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랐던 실존인물 연기 느낌 달라
유관순 열사役 위해 5일간 금식
배우 고아성이 ‘항거: 유관순 이야기’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실존인물을 연기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19일 오전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에서 유관순 열사 역을 맡은 고아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항거’는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세평도 안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고아성은 극 중 어두운 시대 상황 속에서도 자유와 해방을 향한 용기를 잃지 않고 고향 충남 병천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대담한 열일곱 소녀 유관순 역으로 열연했다. 유관순은 일제 치하에 있는 한 바깥 세상도 감옥이나 다름 없다면서 감형해주겠다는 일제의 회유에도 끝까지 자신이 죄수인 것을 부인하며 3·1 만세운동 1주년을 기념해 또 한 번의 만세를 계획한다.
이날 고아성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아봤고 일주일 정도 고민을 했고 감독님과 미팅을 갖고 바로 하게 된 것 같다”며 “이전에 인터뷰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실존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게 소원이었다. 그 전까지 연기는 실존인물을 연기해본 경험이 없었다. 막상 실존인물에 영화가 다가오니까 기분이 다르더라. 마냥 소원을 이루는 느낌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그는 “유관순 열사님을 생각하면 존경이나 성스러움 이외에 어떤 감정을 감히 느낄 수가 없었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반면 이 영화는 인간적인 부분이 많다. 영화 시작이 감옥에 들어가면서부터인데, 사실 영화 안에서는 감옥에 가장 마지막에 들어오는 사람이기도 하다. 가장 늦게 들어오는 사람이 ‘우리는 개구리가 아니다’라고 외치기까지 어떤 감정이 있었을 거라고 봤다. 사소한 인간적인 감정을 정리하는 게 쉽지 않았다. 유관순 열사님을 생각하면 성스러움과 존경의 느낌이 있었는데 이젠 외에 다양한 감정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고아성은 “촬영 때 기도하듯이 연기를 했었던 것 같다. 연기를 하면 사실 영화를 만드는 데 목적을 뒀었는데 이번에는 마음을 전하는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유관순 열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그 점이 가장 좋았다”며 “생애 전부를 그리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읽었는데 그게 아니었고 어떻게 보면 제한적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라 영화에 잘 담길 수 있을까 했다. 전체 삶의 축약 같은, 내면에 있었던 순간들을 축약하는 영화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5일간 금식한 이유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촬영 마지막에 5일 휴일을 주겠다고 하셨다. 분장 선생님과 상의를 충분히 해서 차이를 많이 주려고 했다. 처음엔 기존 몸무게보다 찌운 상태로 시작해서 점점 뺐다. 실제 금식한 것은 5일 정도”라며 “크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긴장을 그렇게 많이한 적이 없었다. 촬영하기 전에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하고 긴장 없는 상태를 만들지만 이번엔 마이크가 심장 소리가 다 들릴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다. 책임감이 컸다”고 고백했다.
또 고아성은 “‘명량’ 개봉 당시 최민식 선배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선배님이 이순신 장군님과 10분 만 대화를 해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게 이해가 갔다”고 말했다. “‘왜 (유관순이) 나일까’ 그런 생각도 안 했다. 결정을 했던 순간부터 정신없이 작품에만 몰입해서 다른 생각을 할 여유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내내 눈물을 보였던 고아성은 “이입이나 공감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사소했던 감정들 때문”이라며 “유관순 열사의 인간적인 마음을 떠올릴 때 울컥하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한편 ‘항거’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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