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災로 드러난 포항지진… 여전히 아물지 않는 상처
  • 이상호기자
人災로 드러난 포항지진… 여전히 아물지 않는 상처
  • 이상호기자
  • 승인 201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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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발전소 촉발 지진 불구
엉뚱한 정책으로 피해 계속

간접보상금 차이 두는 포항시
재난지원금 환수 조치 논란도

주민에 형평성 운운하는 HUG
보증금 반환 기간 연장 안해
피해 입은 집주인 이중고 겪어
포항지진을 촉발시킨 포항 흥해읍에 있는 지열발전소 모습.
포항지진을 촉발시킨 포항 흥해읍에 있는 지열발전소 모습.
지난달 20일 정부조사연구단이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가 촉발해 발생했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정부조사연구단이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가 촉발해 발생했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지진임에도 포항시의 올바르지 못한 보상정책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전파된 대웅파크맨션 2차 모습.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지진임에도 포항시의 올바르지 못한 보상정책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전파된 대웅파크맨션 2차 모습.

[경북도민일보 = 이상호기자]  지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흥해지진이 자연지진이 아닌 지열발전소가 촉발했다는 정부조사연구단의 결과가 나온 가운데 지진과 관련된 엉뚱한 정책으로 인해 2차 피해를 입는 주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세입자들은 지진 후 각종 지원으로 큰 무리 없이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지진으로 재산피해를 입은 집주인들은 현재까지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진으로 인해 2차 피해를 입고 있는 집주인들의 고민을 들어 봤다.

 ■ 전파주택 감정평가 간접보상금 차이 두는 포항시
 현재 포항시는 정부가 세운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지진으로 전파 피해를 입은 공동주택 감정평가와 간접보상금을 책정하고 있다. 이 정책에는 대부분 흥해읍 전파피해를 입은 공동주택들이 포함됐고 시는 흥해가 특별도시재생지역으로 선정돼 도시재생을 하고자 전파주택을 사들인 뒤 이곳에 각종 사업을 추진,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흥해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대상은 전파피해를 입은 대웅파크맨션 2차, 대성아파트, 경림뉴소망타운, 대웅빌라, 해원빌라이다. 지난해부터 감정평가와 간접보상금에 대해 이들 주택 집주인들에게 설명했고 집주인들은 충분한 가격을 제시할 경우 동의하겠다고 했다. 현재 동의가 끝난 공동주택도 있고 진행 중인 곳도 있지만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자연지진이 아닌 정부가 세운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했음에도 포항시의 감정평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간접보상금도 집주인 간에 차이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평가의 경우 각 아파트 평수 등에 따라 1900만원~8900여만원 사이로 나왔는데 지진 전 주택 거래가 보다 낮게 평가됐다.
 특히 감정평가와 함께 이뤄진 간접보상금에 대해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간접보상금은 전파로 주택을 잃은 집주인들에게 실비·변상 차원에서 제공하는 개념으로 감정평가 금액 외에 추가로 2000만원~3000여만원까지 지원된다. 하지만 전파 모든 집주인이 피해를 입었지만 포항시가 간접보상금을 실거주한 집주인들에게만 지급하겠다고 하고 있는 상태다.
 전세를 준 집주인 등에게는 피해를 입었음에도 간접보상금을 주지 않겠다고 해 집이 사라진 집주인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전세를 준 집주인들이 간접보상금을 받지 못하면 감정평가도 낮은 상황에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거주 하지 않았던 집주인들은 지진당시 실거주한 집주인들에게 시가 이사비, 주거정착 등을 하기 위해 각종 지원을 했는데 현재는 전부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만 간접보상금을 주겠다는 2중 지원을 하는 것이고 실거주 하지 않은 집주인들은 외면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웅파크맨션 2차 집주인 A씨는 “지진 전 시세보다 감정평가도 낮게 나왔는데 아파트에 실거주를 안했다는 이유만으로 왜 간접보상금에서 제외돼 2000~3000만원 정도 손해를 봐야 하냐”면서 “정부가 세운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지진으로 주택을 잃었으니 포항시가 모든 집주인들에게 동일한 지원을 해도 모자랄 판에 차이를 두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진이 아님에도 토지보상법에 이를 억지로 끼워 맞추고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해 피해를 만드는 상황이 됐다. 전세를 준 집주인 등 실거주를 안한 집주인들 의견에 충분히 공감하고 불합리한 면이 있다고 포항시 측은 해명하고 있다. 포항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니 모두 동일하게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거나 다른 좋은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HUG, 형평성 운운하며 지진 재난지역 외면
 정부 공기업이라 할 수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정부가 세운 지열발전소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음에도 재난지역이었던 포항시민들에게 규정이라는 잣대만 들이대고 있다.
 포항시, HUG, 국토교통부는 지진발생 당시 협약을 맺고 피해를 입은 집주인들에게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특례’제도를 운영했다. 이 제도는 지진 당시 전파 등 피해를 입은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상황에 처해 포항시 등이 긴급히 만들었던 제도였다.

 세입자가 HUG로부터 전세보증금을 우선 지급받고 집주인은 1년 후 공사에 반환토록 했다. 당시 세입자를 위한 제도는 LH 등과 협약을 통해 각종 지원을 2년으로 정했으나 실질적 피해를 입은 집주인들 위한 HUG의 이 제도만 기간이 딱 1년 이었다. 전세금이 보통 7000만원부터 시작하니 집주인들에게 1년 내에 이 큰 돈을 해결하라고 한 것부터가 억지다.
 이 제도를 이용한 집주인들은 10~11개월 후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HUG가 제도를 이용한 집주인들에게 정확한 기간에 반환이 이뤄지지 않을 시 강제집행, 지연배상금 5%부과, 채무불이행 명부등재, 소송 등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이 제도를 이용한 한 집주인은 “정부가 세운 지열발전소 때문에 집이 없어져 전세도 다시 못 놓는 상황에 큰 돈을 바로 갚으라 하니 앞이 캄캄하다. 재난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규정만 들이 내미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지진인 만큼, 세입자처럼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거나, 이자나 지연배상금을 없애는 등 재난지역에 걸맞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포항시도 이 같은 집주인들이 큰 돈인 전세금을 바로 갚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시는 HUG 본사를 찾아 재난지역에 대한 설명을 하고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규정만 설명하는 것은 안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HUG 측은 기간 연장은 불가능하고 분할상환제도 등에 대해서만 설명했다.
 이에 포항시도 방법이 없다며 피해를 입은 집주인들에게 HUG 방침대로 하라고 설명만 하고 있을 뿐이다.
 HUG가 규정만 고집하고 포항시도 해결방법을 못찾아 정부가 세운 지열발전소 때문에 가만 있다가 피해를 당한 집주인들만 매우 힘겨워 하고 있다.
 
 ■ 포항시, 집수리비로 쓴 재난지원금도 환수
 지진 당시 포항시가 지진피해를 입은 시민들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 환수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가 세운 지열발전소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재난지원금으로 집수리를 했고 이도 모자라 개인돈까지 들여 수리를 했음에도 줬던 돈을 다시 빼앗고 있는 것이다.
 전파, 반파, 소파로 지원된 금액은 총 2000여건이고 20억 4500만원이다. 전파와 반파는 건물소유자(집주인), 소파는 실거주자에게 지급했었지만 잘못 지원됐다고 판단되는 지원금을 환수조치 한다는 것.
 포항시는 집주인, 실거주자 등은 서로 협의해 받은 재난지원금을 서로에게 주거나 하면 된다지만 피해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파피해를 입은 실거주자가 없었던 집주인들은 피해를 고스란히 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거주자가 없었던 소파피해 등을 입은 집주인들은 받은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수리비로 모두 사용했지만 지원금을 토해내야 하는 상태다.
 흥해읍 한미그린맨션 한 집주인은 “소파피해로 받은 지원금 100만원을 개인용도로 쓴게 아니고 집수리비로 모두 사용했는데 실거주자가 없었다고 환수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한 만큼, 정부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왜 실거주자가 없고 집이 비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집주인만 피해를 입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재난지원금 법령도 실거주자가 없었던 소파피해를 입은 집주인들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어 지진을 계기로 지급하는 것으로 수정됐으나 막상 피해를 입은 집주인들에게는 소급적용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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