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 페테르부르그(겨울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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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 페테르부르그(겨울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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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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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포의 러시아기행12

[경북도민일보]  겨울 궁전은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에 있는 궁전으로서 제정 러시아 군주의 겨울을 위해 1754~1762년에 지어졌다.
 바로코 양식을 표방한 궁전은 바르토로미오 라스트렐리(Bartolomeo Rastrelli)가 초안을 만들었으며 도도한 연둣빛의 색조를 띤다. 1786개의 문과 1945개의 창문이 있다. 예카테리나 1세가 첫 번째 주인이 되었다.
 궁전은 현재 회화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박물관이기도 한 에르미타쥬 미술관(State Hermitage Museum)의 복합단지에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의 일부로서 1057개의 홀과 방이 일반에게 공개되어 있다.
 러시아의 2월 혁명 이후 겨울 궁전은 러시아 임시 정부 청사로도 쓰였다. 볼셰비키 정권의 겨울궁전 급습은 10월 혁명의 발단이 되기도 하였다. 러시아 혁명이후 구 귀족들로부터 몰수한 예술품들을 모아 놓은 장소가 되었고 이를 계기로 겨울궁전과 그 주변의 문예 연구기관들을 결합시켜 오늘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이 되었다.
 겨울궁전(에르미터주 박물관)은 상트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변에 자리하고 있다. 강변에서 바라보면 더욱 운치가 있고 알렉산드르 광장에서 바라봐도 아름답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영국런던의 대영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겨울궁전과 4개의 큰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된 작품을 모두 보려면 한 작품에 1분씩만 봐도 6-7년이(총소장작 270만점, 전시로의 길이 27킬로) 걸린다고 하니 그 크기가 놀랍다.
 이곳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 미켈란젤로, 르벤스, 렘브란트등 유명 화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본관은 로마노프 왕조의 겨울궁전으로 옐리자베타 여제 시기에 건축이 되었다. 이곳에 예카테리나 2세가 수집한 유럽의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19세기 말에 일반에 공개되어 지금까지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

 이곳은 러시아인들의 자존심이고 긍지다. 영국박물관이나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은 대부분 약탈이나 탈취 된 전리품이라면 에르미터주 박물관은 제정 러시아로부터 이어온 수집과 자발적인 기증이라는 것이다.
 역시 러시아는 예술의 대국이다. 땅도 넓지만 건축, 미술, 문학등 예술분야에 독보적인 입지를 갖고 있어서 후손들이 관광수입으로 먹고 살 정도다. 사실 에르미터주 박물관은 관광객들로 떠밀려 다녀야 한다. 잠시만 머뭇거려도 일행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의 뒤 모습만 보인다. 우리 일행도 잠시 머뭇하다가 한분이 길을 잃었다. 다행히 카톡이 되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외각의 여름궁전이 외형적인 우아함이 감동을 주었다면 시내에 있는 겨울궁전은 16세기와 17세기 그려진 수많은 미술품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예술과 문학과 아름다움을 추구한 러시아인들의 위대한 예술 앞에 머리가 숙여진다.
 사실 러시아의 예술적인 아름다움은 러시아 정교회와 깊은 관련이 있다. 신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종교성과 천국에 대한 소망이 한 장르의 예술로 승화 시킨 것이다. 러시아 정교회는 볼세비키 혁명과 스탈린 정권으로 이어지면서 많은 박해와 고난을 겪었다. 러시아 정교회에 대한 소련정권의 태도가 바뀌는 계기가 된 것은 2차 대전이었다. 히틀러 군대의 침공을 받은 후 소련군이 전투에서 패전을 거듭하자 소련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고심하게 되었고 이를 위해서는 정교회의 협조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였다. 정권의 탄압책으로 고난 받고 있던 교회는 정권이 내민 손을 기꺼이 맞잡았다. 소련 정부는 교회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예배의 자유를 허용하였으며, 정교회는 방위성금을 모아 정부에 기부하였다. 이리하여 2차 대전 기간 중 양자 사이에는 러시아 민족주의를 매개로 하여 거의 밀월에 가까운 관계가 지속되었다.
 종전 후에는 교회의 지위가 다시 약간 불안정해지기는 하였으나 2차 대전 이전과 같은 극단적 교회탄압은 더 이상 행해지지 않았다. 페레스트로이카 시기는 종교의 자유가 법률을 통해 정식으로 허용되었다. 러시아의 여러 종교세력 가운데 정교회가 가장 큰 혜택을 누리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소련 해체 후 세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게 되었다. 정교회 수장은 러시아의 최고 권력자를 축복하는 역할을 다시 담당하고 있으며 국가 역시 정교회를 강력히 보호하고 있다. 러시아 민족주의의 부활과 함께, 민족 문화의 수호자로서의 정교회의 위상도 아울러 높아지고 있다.
 쌍트 페트르부르크는 한 폭의 그림이다. 제정 러시아의 절제된 고풍과 그 아름다움 그리고 도시를 통과하는 레바강의 조화는 이곳의 매력에 빠지게 한다.
 아름답다는 것은 시대가 지나고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인 것 같다.
 자작나무의 낙엽들이 저녁노을과 함께 붉게 물들어가는 쌍트 페트르부르크의 도시는 먼 태고의 신비 그 자체였다. 쌍트 페트르부르크를 여행하면서 느낀 감정은 이 도시가 하나의 공원을 걷는 느낌이었다. 이곳을 떠나오면서 마치 먼 동화속에 머물다가 빠져나오는 기분이었다. 이곳에서의 추억이 마치 구름이 둥둥 떠다니듯이 오랜 동안 그리움으로 남을 것 같다.(끝)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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