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가객’ 최백호, 세월을 노래하다
  • 이경관기자
‘낭만가객’ 최백호, 세월을 노래하다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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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관 기자의 공연산책] 포항 최백호 콘서트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삶은 어쩌면 사랑을 하고,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행위의 연속이 아닐까.
 그 생의 행위를 ‘낭만’으로 정의할 수 있다.
 5월 포항문화예술회관에 낭만의 꽃이 피었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지난 11일 오후 7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최백호 콘서트-낭만을 담아’를 열었다.
 이번 공연은 올해로 고희(古稀)를 맞은 최백호가 시 승격 70주년을 맞은 포항에서 여는 단독 콘서트로 더욱 의미가 깊다.
 이날 공연에는 900여명의 포항시민들이 찾아 최백호가 전하는 낭만의 이야기와 노래를 감상했다.
 오후 6시 40분 포항문화예술회관에는 최백호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많은 관객들이 찾은 모습이었다.
 특히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자녀들의 효도에 오랜만에 공연장을 찾은 부모세대와 부부동반 관객들이 다수였다.
 ‘영일만 친구’로 포항시민들에게 익숙한 최백호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아이유, 린, 박기영, 어반자카파, 에코브릿지 등 그간 다양한 후배가수들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대중에게 익숙해진 이 시대 최고의 싱어송라이터다.
 이날 무대에서 최백호는 청바지에 흰 셔츠를 입고 백발 머리 흩날리며 비트가 강렬한 노래부터 감성 짙은 노래까지 다양한 스팩트럼의 노래를 선보이며 ‘젊은 오빠’의 면모를 한껏 자랑했다.
 “부산에 가면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고운 머릿결을 흩날리며 나를 반겼던 그 부산역앞은 참 많이도 변했구나/어디로 가야 하나 너도 이제는 없는데”(‘부산에 가면’ 中)
 고마웠다며 스쳐간 인연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는 ‘길위에서’에서로 공연의 문을 연 최백호는 ‘부산에 가면’, ‘청사포’로 이어지는 곡을 통해 포항시민들을 부산여행길로 안내했다.
 최백호 음악의 8할은 그의 고향 부산의 포구와 바닷가 사람들의 생명력, 그곳을 터전으로 살아간 그의 부모에게서 왔다.

 그의 음악에 따라 광안리와 달맞이 고개, 청사포를 여행하다, 그의 군입대 추억이 깃든 ‘입영 전야’로 까지 이어지며 청춘 최백호를 만나봤다.
 “새하얀 드레스에 내 딸 모습이/ 잘 살아야 한다/행복해야 한다/애비 소원은 그것 뿐이다”(‘애비’中)
 입대 전 청년들의 청춘을 응원하며 “잔을 들어라”던 그는 어느덧 딸을 시집보내는 아빠로 성장해있었다.
 세월의 모진 풍파를 담은듯 거친 허스키 보이스로 딸을 시집보내는 아비의 마음을 노래하는 최백호의 목소리는 이 시대 모든 아비들의 마음이었고, 그 자체로 딸을 향한 묵직한 사랑의 편지였다.
 특히 공연 중 밴드의 연주가 생략, 오롯이 최백호의 목소리로만 마음을 전달했고, 그 소리는 관객들에게 진한 울림으로 전달됐다.
 이날 최백호는 곧 발매될 앨범에 수록된 타이틀곡인 ‘동생아’를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이 곡은 올해 칠순이 된 최백호가 이 세상 모든 동생들에게 보내는 이야기로 그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와 짙은 감성이 어우러진 최백호만의 노래였다.
 그의 미발표 신곡 공개에 이날 공연장을 찾은 많은 포항시민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이어 그는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자신만의 감성을 녹여 불렀으며 포항을 대표하는 노래인 ‘영일만 친구’는 신나는 밴드 연주와 그의 열창에 공연장은 축제 현장으로 변해있었다.
 그는 자신의 메가 히트곡 ‘낭만에 대하여’ 를 부르며 이날 공연을 마무리했다.
 봄의 싱그러움과 여름의 열정을 함께 녹여 낭만으로 담아낸 그의 노래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김미자(67) 씨는 “딸이 어버이날 선물로 예매해줘 보게됐다”며 “70이 되도 여전히 젊은 오빠인 최백호를 보며 나 또한 예전 젊었던 때로 돌아간 듯하다. 너무 즐거운 공연이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객 오현식(59) 씨는 “올해 구순이 된 어머니와 함께 관람했는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기분”이라며 “최근에 딸을 시집보냈는데 노래 ‘애비’를 들을 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포항문화재단 차재근 대표이사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최백호 콘서트를 진행했다”며 “앞으로 포항문화재단은 지역민의 문화향유 확대를 위해 전 세대를 위한 여러 장르의 기획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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