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주총회 소집 추진에도
경영진·이사회 일방적 처분
행동주의 헤지펀드 스타보드
294장짜리 PPT 발표 나서
경영실패 비판 미래비전 제시
주주총회 승리로 12인 이사진
전원교체 이끌며 주가 급상승
다든 레스토랑(Darden Restaurants)은 세계에서 가장 큰 레스토랑 체인이다. 브랜드 중에는 올리브 가든이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최고급 레스토랑 2개와 캐주얼 레스토랑 6개 브랜드로 모두 1500개의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종업원 수는 15만 명이 넘는다. 2018년 매출이 80억 달러인 포츈500 기업이다.
창업자 윌리엄 다든이 19세의 나이로 1938년에 조지아 주 웨이크로스에서 그린 프록(Green Frog)이라는 이름으로 개업했다. 고속 성장했고 고객들이 해산물 메뉴를 가장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1968년에 레드 랍스터(Red Lobster)를 플로리다 주 레이크랜드에서 출범시켰다. 해산물 레스토랑이 내륙에서 출발한 특이한 사례다.
다든은 1970년에 회사를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에 매각하고 자신은 총지배인이 되었는데 나중에 부사장이 되었다. 다든이 회사를 판 이유는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없어서였다. 1982년에 이태리 레스토랑 올리브 가든이 올랜도에서 개장했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레스토랑 브랜드다.
1995년에 제너럴 밀스는 식품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레스토랑사업을 분리하기로 결정하고 창업자의 이름을 따서 다든 레스토랑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2013년 무렵 회사가 슬럼프에 빠지자 행동주의 헤지펀드 스타보드(Starboard Value)가 5.6%지분으로 주주로 등장했다. 지난 3월 1일에 엘리엇과 공동으로 이베이와 휴전협정을 체결한 행동주의 헤지펀드다. (관련기사 : 현대차와 엘리엇의 사외이사후보 추천) 스타보드는 회사를 두 개로 분리하는 것을 포함한 구조개편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회사는 그 제안을 무시하고 2014년에 레드 랍스터를 사모펀드 골든게이트 캐피탈에 21억 달러에 매각해 버렸다.
스타보드는 주주들을 규합해 임기 만료되는 이사 전원을 교체하기로 했다. 스타보드는 294장짜리 PPT를 준비해서 회사의 경영실패를 비판하고 새 이사진들이 끌어갈 미래의 비전을 제시했다. 일반에도 공개된 이 자료에는 파스타를 조리할 때 물에 소금을 넣지 않는다든지 하는 세부적인 문제들도 포함되었다. 고객들이 불만을 표시한 음식의 사진까지 넣었다.
특히 올리브 가든이 고객에게 무료 그리시니(breadstick)를 과하게 제공한다는 비판은 재미있었기 때문에 언론이 집중 조명했다. 1년에 7억 개인데 고객 한 사람에 3개라는 수치도 들어있었다. 1개를 제공하고 추가로 1개까지만 제공한다면 연 500만 달러가 절약된다는 결론이다. 한꺼번에 잔뜩 테이블에 갖다놓는 것보다 훨씬 신선해지고 종업원들과 고객 간의 대화도 많아진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때문에 스타보드는 전국의 올리브 가든 고객들로부터 항의 메일을 받았다. 그러나 스타보드는 주주들의 지지를 받아 주주총회에서 승리했고 12인 이사 전원이 교체됐다. 사실상 적대적 M&A가 발생한 것이다. S&P500 회사가 행동주의 펀드에 접수된 첫 사례다.
2014년 10월 인수 후부터 6개월간 주가가 33% 상승했다. ‘고객의 체험(Guest Experience)’을 최고의 가치로 두었다. 스타보드 CEO 제프리 스미스와 새 이사들은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일을 모두 직접 체험해 보았다고 한다. 회사의 부동산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운용했다. 스타보드는 임대료가 상승할 경우에 발생할 위험을 부담하고라도 다든이 소유하고 있는 1270건의 부동산을 처분하라는 제안을 냈었다.
다든과 같은 사례는 쉽게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행동주의 펀드가 이사회 전체를 장악하는 것은 ‘퍼펙트 스톰’ 같은 특수한 상황이 조성되어야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수 주주들이 레드 랍스터 매각을 반대하고 그를 저지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자산을 처분한 경영진과 이사회의 처사가 그 퍼펙트 스톰을 일으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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