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회 신스틸러 활약…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연기”
배우 김정난은 다양한 작품 속에서 손꼽히는 ‘신스틸러’다. 쿨한 커리어 우먼으로, 능력 있는 골드 미스로, 치맛바람 있는 극성 엄마로 캐릭터에 따라 유연하게 변신하며 극에 확실하게 녹아든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의 오정희 역시 신 스틸러로 톡톡히 활약했다. 괴짜 재벌가 사모님인 오정희는 드라마에 때론 긴장감을, 때론 코믹함을 만들어내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김정난은 올해로 데뷔 30년 차가 됐다. 내년이면 30주년일 정도로 긴 기간. 아직도 좋은 대본을 만나고 싶다며 눈을 반짝이는 그다.
-‘SKY캐슬’에 이어 ‘닥터 프리즈너’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힘들진 않았나.
내가 주인공도 아닌데 괜찮다.(웃음) 간간이 나와서 쉴 시간도 있었고. 오히려 ‘SKY캐슬’ 초반에 할 때가 힘들었다. 당시에 연극과 드라마를 동시에 했는데, ‘SKY캐슬’도 (초반에 극을 이끌어가서) 잘해야 했고 공연도 7년 만에 하는 거라 정말 잘해야 했다. 죽을힘을 다해서 해냈다. ‘SKY캐슬’ 이후에 ‘닥터 프리즈너’가 바로 방송돼서 안 쉰 것처럼 보이는 듯하다.
-‘SKY캐슬’에서 정말 임팩트 있는 연기를 해 ‘개국공신’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 정도로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 못했다. 처음엔 그냥 작품이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대본을 받았을 때 내가 어떻게 연기해야겠다는 게 그림처럼 찍히더라. ‘내가 이 캐릭터를 잘 소화해서 보여줘야지’라는 설렘 때문에 가슴이 뛰었다. 연기하면서 감정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연기에 진심이 담겨서 알아주신 듯하다.
-‘닥터 프리즈너’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작품에서 적은 분량을 가짐에도 임팩트를 크게 주는 배우로 유명하다. 노하우가 있나.
크게 고생하지 않고 효과가 극대화되니 좋다.(웃음) 하지만 분량이 적어도 고민은 많이 해야 한다. 한 두 신이라 주어지는 압박이 있다. 한 번을 나와도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내가 활약해야 하는 신이니까 최대한 그 신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시대의 흐름도 변한 것 같다. 이젠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좋은 캐릭터에 호감을 가진다. 주변 인물들도 주연들을 받쳐주면서 극을 탄탄하게 해 주니까 이걸 무시할 수 없는 거다. 그러니 조연들도 자기 캐릭터에 대해 책임감과 애정을 갖게 됐다. 그런 게 무겁게 받아들여진다. 한 신을 나와도 잘해보자 싶다.
-분량 욕심이 줄어든 계기가 있을까.
물론 주인공만 하다가 그걸 내려놓는 게 말이 쉽지, 심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예전에 출연한 SBS ‘신사의 품격’도 대본을 받았을 때 박민숙은 한 회에 두 신 정도 나왔다. 그런데도 마음에 꽂히는 게 있더라. 내가 연기했을 때 잘 나올 것 같다는 확신이 들 때가 있다. 박민숙은 분량이 적음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때 분량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제 신이 많아도 부담스럽다. 이번에도 감독님에게 세 신 이상 주지 말라고 했다.
-작품을 고를 때의 기준이 있나. 차기작 계획은.
특별히 어떤 작품이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한다.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까에 대한 설렘이 있다. 사실 설렘 반 두려움 반이다. 두근두근하지만, 바윗돌로 누르는 압박도 있다. 배우는 항상 그런 스릴 속에 살아간다. 작품을 고를 때는 전체적인 완성도를 본다. 작품이 재미없으면 (연기가) 잘 안 된다. 대본이 잘 넘어가는 게 좋다. 아직 구체적인 차기작 계획은 없지만 더 늙기 전에 영화는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이다. 오랫동안 연기를 한 원동력이 있을까.
그저 운명이 이끄는 대로 오지 않았나 한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나 소신이 변하지 않았는데 그게 원동력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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