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30일 6월 임시국회 소집을 위한 물밑협상을 벌이면서도 쟁점 현안을 놓고는 강대강 난타전을 벌였다.
특히, 여야는 서로를 향해 “유아틱” “못난 정권”이라고 지칭하는 등 발언 하나 하나에도 날을 세웠다.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깊어진 감정의 골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당을 향해 “국회 정상화를 외면하며 민생을 챙기는 척 코스프레를 하다가 뜻대로 안되니 억지를 부린다”며 “너무나 유아틱하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강효상 의원은 (한미정상 통화 유출 사건에) 공포정치와 탄압에 맞선다고 하는데 과거 공안탄압이 어떠했는지 황교안 대표에게 물어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황교안 대표를 향해선 “막말 회사의 오너냐 아니면 이중잣대 CEO냐”고 묻기도 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한미정상 통화 유출 사건에 대해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중대한 외교안보 농단으로 규정한다”며 “이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외교기밀 누출행위가 면책특권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이는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한국당과 강 의원은 터무니없는 물타기를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당 역시 민주당에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문 대통령이 우리 당을 향해 기본과 상식을 지켜달라 요청했는데 총선을 1년 안 남긴 시점에 국가정보원장과 민주당 선거책임자가 기자까지 동석해 4시간 넘게 자리를 가진 것은 과연 상식에 맞는 일인가”라고 물었다.
전날 ‘산불피해 후속조치 대책회의’에 관계부처 차관들과 실무자들이 불참한 것에 대해서도 “청와대에서 불참 지시를 내린 것이 아닌가”라며 “재난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외면하고 국회를 농락하는데 이게 과연 상식이고 기본인가”라고 되물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국민의 공무원을 문재인 정권의 문복(文僕)으로 만들고 있다”며 “못난 정권의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것을 저는 의도된 것으로 본다”며 “공무원 길들이기, 군기잡기고, 정권의 친위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이 정권의 내심”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외교기밀 유출 사태와 관련해 한국당을 향해 “상식을 지켜달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지지층을 결집해 이슈를 끌어보겠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자신들에게 한없이 관대한 이 정권이야말로 기본 상식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반격했다.
특히 “내가 하면 검증, 남이 하면 흠집내기라고 하고, 이 세상을 친문·반문으로 보고, 식구끼리 인사만 반복하는 등 믿을 사람은 식구밖에 없다는 것 같다”며 “최전방 야당 공격수는 문 대통령인 것 같다”고 했다.
강효상 의원의 기밀유출 논란에 대해선 “기밀유출도 이중잣대”라며 “청와대 캐비닛을 뒤져 정치보복으로 시작한 정권으로 2년 내내 과거를 들쑤시기 위한 온갖 기밀을 공개했는데 기밀유출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회동을 놓고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관권선거 의혹을 무마하고 국민의 관심과 분노를 한국당에 돌리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하는 얘기도 있다”고도 했다.