수다보니 요즘에는 안경 쓴 사람을 ‘눈 병신’ 취급하는 경우가 없다.
왼손잡이도 마찬가지다. 오른손잡이가 대세인 세상에서 왼손잡이는 장애인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그래서 부모들은 왼손잡이 자녀들에게 오른손 사용을 강요했다.
결국 눈이 두 개인 나라에서는 눈이 한 개인 사람이 장애인이고, 눈이 한 개인 나라에서는 오히려 눈이 두 개인 사람이 장애인이 된다. 이처럼 ‘정상’과 ‘장애’의 구분은 보통 다수(多數)를 점하는 기득권 쪽이 ‘정상’이 되는 식이다.
한때 정상인과 장애인으로 구분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도 가끔씩 장애인과 정상인으로 표현하는 문구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요즘은 장애인의 반대로 비장애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중국 전국시대 묵자(墨子)는 ‘고찰’, ‘근거’, ‘실천’등 말할 때의 세 가지 법칙을 강조했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여과 없이 뱉은 말은 나를 해치고, 타인도 해치기 때문이다.(말의 내공, 신도현·윤나루 저)
이 대표가 몸 담았던 열린우리당은 지난 2003년 11월 100년 정당을 만들자고 창당했지만 4년을 못 채우고 간판을 내렸다. 이제는 이 대표와 손 의원의 이 같은 가벼운 입 때문에 20년 집권 플랜은 커녕 16개월도 안남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위태로워 지지나 않을지 의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