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죽기를 각오한 투쟁으로 지난 주말 서울의 광화문 광장은 자유한국당의 장외 집회장이 됐다.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선거제와 공수처 등의 개혁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려지고 이에 찬성하지 못하는 자유한국당은 여야4당과 육탄전을 벌였다. 목적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자 국회 밖으로 나와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국회에서 패스트랙으로 올려진 안건들의 지정 철회와 사과를 하지 않으면 국회에 복귀하지 않겠다며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자유한국당의 요구는 여타의 야당과 여당에게 들어지지 않을 요구이다.
정부는 민생법안과 추경의 처리를 위해 국회에 빠른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임시국회는 7일 종료된다. 민생안건의 논의는커녕 펼쳐보지도 못했다. 국회의원들의 밥그릇 싸움에 국회는 역대 최저의 성과를 기록하고 몸싸움으로 국회는 물론 의원들의 품격마저 떨어뜨렸다. 상황상 산적한 안건들의 처리를 위해 5월 임시국회가 필수적인데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이 발목을 잡는다. 강원도 대형 산불 등 추경예산으로 긴급히 처리해야 할 것은 물론 주요 법안의 통과를 기다리는 정재계의 업무가 정지상태이다.
국민과 기업들은 가중되는 경제 압박에 한시가 급하다. 그러나 국회는 이러한 상황은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에 여념이 없다. 여야가 서로 정쟁으로 대치를 하는 것은 국정발전에 도움이 되는 차원에서 응원을 할 일이다. 그러나 의견이 다르다고 일방적으로 따라오라는 주장은 있을 수 없다. 모든 안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할 수 있다. 분분한 의견들을 들어보고 조정하여 최적의 안건으로 정책을 만들어 가는 것이 수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정과 절차에서 자신의 주장만으로 국정을 정지시키고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은 본이 되어야 할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아니다.

민주주의란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의논하고 결정하는 대의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복잡해지는 세상에 전문화 세분화된 지식의 편린들이 최적의 효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모두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모두가 좋은 정책이 펼쳐진다면 좋겠지만 반대가 없는 정책이 없기에 의견의 수렴과정도 필수적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기술적으로 처리하여 분란이 없는 의견의 수렴장이 되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국회다. 그런데 자꾸 삐딱선을 타고 자신들만 바라봐 달라는 주장으로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떠난다면 국민들이 그들의 호소를 들어줄 수 있겠는가. 최악의 동물국회를 관람한 국민들은 장외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의 정당해산 청원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청원에 동의하는 국민들의 수가 작금의 국회의원들에게 실망한 국민들의 의사표현이다. 역대 최단기간에 신기록을 경신할 만큼 국민들의 분노는 치솟았다.
국회의원이란 국민들의 대표로 뽑힌 사람들이다. 국민들이 그들의 행동에 해산의 명령을 내리는 것은 그들의 행동이 기대치와 다름을 의미한다. 자신들의 주장을 하며 상대 정당의 말을 듣지 않는 것처럼 그들은 국민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들은 국민도 국정도 팽개치고 국회 밖으로 나가 자신들에게 사과를 하라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들에게는 견디다 못해 폐업하는 기업들과 파산을 거듭하는 시민들이 보이지 않는다. 법을 만들고 지켜야 하는 그들이 스스로 만든 국회선진화법도 무너뜨리고 폭력으로 주장을 관철하려는 시도 자체가 틀렸다. 국민들은 그 법 때문에 펼치려던 회사를 접어야 했고 더 이상 운영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 스스로 문을 닫고 있다. 진정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이 되려면 이러한 상황을 먼저 짚어야 한다. 지금 통과하지 못하는 법안으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지는지를 보아야 한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세계 경쟁 시장에서 제도와 법률의 지체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정책에 휘둘려 기업들이 나라를 빠져나가고 있다. 국민도 기업도 살아내기 힘이 들어 이 나라를 떠나고 있다. 그들이 다 떠나면 그들의 존재도 의미가 없어진다. 2019년이 시작된지 고작 4개월 만에 추경을 올릴 만큼 나라가 힘들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국회의원들이기에 더 용납이 되지 못하는 행동이었다. 신생당도 아니고 제1야당의 자유한국당은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늘어가는 정당해산 청원에 조작이나 거짓을 말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 반성해야 한다. 본인들이 국회의원임을 생각한다면 국회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국회 안에서 민생의 현안을 해결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패스트트랙으로 안건이 올려졌으니 이를 진지하게 토론할 채비를 해야하고 이의가 있다면 논의과정에서 이를 밝히는 것이 정상이다. 국회는 1, 2월 문만 열었지 일을 안했고 3월에도 파행을 거듭했고 4월은 또 이렇게 지나갔다. 더 이상 국민들을 기다리게 하지 말아야 한다.
김용훈 국민정치 경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