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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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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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이철우 시인
칼럼니스트

[경북도민일보] 내일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단계로 장시간 외출은 삼가는게 좋겠다는 뉴스가 나온다. 창문을 열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밤마다 콜록거리던 별들은 모두 어디로 떠나버렸는지 잿빛하늘이 음음하기 그지없다. 내일 등산계획은 취소하고 가벼운 실내운동이나 해야겠다.
이처럼 비나 구름, 바람, 기온 등의 기상 상태는 사람의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운명까지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불과 백년전만 하더라도 많은 어부들이 거센풍랑이나 태풍에 휩쓸려 죽는 경우가 많았던 까닭도 그 당시 과학기술로는 정확한 일기예보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요즘은 국가기상센터에서 위성관측과 슈퍼컴퓨터 등의 첨단장비로 축적된 데이터와 실시간 상태를 종합분석하여 거의 정확하게  날씨변화를 미리 알려주기에 기상변화로 낭패를 겪는 일은 매우 드문 시대가 됐다.
우리의 인생도 일기예보처럼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알 수 없을까?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은 숙명의 각본따라  살아지고 형성된 것일까?  높은 산에 올라 먼 곳을 내려다보듯 살아온 과정을 반추해보면 분명하게 보이는 것이 있다. 그것은 귀납적이었다. 갈망하던 꿈을 따라 살아진 것도 아니었고, 비루하게 주어진 환경 때문도 아니었다. 사람의 성질이나 됨됨이, 즉 내 성품대로 살아진 모습이었던 것이었다. 모든 과거로부터의 귀착점은 항상 현재이며, 지금의 사회적 위치, 인간관계, 가진 소유, 인격 등은 그 결과물이였다.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수없이 많았다. 짙푸른 멍이 들도록 가슴을 치며 후회해도 되돌릴수 없는 연속선 어느 한점에서 존재를 규정하는 시간에 떠밀려 앞으로 가는 길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나아갈 수 밖에 없다면 남은 생은 어찌 살아야 하나! 내일, 한달 뒤, 1년 후에  10년 후에, 그리고 죽음 앞에 설 때, 나는 어떤  모습일까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제 해답은 분명해진다. 살아온 날들이 반증하듯 앞으로의 삶 또한 지금 내 성품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우리가 눈으로 보고 듣고 활동하는 외부세계이고, 또 하나는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내부의 세계이다. 두 세계 중에서 외부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꿀수는 없지만, 내부세계인 자신의 마음은 제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살아가면서 어떤일이 닥치더라도 그 문제를 대하는 태도를 분명하게 취하는건 내 자신에게 달린 일이며 그것이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갈것이다.
기실, 삶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어느날 갑자기 일어났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오래전부터 조금씩 누적되어 오다가 겉으로 드러났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일이 일이 터지면 그 문제의 원인과 본질을 파악하지 아니하고, 터진 문제의 현상 즉,  문제 그 자체의 말단에 매달려 우왕좌왕한다. 그렇기에 무조건 열심히 산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본질을 제대로 알고 살아야 한다. 제대로 안다는건 자신의 성품을 안다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성품으로 바꾸는 부단한 노력이 결국 좋은 인생을 만들어 낸다.
나는 늘 아득하게 먼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지나간 과거에 대해 끝없이 한탄하며 후회했다. 그러면서 정작 과거와 미래를 만들어가는 오늘에 충실하지 못했다. 참으로 어리석은 날들이었다. 20년, 30년후의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낱알같은 오늘이라는 이 하루를 잘살아내면 그 낱알이 중첩되어 마침내 좋은 인생이 되는 것이었다.
나는 아침마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듯 내 마음의 창을 열면 오늘의 내 삶을 예보할 수 있다. 하늘의 먹구름은 비를 내리고 내 마음속에 불평과 비관의 먹구름은 짜증과 다툼의 소나기에 젖게 할 것이다. 그러나 봄볕같은 따스한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면 오늘 이 하루는 감사로 꽃을 피우는 좋은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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