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나비효과’ 로 설 대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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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나비효과’ 로 설 대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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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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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명절을 앞두고 주머니 사정이 좋을 때는 별로 없었지만 이번 설은 특히 더 어렵다고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우리사회 어디 한 구석에라도 제대로 명절 분위기가 나는 곳이 없을 정도로 완전히 침체된 상황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근로자는 근로자대로, 상인은 상인대로 온통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이렇게까지 경제상황을 어렵게 만든 주범으로 급격한 최저인금 인상 등 경제정책 실정(失政)을 꼽는데 주저하는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2명 중 1명은 이번 설 명절에 상여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中企 858곳을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조사를 한 결과, 절반이상이 자금사정 곤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보다 3%p 증가한 수치다. 반면 자금사정이 괜찮다고 밝힌 기업은 9.5%p에 그쳤다. 기업의 절반 이상이 자금사정이 어려운 원인으로 인건비 인상을 꼽았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경영에 악영향을 미쳤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설 상여금 지급을 계획 중인 기업은 지난해보다 4.2%p나 줄어든 51.9%에 불과했다. 기업의 경영악화는 곧바로 근로자들의 주머니 사정에도 영향을 미쳐 지갑이 얇아진 근로자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씀씀이를 줄이는 등 지출 감소로 이어질게 뻔하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여파는 기업과 근로자 뿐만 아니라 시장 경기에도 칼바람을 몰고 왔다. 장기불황에 설을 앞두고 사과, 배 등 성수품 가격이 급등한데다 자금여력이 부족한 서민들이 지출을 줄이는 바람에 현재 전통시장은 인기척이 끊겨 시장은 초상집 분위기다. “대한(大寒) 추위가 꽁꽁 얼어붙은 서민경제를 보고 기겁해 달아날 지경”이라는 어느 대구 서문시장 상인의 푸념은 설을 앞둔 시장경기의 서글픈 현주소를 한 마디로 대변해주고 있다.

설 대목 매기(買氣)가 실종되기는 경북지역도 마찬가지다. 청도에서 옷가게를 하는 한 상인은 지난해보다 새해 들어 판매부진이 더욱 심각해 임대료도 못 낼 형편이며, 한 식당 주인은 매출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쳐 조만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명절 경기는 분위기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자는 여유가 있어야 지갑에 손이 가고 그로 인해 상인은 인심을 베풀어 넉넉한 명절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가운데 경기가 살아나는데 이들 모두 그럴 형편이 못 되니 대목이 실종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나비의 작은 움직임이 폭풍우와 같은 엄청난 기상변화를 만들어낼진대 하물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초래한 결과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번 설 명절은 최저임금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그 악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 걱정이다.
정부는 설익은 정책으로 한겨울 칼바람보다 더 어려운 시기를 악전고투하는 서민들의 현실을 직시(直視)하고 이들의 고통을 줄이는 경제정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 또 당장 긴급 예산집행을 통해 명절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하며,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이 가격이 급등한 성수품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지 않도록 농축수산물 수급안정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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