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위가 어두워 보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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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위가 어두워 보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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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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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뉴스1]  아파트 주변을 밤에 걷다 보면 많이 어두워진 것을 느낍니다. 아내에게 ‘주변을 좀 밝게 하지 이렇게 껌껌하게 해놓냐’고 하니 본인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맞장구를 쳐 줍니다. 저는 자동차 전면 유리는 선팅을 하지 않고 좌우 앞 유리는 아주 옅게 했습니다. 그렇게 해도 밤에 운전할 때는 불편한데, 좌우 유리에 짙게 선팅을 하는 것도 모자라 전면에도 선팅을 한 차를 보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의학박사 <히라마쓰 루이>가 쓴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이라는 책을 읽다가 ‘아차’했습니다. 나이 들수록 어두운 곳에서 사물을 보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20대의 경우 동공의 면적이 15.9mm²인데 70대가 되면 6.1mm²으로 절반이 된다고 합니다. 동공은 홍채에 둘러 싸여 있는 중앙에 동그랗고 검게 보이는 부분으로 빛이 많이 들어오면 좁아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넓어집니다. 동공의 면적 자체가 좁아지면 빛이 많이 들어오지 않으니 어두운 곳에서 보기 힘들게 됩니다.
 참고로, 원의 면적은 3.14x(반지름) ²이므로 동공의 지름은 20대가 4.5mm, 70대가 2.8mm가 됩니다. 그래서 젊을 때보다 2배로 밝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젊은 운전자들은 선팅을 해 놓아도 저보다 덜 불편했던 것입니다.
 노화의 과정은 눈뿐만이 아닙니다. 후각, 촉각, 청각, 근육 등 다양합니다. <히라마쓰 루이>는 자신의 책에서 수 많은 환자들을 상담하고 임상경험을 통해 겪은 내용을 적어 놓았습니다. 여기에서는 노화의 과정과 그 시기에 주의할 점들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50대인 분들은 자신의 노화과정을 상상하면서 대비하면 좋습니다. 그뿐 아니라 고령의 부모님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50대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감각기능입니다. 40대 중반부터 노안이 오기 시작하여 50대가 되면 책을 읽기 어려워지며 백내장에 걸리기 시작합니다. 50대 후반부터 노인성 난청이 시작되므로 젊은 사람들의 빠른 이야기에서 놓치는 부분이 많게 되고, TV에서 단체로 왁자지껄 떠드는 프로를 싫어하게 됩니다. 촉각이 약해지기 시작하여 가끔 이전에 비해 물건이 손에서 미끄러진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55세가 넘으면 젊은 사람에 비해 3배 이상 미각장애가 나타납니다. 나이 들어서까지 셰프를 하기 어려운 이유죠.
 이러한 감각기능뿐 아니라 기억력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단어가 적시에 생각나지 않는 건 고사하고 이야기의 상당 부분에 ‘이거, 그거, 저거’가 들어갑니다. 대부분 건망증이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근력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납니다. 가장 먼저 축소되는 곳은 우리 몸의 장(長)근육인 허벅지입니다. 그래서 다리가 가늘어지기 시작합니다. 상체는 왜소해지지 않으니 방심하기 쉬운데 상체를 보지 말고 허벅지를 보면서 심각성을 느껴야 합니다.
 60~70대를 살펴보겠습니다. 감각기능 중 시각을 보면 노안이 심해져 돋보기를 끼지 않으면 책을 읽기 어려우며, 밤에 운전할 때 잘 안보이며 맞은 편 불빛이 눈을 몹시 피로하게 만듭니다. 고령자 난청이 심해지는데, 전자음이 특히 잘 안 들리므로 대부분 고령자들 스마트폰 알람 소리는 아주 크게 되어 있습니다. 미각이 둔해져 음식을 짜게 먹습니다. 짠 맛은 젊을 때 비해 12배가 강해야 느껴지다 보니 고혈압이나 당뇨에 걸리기 쉽습니다. 후각은 비교적 오래 유지되지만 그래도 70대부터는 저하됩니다. 자신에게 나는 냄새를 잘 맡지 못할 수 있습니다. 촉각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져서, 물건을 잘 떨어뜨리고 뜨거운 물체가 닿아도 둔감하게 반응합니다. 고령자들이 전기 장판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오감 이외에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이거, 저거’ 말하면서 ‘이거’가 무엇인지 묘사하면 건망증이며 ‘이거’를 말한 거 조차 까 먹으면 치매 증상입니다. 근력이 줄어들다 보니 걷는 게 귀찮아지고 걷는 속도가 느려 집니다. 낙상이 증가합니다. 65세 이상은 낙상 사고 확률이 젊을 때 비해 2배나 높습니다. 근육이 줄어드니 방광근육도 약해져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됩니다.
 그리고 65세 이상의 40% 정도에서 입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입안이 건조하고 침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물을 자주 마셔야 하고 사람 만나기 전에 살구나 석류를 생각하면 침이 나와 좀 나아지게 됩니다. 정신적으로도 약해지기 시작해서 65세 이상의 15%가 우울상태라고 합니다. 다양한 관계망이 필요할 때입니다.
 80세가 넘으면 99%가 백내장에 걸리고 70~80%의 사람이 난청입니다. 뒤에서 들리는 소리를 잘 못 들어 교통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짜고 단 강한 맛을 좋아하고 음식의 맛을 잃어 식욕이 줄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각 역시 마찬가지여서 과다하게 향수를 뿌리기도 하고 음식이 타도 탄 냄새를 못 맡기도 합니다.
 무릎은 50% 이상, 허리는 70% 이상 관절의 변형이 옵니다. 요도 근육이 약해져 화장실을 자주 가고 성대 근육도 약화되어 말하기가 힘들고 피곤합니다. 성대(聲帶)가 남성은 67% 위축되고 여성은 26% 위축된다고 하니 남자도 적당히 수다도 떨고 노래도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근력이 약해 횡단보도를 건널 때 위험하며 잘 넘어집니다. 호흡근육이 약해져 사레가 잘 걸리거나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 폐렴이 걸리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질식사 하기도 합니다.
 청소년의 발달과정은 잘 알고 있지만 고령자의 노화과정은 그러려니 합니다. 이 과정을 알아야 노화과정에서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고 자신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는 만큼 보이 듯이 고령자의 생리적 특성을 아는 만큼 고령자에 대한 이해의 눈이 밝아집니다. 잘 숙지하시면 이해심이 넓은 너그러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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