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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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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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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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경북도민일보] 어느 원룸 앞을 지나가는데 구급차와 순찰차량이 서 있었고 여러 사람들이 모여 웅성대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지켜보고 있었는데 마스크를 한 구급대원이 하얀 천으로 덮은 시신을 들것에 들고 나왔다. 그 순간 참기 힘든 악취가 코를 찔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가족이나 일가친척, 사회에서 고립되어 홀로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지병으로 죽음에 이른 고독사였다고 한다. 얼마나 쓸쓸했을까! 외롭고 힘들었던 이생의 마지막 순간에 마지막 말 한마디 들어줄 단 한사람 곁에 없이, 감지 못한 두 눈 쓸어 감겨줄 사람도 없이 떠나야 했던 그 영혼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요즘 사람들은 하나같이 모두 외롭고 고독하다고 한다. 삶에 감동도 없고, 감격도 없고, 열정도 없고, 기쁨도 없다 한다. 허전함 뿐인 가슴을 움켜쥐면 마른 낙엽처럼 바스러질 것 같고 적막한 밤이면 예리한 통증처럼 어김없이 찾아드는 공허함에 눈물만 잦아진단다.
현대인들은 왜 점점 고독해져 가는 것일가?
그리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왜 자꾸 외로워질까?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말한 것처럼 본디 인간은 외롭고 고독한 존재여서 그런것 일까!  이에 대하여 저명한 정신분석가 에리히 프롬은 현대사회의 개인주의와 자본주의를 지적한다. 부와 물질을 추구하는 자본주의는 인간의 이기심이 모든 가치에 우선하여 작용되기에 사회가 선진화되고 문명이 고도화 되어갈수록 사회는 극도로 개인주의가 팽배해진다. 나 살기에도 바쁘고 힘들다며 주변을 돌아 보지않는다. 그래서 관계는 점점 단절되어 자꾸만 망망대해의 외로운 섬처럼 고립되어진다.
더욱이 SNS가 발달한 요즘 시대에는
안부인사조차 건조하고 기계적인 문자나 카톡으로 보내는 것이 보편화 되었고 대부분의 사회적 인간관계는 이해타산적으로 맺어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을 믿지 못하고 자신을 내어줄만한 상대도 없다고 여긴다. OECD회원국 중에서 “당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와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도와줄 사람이 없다”라는 대답을 가장 많이 한 나라가 우리나라라고 한다. 연고와 인맥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민족성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심리학자 크레익 엘리슨은 외로움에는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갖게 되는 원천적이며 근원적인 실존적 외로움이고, 둘째는 우리의 감정상태에서 오는 정서적인 외로움, 셋째는 이웃이나 친구, 가족과의 불화로 인한 교제나 만남이 단절될 때 생기는 사회적인 외로움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사람은 세번째인 사회적 외로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자살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원인도 사회적인 외로움이다. 정신분석학자 H.S 설리번이 말한 것처럼 외로움이 고독과 다른 점은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관계가 단절되어 혼자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렇다면 외롭고 고독한 삶에서 탈피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1인가구가 560만 가구를 넘은 오늘날 숱한 사람들이 벌집같은 콘크리트 격벽속에서 외롭게 살다 고독하게 죽어가는 이 각박한 현실을 좀더 생기있는 세상으로 만들수는 없는 것인가? 
그것은 결국 사랑과 이해와 배려, 서로간의 신뢰를 통한 사회적 공동체의 관계회복이 아닐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사회구성원들과 함께 삶을 나누며 살아가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므로 절대로 혼자 살수 없다. 세상을 등지고 깊은 산속에 들어가 도를 닦는 세상과 완전히 분리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알고보면 어느 누군가는 찾아오고 찾아가기도 한다.
다만 격리된 것처럼 보여질 뿐이다.
사람은 철저히 혼자인 상태에서는 도저히 살수없도록 태어난 존재이다. 왜냐하면  홀로라는 그 자체로 무의미해지고 무가치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행복과 최고의 완전성은 오직 공동체속에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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