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고 아파하며 음악가의 길 만들어 가야죠”
  • 이경관기자
“휘청이고 아파하며 음악가의 길 만들어 가야죠”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0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김한올 바이올리니스트

포항음협 신인음악인 선정
베토벤 ‘봄의 소나타’ 연주
풋풋함과 연주실력 선보여

“대학생 때 많은 경험 통해
연주자 태도 중요성 배워
스스로에게 미션을 주듯
조금씩 천천히 나아갈 것”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음악은 사회와 호흡하고 시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예술이다. 음악가들은 자신만의 소리로 시대를 대변하고 세상과 소통한다.
 (사)한국음악협회 포항지부(지부장 박성희)는 최근 미래 우리 음악계를 이끌 지역의 신예들을 선정, ‘2019년 포항음악협회 신인음악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올해 포항음악협회 신인음악인으로 선정된 바이올리니스트 김한올을 최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포항음악협회 올해의 신인음악인으로 선정돼 최근 무대에 올랐다. 소감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포항음악협회 신인음악회 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이었다. 음악가로서 발판을 마련해준 박성희 포항음협 지부장님을 비롯 관계자 선생님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번 신인음악회에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 중 1악장을 선보인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신인음악회인만큼 곡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곡 선정에 고민하고 있는 내게 kbs교향악단에서 22년간 악장으로 활동하며 이끌어 온 전용우 선생님은 “신인의 풋풋함과 너의 연주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을 선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봄의 소나타’라는 별칭을 가진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은 베토벤이 가장 암울한 시절 썼던 곡으로 어둠 속에서 밝은 빛을 찾았던 그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곡이다. 신인음악회는 음악가의 길에 이제 막 들어선, 계절로 치면 봄과 같은 신인들을 위한 무대로 이 곡이 좋을 것 같았다. 그동안 연주한 적 없는 곡이었지만, 주제 선율이 아름다워 언젠가 한번 꼭 연주해보고 싶었던 곡이라 이 곡을 선정하게 됐다.”

 -음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우선 엄마가 클래식으로 태교를 하셨다고 들었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음악적 재능도 조금은 타고 태어난 것 같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것은 유치원을 다닐 때 수업에서 배웠던 곡을 집에서 악보 없이 피아노로 칠 수 있었다. 그렇게 혼자 놀이삼아 피아노를 치다, 6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7살 때 유치원 수녀님의 권유로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단체로 배웠는데 혼자 진도가 빨리 나갔고, 음악적 재능을 본 부모님의 권유로 초등학교 때부터 개인레슨을 시작했다. 음감을 타고난 덕분에 바이올린 습득력이 빨랐고, 칭찬 받는 것이 좋아 연주가 재미있었다. 그렇다고 매번 바이올린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바이올린과 나는 애증의 관계인거 같다. 참 좋으면서도 참 힘들고 버겁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바이올린의 매력은.
 “바이올린은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다. 악보 속 여러가지 성격을 표현해 낼 수 있다. 꼭 소프라노 목소리처럼 성숙하면서도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 그게 바이올린의 매력이 아닐까.”

 -바이올린을 전공하면서는 어땠나.
 “나는 포항예고를 졸업했다. 예고 입학하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더 깊어졌다. 당시 서울로 레슨을 받으러 다녔는데, 큰 무대를 접하면서 많은 자극제가 됐다. 바이올린 시작 후 줄곧 칭찬만 받아왔는데 입시 준비를 하며 나보다 잘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에 꽤 마음이 다쳤던 것 같다. 대학 입학 후에도 한동안 위축돼 있었다. 그러나 평소 성격이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라 금방 털었다. 그리고 정말 즐겁게 대학 생활을 했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비롯해 음악 프로그램, 가수 콘서트 등에서 아르바이트로 연주하며 경험도 많이 쌓았다. 그 과정 속에서 배운 것이 있다. 어릴 때는 막연하게 기술적으로 잘하는 연주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바이올린을 전공하면서 연주는 기술과 함께 표현력, 해석력, 그 연주를 대하는 연주자의 마음과 태도까지 더해져야 좋은 연주라는 것을 깨달았다. 더 많이 휘청이고 아파해야 좋은 연주자가 되겠지만, 학창시절보다는 지금 조금 더 성숙한 것 같다.”

 -현재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고향으로 내려와 정착하게 된 이유는.
 “특별한 이유라기 보다, 대학 졸업 후 유학 등에 대해 고민하는 찰나 부모님의 권유로 고향에 내려와 잠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창시절부터 연습하느라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즐기지 못했다.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면서 잠시 활을 내려놨었다. 그러던 중 경주챔버오케스트라 무대에 서게 됐고, 그곳에서 팀파니 소리를 듣고, 내가 가야할 길은 결국 연주자의 길임을 깨달았다. 현재 지역의 학교 음악강사를 비롯 구룡포 초록우산오케스트라, 경주챔버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며 음악가로서 작지만 탄탄한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훌륭한 연주자가 되기 위해 공부를 지속할 계획이다. 연주를 하면 할 수록 바이올린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고 있다. 올 여름 유럽 연수를 다녀올 계획이다. 또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또한 너무 즐겁고 매력적이다. 아이들이 바이올린을 통해 재미를 찾을 수 있고 클래식의 매력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곧 독주회를 열 계획도 있다. 스스로에게 미션을 주듯 조금씩 노력해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