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마음에 가득 담긴 것이
입으로 나오는‘마음 알갱이’
인류 진화·발달의 원천이자
숱한 분쟁의 씨앗이 되기도
막말·망언… 서로 경쟁하듯
아무말이나 내뱉는 정치권
우리국민은 위정자들로부터
언제쯤 희망의 말을 들을까
입으로 나오는‘마음 알갱이’
인류 진화·발달의 원천이자
숱한 분쟁의 씨앗이 되기도
막말·망언… 서로 경쟁하듯
아무말이나 내뱉는 정치권
우리국민은 위정자들로부터
언제쯤 희망의 말을 들을까
[경북도민일보] 언어는 사람의 감정이나 느낌, 생각을 표현하거나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음성이나 문자를 뜻한다. 그 중에 성대의 울림과 혀의 놀림으로 제각기 분별되는 음파로 발하는 것을 음성이라 하며 이를 말이라 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가장 뚜렷한 점은 언어를 사용하는 생득적 특질을 지닌 사회적동물이라는 점이다. 사람이 언어를 언제부터 사용하였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인류역사를 살펴보면 언어가 발달되면서 문명도 함께 고도화하였고 소리처럼 순식간에 소멸되지 않는 기록으로 남긴 문자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현대인들의 지향하는 삶의 표목이 되어 주었다. 성경이나 불교경전, 숱한 성인들이 남긴 말들이 기록되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져 인간사회의 기반을 이루는 법과 정의, 윤리와 도덕의 토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덕택에 우리는 숱한 고뇌나 사색을 할 필요도 없다. 다만 옛 선지자들이 모조리 발굴해 놓은 그 진리의 동산위에서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인간사 발달에 크나 큰 기여를 한 이 언어는 역설적이게도 숱한 분쟁의 씨앗이기도 했다. 다툼은 말로 시작되므로 말은 모든 다툼의 선봉장이었다. 한마디 말로 인해 수십 년 우정이 깨어지기도 하고, 불꽃같던 사랑이 차갑게 식기도 한다. 말로 인해 가정이 깨어지고, 이웃이 순식간에 원수가 되기도 하며, 사회가 분열되기도 하고, 국가 간에 전쟁이 발발하는 단초가 되기도 하였다. 오죽했으면 옛 선인들이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고 했을까!
요즘 정치인들의 막말이 가히 가관이다. 도둑놈에서부터 사이코패스, 달창, 한센병 등 입에 담기 민망한 말들을 경연장처럼 쏟아낸다. 어떤 말을 해야 상대를 더 세게 할퀴어 더욱 아프게 해줄 수 있을까란 생각밖에 없는 것 같아 보인다. 관용과 포용의 말은 어디에도 없다. 조선시대 어느 선교사가 조선인들에 대해 표현하기를 “체구는 작은데 비해 힘은 세다. 그러나 마음은 좁쌀 같다”고 했던 말이 괜한 말이 아니었든 듯하다. 팍팍한 삶을 힘겹게 이어가는 국민들은 저잣거리 악다구니 같은 작금의 정치행태를 바라보며 실망을 넘어 절망하지나 않을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왜 우리국민은 위정자들로부터 화합과, 용기와, 희망을 주는 말을 듣기가 이토록 어려운가? 말은 마음의 알갱이다. 마음에 가득한 것이 입으로 나오는 까닭이다. 사람을 망가뜨리는 것은 입으로 들어가는 것 때문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것으로 망한다. 깜박이는 한 점의 불티가 능히 넓고 넓은 숲을 태우고, 한마디의 그릇된 말이 평생에 쌓은 덕을 무너뜨린다고 하지 않았던가! 산천에 꽃잎은 바람에 휘날려가지만 말은 전파를 타고 순식간에 퍼진다. 절벽 앞에서 외친 말은 메아리로 돌아오지만, 정치인들이 세상을 향해 외친 말은 선거 때 표가 되어 되돌아온다.
위정자들이여! 조용한 곳에서 이해인 수녀의 “말을 위한 기도”라는 시 한구절 읊어보는 것은 어떨까? <살아 있는 동안 내가 할 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여/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치게 하소서/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경박하지 않으면서 품위있는 한 마디의 말을 위해/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 내게 하소서.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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