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을 이야기하고 낭만을 가져오는 곳
  • 이경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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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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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 다방’ 꿈틀로서 부활
▲ ‘청포도 다방’전경
▲ ‘청포도 다방’ 내부 모습
▲ ‘청포도 다방’ 내부 모습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한국전쟁 이후 20년간 포항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종합문화공간이자 사랑방이었던 ‘청포도 다방’이 부활한다.
 포항문화재단은 문화재생사업의 일환으로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 청포도 다방을 새롭게 조성한다. 재단은 청포도 다방에서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민과 입주예술가들이 함께 소통하는 공간으로 꾸며가고 있다. 청포도 다방은 현재 공간을 조성 중인 가운데 재단은 게릴라성 행사를 진행, 지역민에게 청포도 다방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로 시작하는 이육사의 시 ‘청포도’. 매년 7월이면 회자되는 이 시는 이육사가 포항 동해면을 찾았다가, 청포도 향에 취해 지은 시로 유명하다. 청포도 다방의 청포도는 여기에서 따왔다.
 청포도 다방은 해방과 전쟁으로 먹고 살기 바빴던 그 때, ‘문화를 통해 인간다움을 실현해야 한다’는 철학과 마음이 모여 탄생됐다. 사진작가 박영달, 초대문화원장을 지낸 문화운동가 이명석 그리고 수필가 한흑구 등 포항의 1세대 문화선각자들은 전쟁으로 어려움에 놓인 포항시민들이 문화를 통해 다시금 희망을 찾고 일어설 수 있도록 문화운동을 전개했다. 이들이 포항의 문화를 논하고, 그 어떤 지역문화의 흐름과 담론을 형성한 곳이 바로 청포도 다방이다.
 지금의 포항 중앙동 우체국 뒤쪽에 자리했던 청포도 다방은 한국사진예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박영달 선생이 운영한 곳이었다. 청포도 다방은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음악 감상실을 비롯 예술가들을 위한 전시 및 토론장소로 사랑 받으며 어려운 시대상황 속 문화를 통한 포항의 부활을 논의했던 지역문화의 중심지였다. 일명 ‘청포도 살롱시대’라 불렸던 그 시대는 포항의 르네상스로, 미술과 문학, 음악, 사진 등 다양한 문화가 뿌리내렸던 때이기도 하다. 엄혹한 시대,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었던, 꿈을 꾸었던 청포도 다방. 그런 상징적 공간의 부활은 지역문화계에 의미가 깊다.
 최근 많은 이들이 아날로그로 회귀를 꿈꾸고 있다. 흑백사진과 LP, 한옥카페 등 최근 젊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것들은 조금은 촌스럽고 불편할지라도 그것만의 멋과 낭만이 있다. 이런 트렌드 속, 청포도 다방은 단순히 공간을 넘어, 지역의 문화콘텐츠로 성장해가야 한다.

 이런 가운데 포항문화재단이 청포도 다방에서 이색적인 행사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함께 음악을 듣고 즐길 수 있는 ‘청포도 음악 살롱’.
 오는 29~31일까지 사흘간 오후 7시부터 청포도 다방에서 진행되는 이번 음악 살롱은 LP와 CD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으며 또 LP와 CD를 판매 및 구입 할 수 있다.
 디제잉 클라스 또한 진행된다. 디제잉 클라스에서는 디제잉을 배울수 있으며 행사 마지막날인 31일에는 디제잉 파티가 진행되기도 한다.
 재단은 음악살롱에 참여해 자신의 추억이 담긴 음악 이야기를 전하고 또 CD와 LP를 판매할 셀러를 모집하고 있다.
 황상해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팀장은 “포항문화재단은 청포도 다방의 상징성에 다채로운 콘텐츠와 지역민과 예술가들의 소통의 장이라는 커뮤니티적 특성을 담아 꾸려갈 계획이다. 현재 조성 중인 가운데 게릴라성 행사를 진행, 청포도 다방이 현대에 어떻게 재해석되고 발전해야하는지 그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에 진행하는 청포도 음악 살롱 역시 그 고민의 일환으로 마련됐다”고 밝혔다.
 박이득 전 포항예총 회장은 “지역의 문화운동가들이 청포도 다방에서 문화운동을 펼쳤던 그 시대를 나는 ‘청포도 살롱시대’라고 명명했다”며 “6·25 전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지식층에게 유일한 대화 장소이자 문화공간이었다. 새롭게 부활한 청포도 다방이 이 뜻을 이어 또 다른 지역문화의 사랑방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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