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사람에게 전하는 위로
  • 이경관기자
상처받은 사람에게 전하는 위로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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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미술관, 14일 소장품전
현대인의 심리·트라우마 주제
지역·해외작가 21명 작품 선봬
▲ 권기철 作
▲ 김성수 作
▲ 박연숙 作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경북대학교미술관 오는 14일 소장품전 ‘공전하는 사유, 마주침의 순간들展’을 오픈한다.
 올해 상설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경북대학교미술관이 2019년을 맞아 개관 이래로 수집해 온 지역 작가 및 해외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이고자 마련했다.
 전시 타이틀인 ‘공전하는 사유, 마주침의 순간들’은 저마다의 삶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존재의 이유와 가치에 대한 생각들은 어디서든 서로의 주위를 맴돌고 있지만 지나쳐갈 뿐이다.
 우리는 타인의 존재의 내밀한 곳까지 닿지 못한다.
 특히 현대 사회의 개인이기주의나, 타인에 대한 무관심은 서로를 외면하게 하여, 스스로를 더 큰 외로움에 빠뜨린다.
 반면, 작가는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삶에 대한 고민과 태도를 내어 보인다.
 작품 앞에 선 우리는 비로소 공전하는 사유와 마주하게 된다.
 이때 일어나는 타인의 삶에 대한 공감과 자신의 삶에 대한 반추는 새로운 사고를 내면으로 유입하고, 응어리진 감정을 해소시키기도 한다.
 이는 마치 달이 지구를, 지구가 태양을 맴돌다 마주치는 순간에 가장 큰 밀물 들어오고, 썰물이 빠져나가는 현상과도 닮아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이카와 세이료, 박연숙, 윤원근, 조경희, 류재민, 신경애, 최진주, 권기철, 정용국, 최경수, 강윤정, 진 C. 메르벨, 유창호, 이동진, 엘리안느 쉬롱, 이원숙, 정자윤, 이향미, 김지현, 노부아키 마에다, 김성수 작가 등 21명의 작가의 회화, 조각, 판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공전하는 사유, 마주침의 순간들展’은 제각기 다른 삶이 작품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올 때 일어나는 위로의 경험에 네 가지의 방식이 있음을 소개한다.

 첫 번째로 심리적 상처나 트라우마를 담은 작품들은 타인에게 공감을 일으켜 그 자체로 위로가 된다.
 두 번째, 지나친 경쟁 시대에서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보게 하는 작품들은 우리에게 에너지의 재충전의 시간을 선사한다.
 세 번째,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에 집착하여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초연한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위로가 될 것이다.
 네 번째, 인간은 자신과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알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
 그리고 이를 알지 못해 불안을 느낄 때가 있다. 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인 것을 색채와 형태를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해낸 작품들은 이와 같은 인간의 무의식적 욕망을 간접적으로 나마 해소시킨다.
 박연숙 작가는 작품 ‘페르소나’를 통해 인간은 자신을 인식하고 타인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본연의 모습이 아닌 또 다른 ‘나’를 만들기 시작한다.
 작품‘Persona’는 이러한 껍질로 남은 페르소나를 표상하고자한다. 우리가 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작품을 응시하며 만나 볼 수 있다는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다.
 김성수 작가의 작품 ‘심원’은 거칠게 깎아 원색으로 칠한 작은 조각상이다.
 붉은 색 원피스를 입고 작은 가방을 둘러 맨 여인은 작가가 가진 소년의 감수성과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부터 조각되었다.
 그의 조각 작품들은 곧 자신의 기억을 남기려는 일종의 ‘기록’과도 같은 것이다. 기억은 우리가 다양한 장면에서 표출하는 감정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권기철 작가는 작품 ‘어이쿠! 봄간다’를 통해 시니컬하고 현실적인 주제들로 작품 속에서 시대를 풍자한다.
 ‘어이쿠! 봄간다’의 연작들은 묵과 색들의 조합에서 반복되는 일상과 산업화된 생활에 무감해진 현대인들이 봄을 미처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순간을 표현하고 있다.
 경북대학교미술관 관계자는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네기가 힘들 때가 있다”며 “이번 전시가 마주침의 순간을 통해 말로 못다한 위로가 되고, 서로를 마주하는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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