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인프라 주총의 소액주주
  • 뉴스1
맥쿼리인프라 주총의 소액주주
  • 뉴스1
  • 승인 2019.0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년·중장년 등 다양한 계층
소액주주들 대거 참석 눈길
힘들게 번 내 돈으로 투자
회사 미래와 수익률 기대에
적은 비중에도 적극 목소리
기업지배구조의 풀뿌리 역할
회사·자본시장·법테두리가
소액주주 배려해야하는 이유

지난주에 투자회사 ‘맥쿼리인프라’ 정기주주총회가 있었다. 필자는 일반 상장회사의 사외이사격인 감독이사 후보로 참석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주총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많은 소액주주들이 참석했는데 청년들도 많았지만 중장년층이 다수로 보였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뮤추얼 펀드가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이 눈에 보였다. 한 주주가 은퇴 후 생활 자금 전부를 펀드수익에서 조달한다고 발언할 때는 기업과 자본시장의 사회적 책임이 엄중하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이 회사 주주들은 다수가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다. 국내 소액주주들인 개인투자자 비중은 27% 정도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이 주총에 적극적으로 참석해서 존재감이 크다. 무엇보다도, 회사의 사업과 자신의 투자금의 미래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커서 시간을 내 ‘매우나쁨’ 초미세먼지를 뚫고 주총장까지 나온 것이다. 주주들의 전문적이고 날카로운 질의와 경영진의 진지하고 성실한 답변이 장시간 이어졌는데 ‘예의 바른’ 주총의 교과서를 보는 듯했다. 필자의 전공 관계로 지난 약 25년 동안 무수한 주총을 보아 왔지만 진행과 내용 공히 가장 진보된 모습을 보였다.
맥쿼리인프라는 국내 유일의 회사형 상장 뮤추얼 펀드다. 시가총액이 70위 권에 드는데 삼성증권, 대한항공보다 약간 큰 규모다. 인천대교, 인천공항 고속도로, 부산신항 같은 사회간접시설에 투자한다. 투자자산의 성격상 장기투자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적이 탁월해서 투자자 저변이 확대되면 장래 고령사회의 국민주로 부상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10년 동안 개인투자자 비중이 거의 5배로 늘었고 투자펀드로서 유상증자에 성공하는 기록도 세웠다.

맥쿼리인프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1969년에 출범한 글로벌 투자은행 호주 맥쿼리그룹의 일부인 맥쿼리코리아가 운용한다. 맥쿼리그룹은 글로벌 1위의 인프라자산운용회사다. 총 약 450조 원의 운용자산(AUM)에서 인프라 분야만 100조 원이 넘는다. 도로, 교량, 항만 등 전통적인 자산 외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투자의 세계적인 경향에 맞추어 신·재생에너지, 규제유틸리티 등에도 투자한다. 일반 투자도 크다. 삼성전자의 5.88% 주주다.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중 가장 큰 것이다. 중국 평안보험과 대만의 TSMC가 5.17%와 4.98%로 그다음이고 LG화학과 알리바바도 3.36%, 2.60%를 가지고 있다.
맥쿼리그룹의 이름은 라클란 맥쿼리(Lachlan Macquarie, 1762~1824) 총독의 이름을 딴 것이다. 맥쿼리 총독은 영국의 유배식민지였던 호주를 근대 호주로 변모시킨 사회변화를 이끌었던 인물로 호주의 국부로까지 불린다. 노예제도를 폐지하는 데도 힘썼다. 시드니에 있는 맥쿼리대학교도 마찬가지로 그 이름을 가져다 썼다. 맥쿼리 총독은 1813년에 통화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스페인에서 4만 개의 은화를 수입해서 중앙에 원형으로 구멍을 내 유통시켰는데 호주 최초의 독자 주화다(Holey Dollar). 금융위기가 극복되었다. 맥쿼리의 로고는 호주 최초의 금융혁신이었던 그 주화 모양을 본뜬 것이다. 
맥쿼리인프라뿐 아니라 올 시즌 주총들은 여러모로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와 미래에 큰 변화가 발생할 것임을 느끼게 한다. 엘리엇의 주주제안으로 현대차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후보 각각의 선출과정과 자격에 대한 정밀한 평가가 이루어졌고 표결이 진행되었다. 삼성전자 주총에도 총 약 76만 명 중 1000명 넘는 주주들이 참석해 자리가 모자랐다고 한다. 소액주주들은 비중이 작지만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목소리를 낸다.
힘들게 번 ‘내 돈’을 투자한 사람들이다. 소액주주는 기업지배구조의 풀뿌리이기 때문에 비중에 비해 수행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회사, 자본시장, 법제도가 소액주주들을 특별히 배려해야 하는 이유다. 김화진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