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달동네’ 가 그리운 이유
  • 김대욱기자
드라마 ‘달동네’ 가 그리운 이유
  • 김대욱기자
  • 승인 2019.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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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의 모든 TV드라마
‘잘 나가는 사람들’ 주인공
1인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물질만능주의·배금주의 팽배
우리는 과연 지금 행복할까

[경북도민일보 = 김대욱기자] 최근 TV에서는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그린 드라마를 찾아볼수 없다.
거의 모든 드라마가 재벌가 사람들, 대기업 간부, 변호사나 의사와 같은 전문직 등 돈 잘버는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의 삶은 말 그대로 화려하다. 좋은 차와 집은 물론이고 옷, 가방, 구두, 시계 등 각종 명품으로 치장하고 여행 등을 위해 해외를 제집 드나들듯하며 삶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도 저런 삶을 살아봤으면 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한 ‘인지상정(人之常情)’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문제는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지않은 사람들이 능력도 되지 않으면서 실제로 그들을 따라하는데 있다.
연봉이나 수입은 얼마되지 않는데 할부로 외제차를 구입하고 카드로 명품 옷, 가방 등을 사는 사람들을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다.
이들 중에는 카드빚을 갚지못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드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물질만능주의가 절정에 달해 있기 때문이다. 집과 차, 옷, 가방 등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해 있으니 자기 주관이나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들이 드라마 주인공을 따라 무리한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질만능주의와 배금주의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지도 오래됐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깊숙이 물질만능주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학교, 심지어 유치원에서까지 부모의 집 평수와 차종 등이 대화 주제가 되고 있는 세상이다.
과거에는 ‘달동네’, ‘전원일기’처럼 서민들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가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달동네’의 경우 1980년10월부터 1981년9월까지 불과 1년정도 밖에 방영되지 않았지만 종영후 40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우리 뇌리에 깊이 각인돼 있다.
이 드라마는 도시 속 실향민들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로 말 그대로 달동네 주민들의 애환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가족들간의 사랑, 행복 등을 그리면서 시청률이 50~60%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장수 프로그램이었던 전원일기는 1980년10월부터 2002년12월까지 무려 22년간 방영됐는데 농촌을 무대로 농민들의 일상을 다루면서 현대인들로하여금 고향에 대한 진한 향수와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드라마들은 자취를 감췄다. 이는 드라마가 시청률로 먹고 살고 그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을 감안했을때 이런 드라마들이 더 이상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방증(傍證)’이다.
이제 많은 시청자들이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구질구질하게 생각하고 ‘잘 나가는 사람들’의 화려한 삶에만 관심을 갖기 때문에 이런 드라마들이 사라진 것 같다. 요즘들어 드라마 ‘달동네’가 그리워진다. 유년시절 밤마다 가족들 모두 TV앞에 모여 앉아 ‘달동네’를 보며 도란 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함께 웃고 울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때는 좋은 집이 아니어도 좋은 차가 없어도 드라마 한편으로 우리 모두 행복했다. 이제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걸까.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경제적 풍요 속에 물질만능주의 수렁에 깊이 빠진 우리는 지금 과연 행복한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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