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소재 영화라 처음엔 부담
몸과 마음 건강한 배우 되고파”
영화 ‘악질경찰’(이정범 감독)을 한 번 보고 나면 전소니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 반항기 가득한 눈빛 한편에는 친구를 향한 그리움과 세상에 버려진 슬픔이 가득 담겨 있어 깊은 여운을 만든다.
‘악질경찰’은 세월호를 소재로 한 범죄 장르 영화다. 비리로 돈을 버는 악질 경찰 조필호(이선균 분)가 거대 기업의 불법 비자금 사건에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세월호를 소재로 한 ‘악질경찰’. 신인인 전소니는 소재의 부담감으로 인해 처음에는 영화 출연을 거절했다고 한다. “애매한 마음으로 할 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었다”는 대답에서 똑부러진 성품이 드러났다. 처음에는 거절했던 작품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작업을 하고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게 저의 지레짐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사이 뉴스를 봤는데 어떤 시민이 노란 리본을 자동차에 달고 있었는데 어느날 아침에 카드가 끼워져 있었대요. 이렇게 기억하고 표현해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카드였대요. 그런 마음이실 수 있겠다 싶었어요. 어떤 방향이든, 잊히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면…. 감독님이 얼마나 이 얘기를 조심스럽게 하고싶어 하시는지를 알아서 감독님 같은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고민하면서 참여한다면, 나쁜 시도가 아닐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한 차례 거절을 하고 난 후 전소니는 다시 용기를 내 이정범 감독에게 ‘해보겠다’고 연락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자신을 알아봐준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무안했죠. 하지만 그 순간 저의 감정 때문에 중요한 기회를 놓치기에는 후회가 많이 남을 것 같았어요. 또 약간의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고등학생 역할이기는 하지만, 외적으로라든지, 말투 같은 것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 사람의 말과 행동을 똑바로 이해하려고 했고요. 사실 부분부분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대사들이 있는데, 그 대사들에 욕심을 크게 부리지 않으려고 했어요. 글자로만 보면 ‘이걸 어떻게 하지?‘’싶은 대사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이해하려고 했어요. 생각이나 감정이 비어있으면 오글거리고 어색할 수 있지만, 그 마음이, 생각이 무엇인지 알면 그렇지 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미나는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을 통해 간접적으로 세월호를 경험한 캐릭터다. 전소니는 ‘몰입을 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공감하기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마음으로 세월호 사건을 가깝게 느꼈다고.
“2014년은 제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독립 영화를 했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그 기간동안 이런 저런 작은 영화를 했었어요. 세월호 사건 때가 기억나요. 아마도 모든 사람이 자기만의 방법으로 그 사건을 잘 이겨내고 싶어했던 것 같아요.”
전소니는 배우로서 ‘롤모델’이 없다고 했다. 자신이 가진 것에 집중하고 고쳐나가고 키워나가는 게 중요하단다. 91년생인 이 신인 배우의 분명한 소신은 밝은 미래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냥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배우를 했으면 좋겠어요. 오래 오래요. 여러 역할을 많이 겪고 많이 표현했으면 좋겠고요. 그게 다에요. 요즘은. 다 그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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