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동’ 공직사회 시스템 개선해야
  • 경북도민일보
‘복지부동’ 공직사회 시스템 개선해야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9.0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관가에 복지부동이 심각하다는 보도다. 문재인정부가 끝나는 3년 뒤에 적폐로 몰릴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공직사회가 웅크리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적극 행정’을 강조하지만 공직사회는 경직되기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직사회가 이처럼 복지부동(伏地不動)을 하는 이유는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 이후 공무원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학습효과다. 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아니한다는 뜻의 복지부동은 주어진 일이나 업무를 처리하는 데 몸을 사리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적극 행정은 면책과 장려하고, 소극 행정이나 부작위 행정은 문책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아무리 이 같이 강조하더라도 3년 가량 있으면 끝나는 정부에 목숨을 걸 공무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적극 행정을 ‘신적폐’로 몰아 구속시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정부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 인사들까지 적폐로 몰아 단죄 중이다. 죄를 지었으면 당연히 처벌받는게 법치주의임은 두 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이번 정부나 차기 정부에서는 용케 넘어가도 차차기 정부에서 적폐로 몰면 감옥을 갈 수 있다는 학습효과만 각인됐을 뿐이다.

결국 공직사회는 앞으로도 계속 소극행정만 하는 보신주의로 흐를 수 밖에 없다. 이로인해 자기살길을 찾기 위해 녹음이나 비망록을 남기는 것도 관가의 신풍속이 되고 있다고 한다.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상급자인 모 서기관으로부터 비망록을 만들라는 충고를 들었다는 이야기가 회자되면서 더욱 가속화될 듯 하다. 현 정권의 지시라도 다음 정권에서 적폐로 몰리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자기방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에는 보안성이 강한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는 공무원도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행동도 어차피 부질없는 행동이다.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메시지가 삭제되는 보안성이 강한 메신저를 사용하겠지만, 업무를 지시받는 하급자가 사진 형태로 업무지시 증거를 남겨놓을 것이니 말이다. 관가의 복지부동은 대국민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져 전체적으로는 국가의 손해다. 정부 차원에서도 추진하는 정책에 속도가 나지 않고, 해당부처에서 생산되는 새로운 정책 제안도 올스톱될 수 밖에 없다.
복지부동이 심해지면 복지안동(伏地眼動)이 된다. 땅에 납작 엎드려 눈만 굴리며 분위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만 하게 된다. 공무원들은  철밥통이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행동한다고 해도 정년이 보장된다. 그러니 굳이 신적폐로 몰릴 일을 할 필요가 없다.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일하게 하는 것은 정권을 책임진 문재인 정부의 몫이다. 이대로 계속된다면 국민 세금만 축내는 공직사회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자세를 혁파할 시스템 개선에 나서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