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보궐선거는 여권 향한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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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보궐선거는 여권 향한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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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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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지난 3일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민심의 바로미터 성격을 띤 까닭에 여야 모두 사활을 다해 선거에 올인했다. 결과적으로 범여권과 한국당이 1대 1로 의석을 나눠가져 균형을 지켰지만 범여권에 민심이 경고를 울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 단적인 예가 창원성산 보궐선거다. 이곳은 故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로서 ‘진보정치 1번지’라 불리는 곳이다. 단일후보인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선거 개표 막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천신만고 끝에 텃밭을 사수하긴 했지만 범여권 측으로선 간담이 서늘한 선거였다. 만약 이곳마저 한국당에게 내줬다면 향후 정국운영은 그야말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의 도가니가 될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선거 내용을 들여다보면 마냥 안심할 일만도 아니다. 창원 성산구는 반송동·중앙동·상남동·사파동·가음정동·성주동·웅남동의 7개 동이 모인 곳으로서 창원국가산단 등 공단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많아 진보의 텃밭이라 손꼽히는 곳이다. 선거 직전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범여권 여 후보가 한국당 강기윤 후보에 오차 범위 밖의 지지율 격차를 보여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정반대였다. 개표가 과반을 넘어 80% 진행됐을 때까지도 강 후보의 우세가 유지됐고 사실상 여 후보가 패배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막판 사전투표함이 열리면서 여 후보가 500여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강 후보를 누르고 당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권영길·노회찬·여영국으로 이어지는 ‘진보정치 1번지’의 명맥은 이어가는 데 성공했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의 심각한 이반(離叛)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범여권으로서는 마냥 안도할 일만은 아님이 분명하다. 당장 한국당은 “창원 성산구와 통영고성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에서의 부산·울산·경남 민심을 미리 예상해볼 수 있는 선거였다”며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이 각각 1석씩 가져가고 민주당이 한석도 가져가지 못한 것은 내년 총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지 미리 보여주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서도 내년 총선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온다면 504표 차이로 좁혀진 간극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영·고성의 경우도 전통적으로 ‘보수텃밭’이긴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두 곳 모두 민주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이 당선됐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여당에서는 기대를 해볼 만했다. 더군다나 한국당의 후보 공천과정 잡음, 선거 막판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경남FC 경기장 불법선거운동, 오세훈 전 시장의 막말논란 등이 여당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듯했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여당의 참패였다. 한국당의 잇단 악재도 민심의 향배를 여당 쪽으로 끌어오는데는 역부족이었다. 그만큼 민심이 악화될대로 악화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선거결과가 무승부로 결론 나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게 됐지만 여권으로서는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야당과의 협치(協治)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문 대통령도 이번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 개각인선, 경제정책, 북핵문제 등에 있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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