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물건으로 표현한 예술적 감수성
  • 이경관기자
버려진 물건으로 표현한 예술적 감수성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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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문화회관, 이은재 작가 설치작업
‘사라진 장면展’… 3월 17일까지 전시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봉산문화회관은 오는 3월 17일까지 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이은재-사라진 장면展’을 연다.
 이번 전시는 봉산문화회관 전시공모 선정작가 전시인 ‘유리상자-아트스타’의 2019년 첫 번째 전시로 마련됐다. 전시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이은재 작가의 설치작업 ‘겹쳐진 장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전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시공간적 생태와 사물 흔적들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감수성을 시각화하려는, 어쩌면 어떤 이에게는 낯설기도 한 생태 순환계의 가상과 실상이 겹쳐지는 상태에 관한 작가의 보고서다.

 작가는 세계의 끊임없는 변화 상태가 어떻게 보이지 않는 실체들과 관계하는지, 또 이들 상황들이 우리의 감수성과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예술의 영역으로 편입될 수 있는지에 대해 흥미로운 질문을 한다.
 작가는 4면이 유리로 구축된 천장 높이 5.25m의 전시 공간에 자연의 숲을 닮은 생태계를 조성한다. 연못과 이끼, 나뭇잎과 나뭇가지, 식물의 넝쿨과 돌, 그물망과 계단, 여자 마네킹과 남자 인물상, 나무로 만든 사슴의 머리, 소금에 절인 종이, 의자, 액자, 화분, 타일붙인 쇼파 등 수많은 사물과 상황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이 생태계는 작가가 생각하는 시간과 상황과 물질의 변화에 관한 시각적 이미지의 설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은유하는 이 전시의 생태계 속에서 ‘우연’은 변화의 순간을 만나는 이유와 겹치는 지점이다.
 전시 공간의 연못 안에 서 있는 ‘여자 마네킹’은 약 2년 전 어느 날 밤에 우연히 골목 옷가게 앞에 버려져 있는 것을 주운 오브제이며 작업장으로 옮긴 후 깨진 거울조각이나 이끼, 덩굴, 천조각 등을 붙이면서 주변의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한다. 그 옆에 하늘을 보고 누운 채로 매달린 ‘나무 조각을 이어붙인 남자’는 작가가 쓰다 남은 나무 조각들을 모아 크리스마스 장식용 사슴을 만들었다가 다시 분해해서 사람으로 재조립한 것이다.
 정종구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변화와 균형을 담보하는 자연설계에 관한 것”이라며 “투명 유리 안에 담긴 이은재 작가의 세계를 관람하며 인생 속 사라진 장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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