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無道)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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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無道)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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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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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시인·칼럼니스트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경북도민일보] 옛말에 ‘비둘기에게는 3가지의 예가 있고 까마귀에게는 반포의 효가 있다’라는 속담이 있다. 비둘기는 나뭇가지에 앉을 때 나이 많은 새보다 3단 아래의 가지에 앉아 공경을 표하고 까마귀는 늙은 어미를 공양한다는 뜻이다. 한낱 미물도 이러할진대 짐승보다 못한 행위로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일들이 요즘 자주 발생한다. 길거리에서 20대 청년이 아무 이유도 없이 폐지 줍는 할머니를 마구 폭행하고, 연세 많은 아파트경비원에게 반말과 욕설을 서슴없이 내뱉는가 하면 쳐다보는 표정이 기분 나쁘다고 주먹질까지 한 경우도 있다고 하니 “무도(無道)의 세상이 되어 밖에 나가기가 무섭다”는 어느 어르신의 말이 가히 틀린 말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요즘은 ‘어른을 공경하라’는 말은 시대에 맞지 않는 관습이나 잔소리쯤으로 여기고, 노인들을 향해 사회적 생산기능을 상실하고 연금을 축내는 소모적인 세대로 치부한다. 과연 그럴까? 정신의 가장 아름다운 점은 늙어서 존중된다는 스탕달의 말처럼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아직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먼저 경험하여 깨달은 숱한 지혜가 있고 분별력이 있다. 물론 그들은 첨단 IT기기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고 최신유행도 잘 모른다. 그러나 노인들은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고난의 시대를 살아왔고, 적어도 우리가 앞으로 겪게 될 한계상황보다 더 큰 어려움을 헤쳐나오면서 헤아릴 수 없는 통찰력과 지혜를 가지고 있다. 삶의 올바른 길을 찾아 헤매이는 현대인들을 바라보며 ‘인생의 성공과 행복에 관한 수많은 책과 강연의 홍수 속에 살아가면서도 왜 우리는 여전히 불행한가?’ 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고자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던 한 학자가 있었다. 그가 바로 세계적인 사회학자이자 인간생태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미국 코넬대학교의 칼 필레머 교수이다. 그는 그가 가진 많은 지식과 오랜기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사람마다 각기 다른 삶의 환경, 가치관 때문에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공통적인 결론을 얻을수 없었다.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노인이었다.  우리보다 먼저 모든 인생길을 걸어본 사람들의 축적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금언을 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그는 각계각층의 70세 이상 노인 1000여명을 인터뷰하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어떻게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았고 책으로 출간하여 전세계인들을 감동시켰다.
오래된 현악기에서 깊은 선율이 흘러나오듯 흘러가는 시간은 모든 것을  가르쳐준다. 오래 묵은 나무는 뿌리가 깊고 나이 많은 사람은 넓은 경험으로 축적된 지혜와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마치 어린아이의 표정을 보고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말하려는지 짐작할 수 있듯 그들은 삶을 훤히 꿰뚫고 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갖은 실패와 고생을 겪은 후에 돌고 돌아와서는 결국 ‘그때 하신 그 말이 맞는 말이다’라며 후회한다. 그러므로 인생의 경험자이자 선배인 어른을 존중하고 공경하며 그 입의 말을 귀담아 들으면 우리는 겪지 않아도 될 좌절과 실패, 많은 불필요한 일들을 피해갈 수 있다. 그것은 한번뿐인 우리 인생을 너무도 효율적이고 가치있게 살게 만든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우리가 무지하거나 나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지나치게 자신의 자만이 강해 진리의 가르침이나 어른들의 가르침과 충고를 무시하고 마음에 새기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와 어른들을 공경하고 삶이 가르쳐준 그 지혜를 귀담아 들으라. 국가와 시대와 종족을 초월하여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복된 삶을 누리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타인을 배려하고 어른을 섬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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