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8시만 되면 사람 구경하기 힘들어요”
  • 김우섭기자
“밤 8시만 되면 사람 구경하기 힘들어요”
  • 김우섭기자
  • 승인 201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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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도청신도시 현주소 진단… 활기 없는‘유령도시’전락
상가·사무실 텅텅 비어… 밤만 되면 사람 발길 끊겨
경북정체성 위한 한옥부지, 총 70필지중 5채만 건축
유관기관·단체 이전 대상 107개 가운데 절반만 이전
컨트볼타워 부재 지적… 인구 유입 특단조치 급선무
경북도경찰청 정문 앞 썰렁한 상가단지 모습. 영업중인 상가는 거의 없고 빈 점포에 매매, 임대를 알리는 광고만 붙어있다. 사진=정운홍기자 jwh@hidomin.com

[경북도민일보 = 김우섭기자] “밤만 되면 손님 하나 없는 유령도시로 변합니다. 장사가 워낙 안돼 상가를 내놓아도 나가지 않고 정말 걱정입니다.”
 3년전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기대하며 이곳 경북도청 신도시로 이사와 식당을 개업한 김모(49)씨는 요즘 장사가 안돼 계속 해야할지, 접어야 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이곳에서 상가운영과 장사를 하고 있는 대부분의 주인들은 김씨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상가 주인 A모씨의 경우 경북지방경찰청 정문에 4층 상가를 지었으나 1층만 임대 되고, 나머지 3개 층은 3년이 지나도 임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D모씨는 중심 상업지역에 8층 건물을 올렸지만 2년이 지나도록 상가와 사무실 임대가 나가지 않아 빈건물을 그대로 두고 있다.
 식당가는 더욱 심각하다. 점심시간에 손님이 10여명도 오지 않는 식당이 즐비하다. 특히 금요일과 주말의 밤만되면 이 곳은 불꺼진 유령도시로 변한다. 혼자 도청 근무지로 이사 온 공무원들이 대구나 안동 등으로 귀가하면서 신도시는 텅텅빈다. 이곳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C씨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밤 8시만 넘으면 사람구경 하기 힘들어 일찍 문을 닫는다.
 경북개발공사에 따르면 근린상가와 단독택지는 총 499 필지가 분양돼 현재 258세대가 신축건물을 지었다는 것. 건축 신고는 52%에 이르지만 실제 건축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상가가 대부분이며 단독택지는 신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시 단독주택지와 한옥부지는 실수요자 경쟁 입찰이 아닌 추첨으로 택지를 분양하기도 했다. 로또 분양과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나돌면서 분양권 전매를 노린 투기세력 등이 합세해 경쟁률이 무려 100대 1까지 치솟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도청신도시 정체성을 위해 조성된 한옥부지는 총 70필지를 분양 했지만 지금까지 건축된 한옥은 겨우 5채에 불과하다. 이는 신도시 분양업무가 인기몰이에 불가했다는 반증이며 정책 부재의 단적인 예다.
 안동·예천 일대에 경북도청신도시가 조성된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신도시로서.의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곳엔 경북도청과 경북교육청, 경북지방경찰청 등이 이전했으나 나머지 유관기관·단체 등이 이전해 오지 않고 있다. 도에 따르면 유관기관·단체 이전 대상 107개 가운데 지금까지 44개 기관단체만 이전했고, 11개 기관단체가 현재 이전 공사중에 있다. 이전대상 가운데 51%만 절반만 이전한 상태다.
 이는 경북 도청신도시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북도는 도청 이전을 총괄하던 국 단위 도청이전추진본부를 과단위인 신도시조성과로 축소했다.
 특히 경산에 있는 경북체육회는 도청이 옮기면서 당연히 이곳으로 이전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버티고 있다. 3년이 지나서 경북도가 도청신도시내 스포츠컴플렉스 지구 용역을 실시하자 용역 결과에 따라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청신도시에 사는 주민 B(58)씨는 “도청신도시가 인구 소멸시대를 맞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과거 성장과 팽창위주의 도시건설 방식으로 2단계 공사를 진행한다면 유령도시가 될 것이 불을 보듯이 뻔하다”며 “신도시 기반이 조성된 1단계에 경북도가 조금 더 집중과 선택이 먼저 이뤄진 다음 2단계를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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