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바로세우기 vs 사법부 길들이기
  • 손경호기자
사법부 바로세우기 vs 사법부 길들이기
  • 손경호기자
  • 승인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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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손경호기자] 김경수 경남지사 법정구속 판결 이후 ‘적폐 판사’라는 용어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적폐라는 단어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관행, 부패, 비리 등의 폐단을 말한다. 문재인정부 들어 ‘적폐 청산’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 적폐판사로까지 번진 것이다.
진원지는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다. 민주당은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며 적폐판사 공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시절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현직 판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조만간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법관 탄핵 추진 명단 숫자는 5명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법관에 대한 탄핵 소추는 조건이 까다롭다.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재적 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된다. 현재 민주당 128석으로는 불가능한 상태다. 따라서 법관 탄핵 소추를 위해서는 150석 이상이 필요해 야당과 협력이 필요하다.
바른미래당(29명), 평화당(14명), 정의당(5명) 가운데 상당수가 동조해 줘야하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은 법관탄핵에 유보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은 또 김경수 지사의 지난 대선 여론조작 범죄에 대해 2년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성창호 부장판사의 판결문 분석 토론회를 19일 개최하기로 하는 등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법 개혁이 아닌 ‘사법부 길들이기’,‘사법부 독립 침해’,‘적폐판사 낙인찍기’ 비판이 바로 그것이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사법부의 독립은 국가권력이라도 침해하지 못하도록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3권이 분립된 상황에서 여당인 민주당의 판결문 분석 토론회는 법원의 판결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야당이 몰아붙이는 것도 이때문이다. 김경수 지사의 2심 재판에 영향을 주겠다는 뻔한 심산이라는 것이다. 1심 재판 결과에 따르면 김경수 지사는 일명 드루킹 등과 선거 여론조작에 나서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선거 여론조작은 용서받을 수 없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라는 저서에서 민주주의 붕괴 패턴으로 ‘후보를 가려내는 역할을 내던진 정당’, ‘경쟁자를 적으로 간주하는 정치인’, ‘언론을 공격하는 선출된 지도자’ 등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명백한 징후로 제시한다. 특히 책에는 민주주의는 쿠데타 같은 폭력적 방법으로만 붕괴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파시즘·공산주의·군부통치 같은 노골적 형태의 독재는 종적을 감추고 있다. 국민의 지지라는 이름으로, 사법부를 효율적으로 개편한다는 명분으로, 부패 척결이라는 기치를 내세우며 민주주의를 파괴한다고 강조한다. 부패 척결을 싫어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적폐청산 또한 싫어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러한 부패척결의 기치를 내세우는 지도자로 인해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저자들은 제5장 ‘민주주의를 지켜온 보이지 않는 규범’에서 “정치인이 상대를 정당한 경쟁자로 받아들일 때 그들은 자제의 규범도 기꺼이 실천하려 든다. 또한 경쟁자를 위협적인 존재로 보지 않는 정치인은 상대를 권력 경쟁에서 퇴출시키려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시점에서 국민들은 여당의 법관 탄핵 추진이 ‘사법부 바로세우기’와 ‘사법부 길들이기’ 가운데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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