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 송시열 유배 행적 유일한 기록 완역 출간
  • 이경관기자
우암 송시열 유배 행적 유일한 기록 완역 출간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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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 선생 장기적거실기’ 출간
포항 장기로 온 유배 행적
알 수 있는 하나 뿐인 기록
신일권 위덕대 교수 완역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송시열의 장기 유배지 생활을 기록한 ‘우암 선생 장기적거실기’<사진>가 완역, 출간돼 화제다.
 위덕대학교 한문학과 신일권 교수는 최근 우암 선생이 장기에 거주한 실제 행적을 서술한 하나 뿐인 기록 이유의 ‘우암 선생 장기적거실기’를 완역, 출간했다.
 이번 신 교수의 ‘우암 선생 장기적거실기’ 완역, 출간은 우암 송시열이 포항 장기로 유배온 뒤의 구체적인 행적을 알 수 있는 책으로 더욱 의미가 있다.
 ‘우암 선생 장기적거실기’는 영일에 유배와 있던 지평 이유(李瑜, 1691-1736)가 1725년 2월에 기록한 것이다.
 책에 따르면 우암 송시열의 장기 유배기간은 1675년(69세, 숙종1) 6월에 경상도 장기로 이배됐다가, 1679년(73세, 숙종5) 4월 거제도로 이배되기까지 3년 10개월이다.
 우암의 유배 발단은 효종비인 인선왕후의 별세로 자의대비의 복상 문제가 논의되자, 그의 의견을 따르는 서인은 대공복을 주장하고 남인은 기년복을 주장했는데, 남인의 주장이 채택되자 서인의 실각과 함께 우암도 파직되어 삭출됐다.

 송시열은 장기 유배기간에 ‘정몽주신도비’를 짓고 ‘주자대전차의’를 완성했다. 또 ‘이정전서’를 보기 쉽게 류별로 편차한 ‘정서분류’를 편하고, 퇴계의 ‘경서질의’와 ‘기선록’을 증정했다.
 1816자의 ‘우암 선생 장기적거실기’에는 그의 유배생활과 선비상을 비롯해 장기현 주민들의 풍습을 계도하는 등의 일화 등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다.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장기 유배생활의 송시열의 모습은 “뜰 앞에 작은 채소밭을 만들어 놓고 친히 스스로 모종을 심고 풀을 벴다. 또한 밭 가운데 생강을 심었다. 행단을 쌓고 그 아래 우물을 파서 금붕어를 길렀다. (…)좌우에는 책이 늘 수백 권이 있었다”는 것 처럼 인간미가 넘쳤다.
 또 “선생은 울타리가 없어진 곳에 이르면 혹여 한 걸음이라도 울타리 경계를 넘었을까 두려워하여 문득 발길을 돌리고 집안사람에게 묻기를 “내가 산책할 때 혹 울타리 경계를 넘어간 적이 있었느냐”고 했고, 집안사람은 대답하기를 “일찍이 그러한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했다. 선생이 말하기를 “그러면 다행이다”라고 하였으니 대개 근신하는 것이 이와 같았다”에서 볼 수 있듯이, 죄인으로서 스스로 근신하고자 하는 우암 선생의 성격, 선비정신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신일권 교수는 “우암이 ‘천천히 걸어 수레에 맞먹게 하고, 늦게 먹어 고기에 맞먹게 하라. 선을 행하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요, 이익을 구하면 도리어 해롭다’를 크게 써서 서유원에게 주니 병풍으로 만들어 가보로 삼았다는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장기 유배 생활 중, 지역민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며 “‘우암선생 장기적거실기’를 통해 우암의 장기 귀양살이 모습과 행적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의 완역을 계기로 송시열의 장기 유배에 대한 새로운 연구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한편 ‘우암선생 장기적거실기’는 우암에게 현재 장기초등학교 교정인 곳에 거주지를 제공한 오도전의 후손이 보관하다 분실했고, 분실되기 전 장기지역 향토사학자가 복사해 20년 만에 신 교수에게 전달돼 완역될 수 있었으며 예산이 없어 출간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은 서석영 장기면장이 사재를 털어 120권을 내면서 빛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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