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현악기의 줄을 조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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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현악기의 줄을 조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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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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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환청 들렸다”며 이웃에 휘발유 뿌리고 불 붙이려 한 조현병 환자.
부산서 조현병 앓은 50대, 친누나 무참히 살해.
조현병 30대, 편의점서 흉기 난동… 3명 부상.
조현병 입원 거부한 10대, 결국 이웃할머니 살해.
“내 밥!” 팔순 아버지 흉기로 찌른 50대 조현병 아들.
조현병이란, 사고(思考), 감정, 지각(知覺),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 질환이라 정의된다. 과거에는 정신분열증으로 불렸으나, 병명이 거부감과 사회적으로 이질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2011년에 조현병으로 병명이 바뀌었다. 조현병의 ‘조현’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으로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조율되지 못했을 때처럼 혼란스러워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4월, ‘안인득 방화 사건’과 ‘부산 사하구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조현병 환자에 대한 관심과 공포가 급증했다. 언론은 조현병에 관한 기사와 뉴스를 쉴 새 없이 보도했고 4월에만 1,000여건의 보도에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하고 있는 것은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강력범죄율은 2017년의 경우, 전체 범죄 145만 여 건 중 246건으로 0.016%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조현병의 원인으로는 유전, 바이러스 감염, 뇌의 구조적인 기형, 무의식적인 갈등, 외부 환경적인 문제 등을 꼽고 있으나 아직까지 왜 생기는지에 대한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조현병에 대해 정신건강의학분야 전문가들은 “조현병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결과가 좋아진다”고 설명한다. 조현병 증상으로는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질 못하고 상대의 말과 의도 등을 의심하기에 대인관계를 회피하고 자신만의 상상의 세상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데, 이는 환청(幻聽)과 망상(妄想)에 의해 조정 당하는 것으로 조기에 약물치료를 통해 환청과 망상은 빠르게 차단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조현병이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하는 다른 이유는 주치의가 환자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받도록 설득하는 것이 바로 이 시기인데, 환자가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고 치료받을 의지가 생김으로써 빠른 회복률을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숨기기에 급급하거나 환자를 병원이 아닌 기도원에 보내기도 하고, 약을 먹으면 바보가 된다는 식의 잘못된 정보로 약물치료를 거부하는 등 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한국에서의 조현병 치료는 쉽지 않다. 지나치게 긴 입원 기간, 세분화되지 못한 병동과 치료 프로그램, 터무니없이 부족한 정신보건 예산 등을 원인으로 언급할 수 있다. 2019년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 중 정신건강 예산은 1.5% 남짓이며, 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병은 소문을 낼수록 잘 낫는다.’는 말이 있다. 즉, 본인의 병이나 증상을 감춰서 키우기보단 타인에게 알리고 치료받는 게 우선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병을 알릴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을까?
조현병은 ‘현악기의 줄을 조율한다(調絃)’는 글자 그대로 치료만 잘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병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언론보도를 통해 조현병 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격리부터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지는 현 사회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말하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에 12만명의 조현병 환자가 있다고 발표했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숨겨진 환자는 33만 명가량 된다고 한다. 100명 중에 한 명. 우리가 모르는 조현병 환자들이 우리의 주변에 있을 수 있으며, 우리도 누구나 정신질환을 겪을 수 있다. 조현병 환자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단정 짓고 멀리하기보단 보듬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어떨까. 그리고 조현병을 앓고 있는 사람 역시 본인이 원해서 판정 된 병이 아니다. 그러니 숨기지 말고, 숨어들지 말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어떠할까. 잘 ‘조율’만 된다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병이 조현병이다. 이들은 사회로부터 격리해야하는 대상자가 아닌 잘 조율 된 그들을 통해 숨어 있는 조현병 환자들의 ‘마음의 상담소’가 될 수 있는 한 상담사로 자각하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 조해송 (주)원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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