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하’ 에 쏟은 진심… 좋은 영화로 다가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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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하’ 에 쏟은 진심… 좋은 영화로 다가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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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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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비극적 운명에 고독한 캐릭터 나한 역 열연
박목사와 상반되는 이미지 위해 헤어스타일 등 변신

 

영화를 보다가 도중에 참지 못해 나가는 관객들도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불교 용어에서 따온 제목 ‘사바하’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사바하’는 신흥 종교 비리를 찾아내는 종교문제연구소 박목사(이정재 분)가 사슴동산이라는 새로운 종교단체의 실체에 접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바하’는 낯선 소재를 사용했지만 연출의 의도한 바가 분명한, 짜임새 있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감독이 숨겨놓은 ‘떡밥’들을 제대로 캐치해내기만 한다면 흥미를 느끼기 충분하다.
최근 만난 박정민은 ‘사바하’를 “슬픔에 가까운 쓸쓸한 영화”라고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정민이 소화한 나한은 영화 속에서 무척 고독한 캐릭터다. 비극적인 운명 속에서 신념을 택하려 하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아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나한은) 너무 극단적 상황에 놓인 친구라서 100%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결국엔 모든 역할이 100%를 이해하기는 어렵지만요. 제가 갖고 있는 경험과 감정을 비슷하게 녹여야 하는데, 캐릭터를 관통하는 정서와 나를 관통하는 정서 사이에 어떤 비슷한 게 있는지 찾아내는 싸움이에요. 나한의 가장 큰 트라우마는 엄마였어요. 죄의식과 혼란 속에서 악몽을 꿀 때마다 엄마가 나오고, 구해주죠. 나한이가 엄마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 내가 가진 엄마에 대한 감정을 잘 생각했어야 하는 문제였어요.”
‘사바하’의 크랭크인 직전 ‘변산’이 크랭크업했다. 그만큼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변산’에서 랩을 하고 가사를 쓰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만큼, 한 텀 쉬려고 마음을 먹었었다. ‘사바하’의 시나리오를 보기 전까지는.
“시나리오의 힘이 굉장하다고 느꼈어요. 시나리오는 글자로 돼 있죠. 글만 따라가는데,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 같았어요. 중편 추리 소설을 읽는 느낌으로요. 어떻게 되려나 그게 궁금했던 시나리오였고, 안 하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어 하기로 했어요. 그 타이밍에 몸이 너무 안 좋아 쉬려고 했는데, 읽고 나니 ‘쉬어서 뭐하나’ 싶더라고요.”

열정으로 영화를 택했지만, 초반이 쉽지는 않았다. 보다 못한 장재현 감독이 나섰다.
“중간에 촬영을 하다 말고 감독님이 오셔서 ‘내일부터 일주일의 시간을 드릴테니 따뜻한 나라에 다녀오세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쉬고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 덕분에 쉬고와서 2회차, 3회차 촬영을 하면서는 ‘아 이제 됐다’ 싶었어요.”
이 영화를 위해 박정민은 머리를 노랗게 염색했다. 그의 노란 머리는 힙합 영화 ‘변산’ 때문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는데, 박정민은 이 헤어스타일의 변화가 ‘고도의 위장술’이라고 설명했다.
“박목사와 대비가 많이 됐어야 했어요. 둘이 같이 있을 때 이 둘이 뭔가 같은 색깔의 옷을 입으면 같은 팀 같을 거 같다. 둘이 손을 잡고 해결애햐 할 것 같은, 전혀 다른 색이 있는 이미지를 줘야한다고 얘기했던 것 같아요. 저도 그 의견에 동의했고요.”
‘사바하’ 촬영이 끝난 후에도 박정민은 쉼 없이 달렸다. ‘사냥의 시간’과 ‘타짜: 원 아이드 잭’의 촬영을 끝냈고, 마동석과 출연하는 ‘시동’이 곧 촬영 시작을 앞두고 있다. 마음 놓고 멍 때릴 시간이 없어서 조금 아쉬움을 느낄 뿐이다.
인터뷰의 말미. ‘사바하’의 스포일러를 하지 않기 위해 애썼던 박정민은 ‘사바하’에 대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라면서 아낌없는 애정을 표했다. 또 “하루도 빠짐없이 이 영화에 쏟은 진심이 있다”면서 “‘사바하’가 좋은 영화로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도 했다. 
“그냥 가서 보라고 해요.(웃음) 아무 얘기도 안 해 주고요.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가서 보라고 했어요. 설명하면 한도 끝도 없으니까. 그게 그 사람에게도 좋아요. 뭘 말해주고 하는 것보다는 가서 보고 얘기하는 것이요. ‘무슨 영화야?’ 물으면 기본적으로는 스릴러 영화라고 해요. ‘약간 추리물 같기도 하고, 스릴러물이기도 한데 가서 보고 얘기하자’고 해요. 저도 얘기하기가 복잡해요. 한번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면 어디까지 얘기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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