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존경받는 날은 언제 올까
  • 이진수기자
지방의원 존경받는 날은 언제 올까
  • 이진수기자
  • 승인 201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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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올들어 매스컴의 주요 화제는 경북 예천군의회와 지방의원들이다.
지방 소도시인 예천이 전국적인 뉴스거리가 된 것은 아마 양궁선수 김진호 이후 처음일 것이다. 김진호 선수는 각종 양궁대회에서 메달 획득으로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높인 국위선양으로 고향인 예천 홍보에 큰 몫을 했지만 예천군의회 의원들은 정반대로 지역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먹칠을 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의장을 비롯한 예천군 의원 9명과 의회 소속 공무원들은 미국 및 캐나다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연수기간 중 박종철 군의원이 가이드를 폭행하고 의원들이 술에 취해 호텔에서 고성방가로 소란을 피웠으며 심지어 여성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요구까지 했다. 명색이 지방의원 신분인데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이들의 추태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지나쳐왔던 전국 지방의원들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예천군민들은 군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등 예(禮)의 고장이라 불리는 예천의 지역 정서가 말이 아니다.
이같은 사태에도 불구 10일 베트남으로 해외연수를 떠나 논란을 빚은 경북 시·군의회 의장들이 급기야 조기 귀국하는 촌극을 빚었다. 경북도 내 23개 시·군의회 의장 가운데 베트남으로 연수를 간 18명의 의장과 수행비서를 포함한 방문단 40명이 당초 일정을 이틀 앞당겨 귀국한 것이다.
여론의 뭇매가 무서웠던 모양이다. 참으로 여러가지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로 지방자치제도를 부활시킨지 28년이다.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 나름 기여를 했으나 한편으로는 무능, 부패 등으로 지방의회 무용론 또는 폐지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방의원의 자질 때문이다.
상당수 의원들이 기본적인 수신(修身)도 안된 상태에서 선거를 통해 어느 날 지방의원이라는‘배지’를 달자 위세를 부리는 행태가 상당하다.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아 의정활동은 뒷전이고 사익 추구를 위해 이권에 개입하거나‘내가 의원인데’하며 권력자인양 곳곳에 갑질하는 꼴불견이 허다하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동네에서 거들먹 거리던 인간이 어느 날 의원 감투를 쓰니 안하무인격으로 설친다”며 정부가 지방의원제도를 만든 것은 실패작이다고 지적했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다. 예천군의회의 해외에서의 이번 추태가 단적인 예이다. 수천만원의 혈세로 선진지 견학을 한다고 떠난 이들이 연수라는 충실성보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외유성 관광도 부족해 폭력을 행사하는 저질스런 모습을 보여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포항시의회를 보는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지난해 10월 포항시의회 경제산업 및 건설도시위원회 소속 시의원 15명은‘포항지진과 포항지열발전의 상관관계를 찾겠다’며 독일과 스위스 지열발전소 현장으로 연수를 떠났다. 포항의 지진발생 여부 등을 직접 알아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관광성 외유 위주로 일정을 채운 이들은 시의회 홈페이지에 연수 기간 동안‘바젤시청을 방문했다’,‘리헨시에 있는 지열발전소를 보고 왔다’라는 내용의 사실과 다른 해외연수 보고서를 올리는 꼼수를 부려 시민들로부터 큰 빈축을 샀다.
혈세로 외유성 해외연수를 하고 현지에서 추태를 부리고, 동행한 의회사무국 공무원들이 연수 결과 보고서를 대필하는 모습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국 대부분 지방의회의 현주소로, 이번 예천군 의원이나 포항시 의원들의 행위는 빙산의 일각이지도 모른다.
의원의 해외연수는 필요하다. 허나 현지에서 하나라도 더 보고 느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연수여야 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했다. 그해 11월 포항에서 개최되는 제1차 한·러지방협력포럼을 앞두고 벤치마킹 차원이었다. 이 시장은 해외 일정 내내 포럼 현장을 둘려봤으며 러시아 관계자들을 만나 우호와 협력을 다지면서 포항서 개최되는 한·러지방협력포럼의 참석을 당부했다. 동행한 공무원과 기자가 힘들 정도로 빡빡한 업무 일정이었다. 한 공무원은 “일정이 힘들어 직원들이 시장과 해외에 가는 것을 꺼릴 정도”다며 웃으면서 귀띔했다.
혈세로 해외에 가는 것은 같은데 지방의원은 놀러가고, 단체장은 일하러 가는 것이다. 확연한 차이다.
장경식 경북도의회 의장은 예천군의회 사태와 맞물려 “지방의원들이 주민들로부터 존경은 커녕 존중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요즈음 같아서는 의원 신분 자체가 부끄럽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했다.
지방의원이 주민들로부터 불신과 지탄의 대상이 아닌 존경과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대오각성해야 할 것이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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