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호수 가르니 반짝이는 가을 날 반기네
  • 경북도민일보
바람과 함께 호수 가르니 반짝이는 가을 날 반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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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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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가을, 경북으로 호수 여행 떠나자!
 
   며칠 사이로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선선하게 변했다. 뜨거웠던 바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상쾌한 산들바람이 우리 곁을 스쳐가고 있다. 아직은 온 산야를 붉게 물들이는 단풍은 볼 수 없지만 차창 밖 가을바람을 맞으며 길을 나서기 좋은 때다. 가을에는 바다 보다는 호수가 장관이다. 특히 가을 바람과 함께 호수길을 거닐다 보면 나도 모르게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또 일상에 혹사 당한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데 호숫가를 드라이브하는 것 만큼 안성맞춤은 없다. 가까운 사찰은 덤이다. 이번 주에는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보자.
 
 
   `경북 최고 규모’ 청도 운문호…전국 최고 낚시 명소로 손꼽혀
   `인공저수지’ 청송 주산지…300년 묵은 왕버들의 몽환적 자태
   `오어사의 감초’ 포항 오어지…형형색색 사계절이 `고스란히’

 
 
 ▲ 경북 최대의 호수 운문호
 가을 햇살을 품은 운문호가 물비늘을 번쩍이며 시야를 희롱한다.
 잔잔한 물결은 마음을 다 잡아 주는 마력을 지녔다. 바람이 잔물결이라도 일으키면 감상은 깊어지게 마련이다. 이따금 바람에 실려오는 풍경소리가 빡빡한 일상에서 벗어났음을 깨닫게 해 준다.
 호수가 끝나는 그곳에는 천년 고찰인 운문사가 있다.
 포항에서 제2산업도로를 타고 건천 산내로를 따라 운문호로 가는 길은 고즈넉한 시골길이다. 20번 국도를 타고 10여분을 달리니 건천과 청도의 경계지점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운문호가 시작된다.
 도로 왼쪽으로 펼쳐지는 운문호는 가을 햇살을 받아 더욱 눈부시다. 아직도 여름옷을 채 벗지 못한 푸른 산이 호수에 제 몸을 담그고 산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선착장에 묶인 배는 호수에 발을 내린 채 몸을 웅크리고 있다. 한가하기도 하고 적적하기도 한 초가을 풍경의 정물화가 따로 없다. 이 때 백로 한마리가 날아들며 산 그림자 드리워진 물위를 스치듯 유유히 날아갔다.
 도가적 유유자적, 해질녘의 운문호가 바로 이런 분위기다.
 경북 청도군의 금천면과 운문면의 경계 지점에 자리한 운문호는 단일 호수 중에는 경북에서 가장 크다. 특히 산과 물과 하늘을 고스란히 담은 풍광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아름답다.
 또 무한천 신양천 등이 흘러들어 먹이가 풍부하니 담수어 또한 많아 전국 최고의 낚시 명소로 소문난지 오래됐고, 이곳의 붕어 매운탕은 맛난 별미다. 그래서인지 많은 낚시꾼들이 운문호를 찾는다. 1년 내내 낚시꾼이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이곳 운문호일 것이다. 운문호에는 단지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낚시꾼 박염식(40·김천시)씨는 “전국 각지의 낚시터를 다 찾아 다니지만 운문호는 물 좋고, 어종이 많아 자주 찾고 있다”며 “특히 가을 풍경이 아름다워 낚시 명소로 최고다”고 말했다.
 운문호에서 운문사까지는 13km 정도 된다. 댐둑을 지나서 대천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들면 계속 호수를 끼고 가을 정취를 맛볼 수 있어 더 없이 좋다.
 
 ▲ 청송 주산지
 작지만 사계마다 뚜렷한 색깔을 내는 호수가 있다.
 바로 경북 청송의 주왕산과 함께 관광명소로 떠오른 주산지.
 태고의 신비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주산지는 주왕산 남쪽 끝자락에 있다. 길이 100m, 너비 50여m에 불과한 자그마한 인공 저수지다. 조선 숙종(1720년) 때 하류지역의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둑을 쌓았고 이듬해인 경종 원년에 완공됐다고 한다.
 그동안 단 한번도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는 주산지는 인근의 부동면 이전리 주민들에게는 가장 고마운 존재. 그래서 매년 봄, 가을에 두 번 감사의 고사를 지낸다고 한다. 둑 입구에 세워진 작은 비석의 `정성으로 둑을 쌓아 물을 막아 만인에게 혜택을 베푸니, 그 뜻을 오래 기리기 위해 한 조각 돌을 세운다’란 글귀가 눈길을 끈다.
 이곳의 보물은 뭐니 뭐니 해도 300년 묵은 왕버들이다. 물 속에 잠겨서 살아가는 생태적 특성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왕버들은 모두 30여 그루. 보석 같은 호수에서 몽환적 자태를 뽐내며 물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주산지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각기 다른 풍광을 선보인다. 봄엔 온통 신록으로 뒤덮이고, 여름에는 울창한 녹음을 선사하며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을 뽐내고, 겨울에는 순백의 영롱한 이미지들이 왕버들을 감싼다. 물안개가 살포시 내려앉는 새벽녘엔 신비감으로 황홀하기 그지없다.
 주산지는 원래 사진작가들만 찾던 조용한 곳이었다. 그러다가 지난 2003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일약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 지금은 많은 탐방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가을 단풍하면 주왕산이다. 주왕산 단풍 놀이와 인근 수백년이 흐른 송소고택을 함께 둘러보면 금상첨화다.
 
 ▲ 오어지
 우리 지역에는 경주와의 경계면, 포항 오천읍에 자리한 오어지가 있다.
 원효대사 전설의 산실인 오어사는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사찰이다.
 하지만 오어사의 빼어난 자연 풍경은 다름 아닌 조그만 호수 오어지가 있기때문이다.
 산길을 따라 인적 드문 산속에 자리한 오어사의 첫풍경은 계절마다 형형색색 옷을 갈아 입는 나무들과 오어지가 아름답게 반겨준다.
 이때문에 사찰의 규모는 작지만 비 오는 속에도 많은 인파가 넘친다.
 오어지는 원효와 혜공이 호수에 있는 물고기를 죽이고 살려서 서로 자기(吾)의 고기(漁)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어사 장주 주지스님은 “오어지를 둘러싼 산, 사찰, 계곡 등 산은 산대로 절은 절대로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다”며 “오어사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오어지는 오어사와 떼놓을 수 없는 싫증 나지 않는 은은한 매력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김달년기자 kimdn@
 
 

 
 
 
 
    1400년의 역사가 숨쉬는 `운문사’
 
 
    
 
 
 ■ 운문사
 운문사는 1400년이나 된 절이다. 절이 들어선 운문산 외에도 가지산, 비슬산, 화악산, 삼성산 등 첩첩이 산이 들어서 `구름도 쉬어가야 하는 절’이 됐다.
 신라 진흥왕때인 560년 창건됐으며 원광법사가 `세속오계’를 이곳에서 전수했다. `삼국유사’를 쓴 일연스님은 왕명에 따라 이 절의 주지를 맡기도 했다.
 운문사는 270여명의 비구니들이 불법을 닦는 승가대학을 비롯해 30여동의 전각이 있는 규모가 큰 절이다.
 절 뒤에 흐르는 계곡이 맑고 수려하며 기와 석등 등에 는 화려한 당대 불교예술의 혼이 담겨져 있다. 입장료 어른 1800원,  주차료 2000원.  

 
 
 
 
    눈과 입이 즐거운 `운문농원’
 
 
     
 
 ■ 운문농원
 
호수를 끼고 매운탕과 닭백숙 같은 음식을 취급하는 식당이 군데 군데 있다. 운문사로 들어가는 길에 예약을 해뒀다가 나오는 길에 식사를 하면 좋다.
 청도읍내에 가면 역 앞에 추어탕집이 유명하다. 다슬기를 넣어 파란 물을 내고 된장 풀어 끓인 고디국도 인기다.
 운문호에서 운문사 방면으로 8km 정도 가다 보면 호수 쪽에 운문농원이 있다.
 호수가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곳에 정자를 만들고 민물 매운탕과 닭백숙, 다슬기로 칼국수와 수제비를 만든 고디칼국수, 고디 수제비가 있다.
 운문호에서 직접 잡아올려 끓인 민물매운탕 2만5000원~6만원, 닭백숙 3만원, 고디 칼국수와 고디 수제비 5000원. 문의 (054)372-8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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