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란 어떤 동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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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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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재의 말 이야기

[경북도민일보] 그동안 우리에게 말에 관해 잘못 알려진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백마탄 왕자”에서 백마(전체의 털 색깔이 하얀색)는 없다. 말의 색깔을 결정하는 것은 털의 색깔(모색)이며 말의 털은 기능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체모는 체표에 나 있는 짧은 털로서 가늘며 매년 봄과 가을에 털갈이를 하고 말의 털 색을 결정한다. 긴 털은 다른 물체와 닿기 쉬운 부위에서 보호하기 위해 자라며 뒤통수, 갈기, 꼬리, 구절 등에 자란다. 촉모는 입술, 눈 주위, 눈꺼풀, 눈언저리에 나 있는 길고 견고한 털로서 털의 모근부에 신경이 발달되어 있어 감각이 예민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백마는 원래 회색말(진한 피부에 검고 흰털의 혼합색)이 나이가 들면서 멜라닌 색소에 의해 흰색말로 보일 뿐이지 실제 몸 전체가 흰색말(백마)은 없다. 하지만 국소적인 흰색털(다리, 얼굴, 몸체에 있는 흰털)은 말을 개체식별하는데 유용한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둘째, 말에서 송곳니(일명 견치)의 존재이다. 말의 이빨은 절치(앞니), 견치(송곳니), 전구치(앞어금니), 후구치(뒤어금니)로 구분된다. 절치는 상하의 좌우에 각각 3개씩 총 12개가 있고, 견치는 주로 수말에만 있는데 상하 좌우에 1개씩 총 4개가 있다. 전구치와 후구치는 상하 좌우에 각각 3개씩 12개로 총 24개가 있어 일반적으로 암말은 36개, 수말은 40개의 이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동안 수말에만 견치가 있고 암말에는 견치가 없다고 알려져 왔으나 대부분의 암말의 견치는 퇴화되어 안보이지만 간혹 보이는 암말도 있기 때문에 말의 견치는 수말에만 있다고 하는 것보다암·수말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말의 이빨은 나이에 따라 규칙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말의 연령 파악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고 또한 사료의 저작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말의 이빨을 검사하여 정치(일종의 스켈링)를 해 주어야 한다. 셋째는 말은 잠을 잘 때 항상 서서 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말은 하루에 통상 2~3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한다. 1시간 정도는 누워서 숙면을 취하고 일부는 엎드리거나 앉아서 반 숙면 상태를 취하기도 한다. 그리고 수면의 많은 시간을 서서 자는 것으로 부족한 수면을 충당한다. 이러한 수면 형태는 포식자(호랑이나 사자 등)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빨리 도망가기 위한 것이다. 말은 상황에 따라 며칠 동안 수면을 취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피로가 극심해지면 갑작스럽게 숙면에 취하기도 한다. 본래 말이 자연상태의 야생에서 활동할 때는 대부분이 서서 잠을 잤지만 가축화 된 이후에는 포식자의 위협이 줄어든 환경에 적응하였기에 눕거나 앉아서 수면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넷째는 제주말에 대한 용어 정의이다. 한국의 재래말은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향마(과하마 또는 삼척마)나 호마에서 유래되어 몽골말이나 아랍계의 말에서 영향을 받은 품종일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그동안 제주 조랑말, 과하말, 제주재래말, 제주말, 토마 등으로 불리어져 왔다. 문헌에 의하면 제주도에서 말의 사육은 고려시대부터이다. 제주마인“조랑말”의 등장은 역사적으로 볼 때 삼별초 난 이후 제주도를 속국으로 삼은 원나라가 1276년(충렬왕 2년)에 제주도 수산평에 목장을 설립하면서 몽골말 160여 마리를 들여오면서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제주말은 키가 작아서 과실나무 밑을 지나갈 수 있는 말이라는 뜻으로 과하마 또는 토마라고 불렸고, 조랑말이라는 명칭은 상하의 진동없이 아주 매끄럽게 달리는 주법을 의미하는 몽골어의 조로모리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주말은 체구가 작은 왜소마로서 제주지역 환경에 잘 적응되어 강한 체질을 지니고 있으며 연중 방목하는 거친 사육 조건과 사료에도 잘 견디고 발굽이 견고하여 암석이 많은 제주도 중산간 지대에 잘 적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다른 말의 품종과는 달리 삭제(일종의 발톱깍이)는 하지만 장제(일종의 신발 장착)는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제주말의 특징이다. 이런 특징을 가진 우리나라 고유한 유전자원인 제주말을 보호할 목적으로 제주말은 1986년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되었고 그 이후 1990년 제주경마장을 개장하여 제주말을 보호 육성하려고 하였으나 경마의 우승열패 특성으로 다른 말과의 교잡(특히 더러브렛종과 제주말과의 교잡)으로 새로운 품종(지금의 한라마)이 탄생하게 되었고 명칭도 다양하게 불리어져 왔다. 그래서 2000년대 들어 이러한 우리나라 고유의 재래종 말의 품종 명칭을 천연기념물인 재래종 말은 제주말로, 잡종말인 교잡말은 한라말로 구분하여 명명하고 있다. 이웃 일본의 경우 제주말과 매우 유사한 재래종 말을 8개 품종으로 구분하여 엄격하게 관리·명명하고 있다. 조길재 경북대학교 말(馬)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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